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여행, 그리고 소나타 2

힘들지만, 함께해서 즐거웠다 ⑯

by yangTV

결혼 후, 우리의 여행은 항상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우리는 결혼하고 한 동안 여름휴가라는 것을 가본 적이 없었다. 우리에게 숙박비는 너무 큰돈이었고, 그것을 부담할 수 있을 만큼의 여력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우리가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가능했던 것은, 우리에게 오래된 중고차인 소나타 2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나타 2는 결혼 전에 아버지께서 나에게 사 주신 것이었다. 나는 매번 회사를 출근할 때, 같은 회사의 어떤 과장님 차를 얻어 타고 다녔었다. 얻어 타고 다니는 주제에, 퇴근이 늦어 지면 조금 기다려 달라고 말하기도 했고, 기름값도 제대로 도와 드리지 못했다. 난 그것이 너무 미안했었다.


아버지는 그런 내 말을 듣고 어느 날 차를 한 대 가지고 오셨다. 하얀색 차량이었는데, 소나타 2였다. 아버지도 당시 형편이 좋지는 않았었는데, 어찌어찌 중고차를 싸게 살 수 있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그 차를 타고 회사에 오셔서, 깜짝 선물을 주셨다. 아버지와 같이 차량등록소에 가서 등록도 해 주셨다.


그렇게 해서 내 첫 차가 생겼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소나타 2는 항상 우리와 함께 했다. 만약 그 차가 없었다면 아내와 내가 함께한 추억도 그만큼 줄었을 것이다.


우리는 차를 타고 가까운 곳에 잠시 다녀올 때도 있었지만, 아주 가끔 먼 곳까지 가보기도 했다. 먼 곳을 갈 때는 항상 새벽에 출발해서 밤늦게 돌아왔다. 거리가 멀어서 이기도 했지만, 몸이 약한 아내 때문이었다.


아내는 몸이 약해서 먼 곳을 갈 때는 휴게소마다 들러서 쉬어야 했다. 교통사고 이후에는 아내가 무서워해서 고속도로에서도 시속 100km를 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항상 늦게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할 수 있어서 마냥 좋았다.


우리는, 어떤 때에는 동해안을 다녀오기도 했고, 어떤 때는 남해 거제도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모두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당일치기 여행은, 오랫동안 운전해야 해서 몸은 피곤했지만, 우리에게 좋은 점이 많았다. 가장 좋은 점은, 저렴하게 둘만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름값과 톨게이트 요금, 그리고 간단히 식사만 해결할 수 있으면 국내 어디라도 싸게 다녀올 수 있다. 식사를 도시락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더욱 좋았다.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비록 당일치기에 불과한 여행이라도 우리가 그런 추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가 사 주신 소나타 2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맛있는 것을 먹지는 못했고, 여행지에서 로맨틱한 밤을 보낼 수는 없었지만, 아내와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랑하는 자기야.


우리 그 차를 타고 정말 이곳저곳 많이 다녔지?

오래 차를 타야 해서,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대신 우리가 함께한 추억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어.


함께 했던 그 시간이 지금 생각해도 정말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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