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일곱 번째 이야기 :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신념을 가져라 ③

by yangTV

처음 회사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인사업무를 해 오는 동안 한 가지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누구도 나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사제도를 새롭게 재구축하고자 할 때, 인사담당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이 컨설팅을 받는 것이다. 인사제도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인사컨설팅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음으로써, 그들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좀 더 완성도 높은 제도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공신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사제도라는 것은 단순히 만들었다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그 제도의 적용을 받을 사원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자체적으로 인사제도를 구축한다고 해도 컨설팅을 넣은 것 이상의 좋은 결과물을 얻어 낼 수는 있지만, 그럴 경우 사원들의 입장에서는 설사 잘 만들어진 제도라 하더라도 이 새로운 제도가 과연 믿을 수 있는 제도인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를 통해 구축된 제도라면, 설사 자체적으로 구축한 제도와 같은 수준의 결과물이라 하더라도, 사원들의 제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인사담당자 중에는 좀 착각하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그것은, 컨설팅을 받으면 매우 훌륭한 제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컨설팅 회사의 사람들은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해 줌으로써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판단을 하는데 단지 도움을 줄 뿐이다. 그들은 전문지식은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회사 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다.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인사담당자이고, 제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도 인사담당자이다.


컨설팅이 만능은 아니다. 그냥 맡기기만 하면 인사담당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훌륭한 제도가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회사에서 원하는 제도의 모습을 인사담당자가 명확하게 그리면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해 줄 뿐, 인사담당자가 아무런 생각이 없는데 알아서 무언가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노무관리를 할 때도 그렇다. 사내에서 여러 가지 노동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인사담당자들은 공인노무사라는 전문가를 찾는다. 중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했는데 어느 정도의 징계 수준이 타당한지 판단하기 어렵다거나, 산재사고가 발생했을 때나 노무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거나 할 때, 그들은 노동 관련 법률이나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른 절차나 바른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언에 머무를 뿐이다. 그들의 의견을 듣고 내린 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그들이 지지 않는다.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결국, 그들의 말을 듣고 최종 결정을 한 인사담당자 자신이다.


회사 내에서 인사를 담당한다는 것은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다. 모든 것은 인사담당자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지, 전문가가 대신 결정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인사담당자는 자기 자신이 한 그 결정에, 좀 더 자신을 갖기 위해 높은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인사제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이든, 노무관리상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결단을 내리는 것이든, 모두 인사담당자인 당신이 자신만의 기준을 잡고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당신의 결정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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