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걱정하지 말아요

함께 한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 ③

by yangTV

아내에게는 한 가지 버릇(?)이 있다.

그것은, 미리 걱정하는 버릇이다.


내 아버지가 빗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친 일이 있었다. 아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자식으로서 도와드려야 하는데 우리 형편이 이래서 어떻게 하냐며 걱정하기 시작했다. 우리만 아끼며 잘 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열심히 살아도 이런 일이 생긴다며 걱정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었지만, 치료비는 보험회사에서 해주었고, 퇴원한 후 생활은 장애인 지원금과 어머니의 노력으로 우리의 도움 없이도 잘 살고 있다. 우리의 삶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아버지의 교통사고처럼 큰 일은 당연히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아내는 그보다 사소한 일에도 항상 미리 걱정을 한다. 단순히 걱정하는 것이라면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아내는 거기에 혼자만의 상상을 더한다. 어떤 걱정거리가 생기면 다른 일에 집중을 못하고, 하루 종일 그 걱정거리에만 매달린다. 아내는 계속 생각하면서 혼자만의 상상을 더하고, 그 상상 속에서 상황은 더 최악을 달리게 된다. 그 고민은 며칠을 갈 때도 있었고, 몇 달을 갈 때도 있었다. 그 상황이 해소되기 전까지 계속 걱정을 한다.


그래서 걱정이다.


내 아내의 병은 스트레스를 받아서는 안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급격하게 몸이 악화돼 버린다. 그나마 괜찮은 날에도 어떤 걱정거리가 생겨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단시간에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악화돼 버린다.


이제 아내가 걱정을 놓았으면 좋겠다.


아내가 걱정한 많은 것들이, 사실은 일어나지 않았다. 걱정은 걱정대로 했는데, 일어나지 않으면 애써 걱정한 보람이 없다. 어떻게 보면 손해지 않은가. 걱정하면서 스트레스받고, 스트레스받아서 몸이 악화되고, 그런 악순환을 며칠에서 몇 달을 고생했는데,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다면 말이다.


이제 아내도 걱정거리가 생겼을 때, 내 법칙을 따르면 좋겠다.


나는 걱정거리가 생겼을 때, 그것을 대처하는 나름의 법칙을 정하고 있다. 나는 먼저 그 걱정거리가 내가 노력한다고 해소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한다. 내가 노력해서 해소될 수 있다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방법을 강구하고자 한다. 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냥 겸허히 받아들인다.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고민하고 걱정해 봐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큰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학창 시절에 학교 성적은 세상의 모든 것이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 듯이 말이다. 그리고 사실 그 어떤 걱정거리라 하더라도 내 삶에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100세 시대에 1년간 괴로움을 겪는다 하더라도 내 삶의 겨우 1%만 차지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마음으로 애써 마음을 다독이며, 앞으로는 내 아내가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인생을 나와 함께 살아갔으면 한다.


그것이 나의 바람이고, 내 아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사랑하는 자기야.


어쩔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그냥 놔주자.

즐겁게 생각하며 살아가기에도 너와 같이 할 수 있는 삶의 길이는 너무 짧으니.

그리고, 같이 고민할 나도 있으니


이제 걱정은 놔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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