아는 만큼 방법이 보인다.

세 번째 이야기 : 끊임없이 배워라 ④

by yangTV

인사담당자는 문제의 본질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사는 인건비에 대한 분석, 퇴직 원인에 대한 분석, 평가 경향에 대한 분석, 그 외 발생한 각종 문제에 대한 원인 분석 등 여러 사안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을 해야 할 때가 많다. 통계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고도의 분석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정성적인 방법으로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어떤 사안에 대해 분석 작업을 하는 것은,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어떤 문제든 간에 그것이 발생한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그 원인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원인인 경우도 있고, 깊숙이 그 속을 들여다봐야만 파악할 수 있는 숨겨진 원인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원인은 하나일 수도 있고, 좀 더 복합적일 수도 있다.

이렇게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진정한 원인을 파악하려 노력하는 이유는, 어떤 문제점에 대해 잘못된 결론이나 잘못된 대책을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예전에 우스갯소리를 엮은 유머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떤 마을에 한 바보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자신의 집에서 벼룩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보는 벼룩에게 다가가 “벼룩아, 뛰어”라고 말을 걸었다. 그러자 벼룩이 높이 뛰었다. 바보는 신기해하며 이번에는 벼룩의 다리를 떼어내고선, 벼룩에게 다가가 “벼룩아, 뛰어”라고 똑같이 말을 걸었다. 그런데 벼룩이 이번에는 뛰질 않았다. 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을 본 바보는 이렇게 생각했다. ‘벼룩은 다리를 떼어내면, 듣지 못하는구나’라고 말이다.


문제점의 원인을 잘못 판단하면 대책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인사담당자는 사람을 다루는 자이다. 사람은 기계와는 달리 감정을 가진 존재이므로, 섣부른 판단, 잘못된 판단은 자칫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게 된다. 인사담당자가 그 누구보다 문제의 본질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아는 지식이 없으면 해결 방안도 나오지 않는다.


예전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 있었던 일이다. 그 당시 회사는 제조공장을 완성하고 몇 년 새에 급격히 성장했다. 그 성장 속도와 규모는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 의도했던 회사의 규모를 훨씬 뛰어넘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크게 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이로 인해 인사적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당초 설계된 인사제도는 소규모 인력운영에 맞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평가제도라는 것 자체가 없다시피 했다. 인력 규모는 엄청난 기세로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을 평가할 제대로 된 제도가 없으니, 사원들의 불만은 차치하더라도 회사의 운영이 가능할 지도 의문이었다. 분명히 평가, 승진 등의 기준이 불명확함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능력이 있는 사원과 그렇지 않은 사원 간에 차등이 없어 열심히 할 의욕을 잃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문제는 1년 이내에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신규 설비 등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예산을 획득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그 당시 경영진 또한 아직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무엇보다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이 시급했다. 수 차례에 걸쳐서 필요성을 들어 설득을 했고, 결국은 비용이 드는 컨설팅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제도를 구축하는 것으로 합의를 도출했다.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이상 제대로 만들어 내야 했다. 여러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제도란 한 번 구축되면, 나중에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사에서는 바로 각종 평가기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였고, 비슷한 규모의 회사를 직접 찾아가 벤치마크도 실시하였다. 사실 평가제도를 수립하려면, 먼저 평가척도를 만들기 위해 정밀한 직무분석이 필수다. 그러나, 회사 내부 상황이 계속 변화하고 있어 직무분석을 해도 유지하기 어려웠고, 현장 인력이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을 뿐만 아니라, 평가에 따른 보상까지는 연결시키지 않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개략적인 직무 조사만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무를 나누고, 어떤 항목을 평가할지 결정하고, 인재상 및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방향을 설정하여, 평가의 기본 틀을 만들었다. 그리고 직급별로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 각 팀의 부서장과 미니 워크숍을 사내에서 개최하여 사원부터 부장까지 역량 수준을 구분하여 평가 항목을 구성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만의 인사제도를 만들 수 있었고, 어느 정도 사원의 납득을 얻을 수 있는 제도가 완성되었다. 물론 운용하는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도 발견되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문제점도 운영과정에서 하나씩 하나씩 개선해가면서 규모에 맞는 인사제도로서 정착시켜 나갈 수 있었다. 처음에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았던 경영진도 좋은 평가를 했음은 당연하다.


인사제도를 설계해 주는 여러 컨설팅 업체들이 많이 있다.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이와 같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담당자가 지식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겨두었을 것이고, 납득하지 못한 사원들이 실망하여 회사에 대한 불만을 안고 조직을 떠났지 않았을까?


어쩌면 무모했을지도 모르는 평가제도 설계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상황에서 문제로 인식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평소 평가제도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장은 쓸모가 없어 보이고, 현안과 관계가 없다 하더라도, 인사담당자라면 폭넓은 지식을 끊임없이 습득해 둘 필요가 있다. 세상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언제 어느 때에 쓸모가 생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식이 필요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아는 만큼 방법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아는 만큼 방법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이기 때문이다.


같은 것을 보고도 사고의 폭이 다른 경우를 많이 본다. 예전에 인사담당자들 사이에 뜨겁게 달군 사회적 이슈가 있었다. 바로 복수노조를 허용한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는 것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이유는, 그전까지는 하나의 기업에는 하나의 노동조합만 설립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여러 개의 노동조합 설립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하나의 기업에 여러 외부 단체에서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기 때문에 문제라고 인식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표적인 노동조합 단체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있는데, 어떤 기업에 이미 한국노총이 들어와서 지부를 설립했다면, 민주노총에서는 들어올 수 없었지만, 이제는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였고, 두 번째 문제는, 여러 개의 노동조합이 설립되었을 경우, 임금교섭을 기존에는 한 곳과 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각각의 노동조합과 협상을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복수노조 허용 문제는 다른 나라의 일이었다. 왜냐면 당시 우리 회사에는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지 않았고, 설립될 가능성도 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실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상사의 생각은 달랐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으며, 두 명만 있어도 노동조합의 설립이 가능한 만큼 언제든지 회사 내에 노동조합이 설립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상사와 나는 같은 정보를 들었다. 하지만 같은 사안을 동일하게 들었다 하더라도 그 정보를 대하는 느낌은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항상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 어떤 하나의 정보를 들었어도 누군가는 안일하게 대처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만일을 사태를 대비해서 무언가를 준비하고자 한다. 어떤 태도가 나은 태도인지는 명확하다.

이런 태도의 차이가 나오는 이유는 그동안 갖고 있던 지식의 차이이며, 생각의 차이이다. 인사담당자라면, 하나의 사안을 두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만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미치는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서도 폭넓게 고민해야 한다. 아는 만큼, 그리고 평소 고민하고 있었던 만큼 세상이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 모든 것은 아는 만큼 보이기 마련이다. 같은 사안을 보더라도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상사가 더 넓게 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더 넓고 깊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현재의 지식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는 지식과 정보를 끊임없이 습득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이 인사담당자인 당신이 가져야 할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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