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야기 : 낮은 자세로 신뢰를 얻어라 ③
인사담당자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소통이라는 말이다. 인사담당자에게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러한 소통을 통해 사원과 인사담당자 사이에 믿음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경영하는 인사담당자에게, 사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를 잃을 경우, 아무도 인사담당자의 말을 믿지도 따르지도 않게 될 수 있다. 그것은 결국 어떤 정책도 시책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의미하게 되고, 이것은 곧 사람 경영에 실패함을 의미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사담당자는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사원들에게 매우 큰 영향력을 주고 있고, 그런 만큼 존재 자체만으로도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다. 당연히 그런 관계 속에서 사로 간의 신뢰를 형성하기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사원들이 스스로 우리를 신뢰하게 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이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권위적인 마음을 버리고 사원에게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사원들에게 다가가,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상대의 말이나 고민을 들어주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조금 더 빨리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고, 그제야 비로소 인사담당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예전 어떤 직원이 있었다. 채용면접에서부터 상당한 의욕을 가지고 있던 직원이었기 때문에 평소 관심을 갖고 있었던 직원이었다. 그 직원이 어느 날 고민거리가 있다면서 상담을 요청해 왔다.
고민 내용은 상사와의 불화였다. 평소 우리 기업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고, 그래서 꼭 입사하고 싶었던 회사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재직하자는 마음으로 입사했었고, 또 그런 만큼 열심히 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사와 같이 업무를 하는데 너무도 힘들어서 상담을 요청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 직원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상사의 태도와 원칙만을 강조하고 현실을 무시하는 상사의 모습에 실망을 했다고 한다. 또, 업무를 하는 데 있어 평소 너무도 성향이 달라서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서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부서 이동은 원하지 않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질 수 있겠다 싶어서 면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사실, 인사담당자로서도 여기에 대해서는 특별히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다. 연수를 통해 리더십을 개발하거나, 해당 인원이 희망할 경우 부서이동을 고려해 보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물론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권력 희롱(=직무상의 지위나, 인간관계의 우위성을 이용해서 업무의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 일명 직장 내 괴롭힘.)적인 일이 있었는지 조사해 볼 수도 있으나, 정식으로 투고를 하지 않는 이상 진행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상담을 요청한 직원의 마음을 다독이면서 좋은 방법이 없는지 같이 고민해 보자고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의외의 효과가 나타났다. 나는 단지 고민을 들어주었을 뿐인데, 그 직원은 면담이 끝난 후, 후련하다는 표정으로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하곤 자리를 떠났다. 어떤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좋은 방향이 있는지 같이 고민해 보자고 말했던 것뿐인데, 그것만으로 그 직원에게는 충분했던 것이다.
사실 기업에서 발생하는 많은 노무 관련 문제들이 이렇게 사원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 해결되곤 한다. 자신의 고민이나 의견을 그냥 흘려보내거나 무시하지 않고, 같이 고민해주는 것. 진정성 있게 상대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생각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 그런 소통의 과정은 서로 간의 믿음으로 이어지고, 결국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위의 사례처럼 먼저 면담을 요청한다든지 하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경우에는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보통은 쉽지 않다. 일부러 노력하지 않는 이상 그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결국,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인사담당자의 낮은 자세이다. 인사담당자의 낮은 자세는 사원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마음이라는 담의 높이를 낮출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이라는 담의 높이를 낮추는 인사담당자의 노력이 있어야 서로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계기를 좀 더 쉽게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런 다음, 다가온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서 현재 안고 있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들이 계속되어야 한다. 물론 회사에는 각종 규정과 규칙이 있어서 이를 벗어난 해결책을 제시해 주시는 못한다. 하지만, 그런 규정 속에서 가능한 방법을 고민해 주는 것이야 말로, 인사담당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닌가 싶다.
인사담당자는 그 영향력으로 인해 권위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역할을 수행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강압적인 것에 불과하여 마음으로 믿고 따르게 할 수는 없다.
신뢰만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되고, 이를 위해서는 낮은 자세로 다가가 같이 고민하는 당신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