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01 당신은, 세상 속 또 다른 세상을 창조하는 설계자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동안,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회사의 매출이 늘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반대로 매출이 줄어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었다.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에 실망할 때도 있었고, 누가 지시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를 희생하는 모습에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사람들을 볼 때도 있었다. 능력을 인정을 받아 즐거워하는 사람, 징계를 받고 절망하는 사람, 승진에 목을 매는 사람, 뭐든 하나라도 더 얻고자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 등 그 모습들은 매우 다양했다. 나는 그 다양한 모습 속에서, 사람들의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괴로움 등 복잡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직장인에게 회사는 무엇일까?
무엇이 있기에 직장인으로 하여금 그런 다양한 감정들을 갖게 만드는 것일까?
이렇게 사람들이 다양한 감정을 갖는 것을 보면,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곳 이상의 의미가 분명 있을 것 같다. 사람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있으니 각자 가지고 있는 의미도 물론 제각각이겠지만, 어쩌면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굳이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5단계설의 내용까지 들지 않더라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당연한 마음 중 하나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 인정을 통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나은 사람임을 증명하고 싶어 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존감을 점점 회복하고, 나아가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찾게 된다. 그러나 위인전기에나 나올 법한 특별한 몇몇을 제외하고, 우리와 같은 보통의 직장인들은 스스로의 가치를 드러낼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 우리들에게 있어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고, 그럼으로써 쉽게 자아를 실현을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회사라는 무대뿐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회사에 대해, 그러한 감정들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회사는 우리들의 손이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자아실현의 장이다. 기준이 명확하고 실체가 있기 때문에, 막연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가 구체적이고 명확하다. 때문에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쉽게 이미지화할 수 있고, 또 정해진 방향에 따라 노력하면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직장인들에게 있어 회사라는 곳은, 현실적으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고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세상 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작은 세상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키우고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이런 "회사”를 설계하는 사람이 바로 인사담당자의 길에 들어선 당신이다.
인사담당자는 사람과 관련된 모든 일에 관여하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을 본떠 회사라는 또 하나의 세상을 설계한다. 채용 방식을 설계하여 적합성 높은 인재를 모으고, 그렇게 모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개인이 갖고 있는 적성을 파악하는 각종 기법들을 도입한다.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부족한 역량이 있을 경우 교육체계를 설계하여 육성하고,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력계발계획을 세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또, 평가제도를 만들어 개인이나 조직을 평가하고, 임금제도를 통해 그 역할이나 역량, 성과에 따라 보상한다. 역할을 구분하여 직급을 만들고, 직무를 분석하여 각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각각의 담당업무를 구분하여 조직을 만든다. 이 외에도 생활 안정과 만족을 위해 복지제도를 만들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며, 사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기도 한다. 그렇게 설계된 각각의 제도가 모여 기업이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고, 사람들이 살아갈 세상의 모습이 비로소 창조된다.
이렇게 인사담당자가 만든 체계 속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자신의 자아를 실현해 간다. 승진을 통해 남들보다 빨리 더 높은 지위를 얻고자 하는 욕구, 각종 보상제도를 통해 더 많은 금전을 모으고 싶다는 욕구를 실현한다.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칭찬을 받고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어 남들보다 더 뛰어남을 증명하고 싶다는 욕구를 실현하는 등 사람들이 내면에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욕구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노력하면서 달성해 간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다.
때로는 오히려 절망하는 이들이 생길 수도 있다. 사람은 가진 바 능력이 모두 다르다. 인사담당자가 만들어 낸 세상이 어떤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쉽게 이루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어려워하는 사람이 생긴다. 업무능력이 똑같이 높은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승진제도가 어학능력을 다른 무엇보다 중요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면, 똑같이 높은 능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두 사람 중 어학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승진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는 순간이다.
나라마다 체제가 다르고 삶의 모습이 다르듯이, 회사도 마찬가지로 그 모습이 전부 다르고,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전부 다르다. 사람들은 당신이 만든 세상 속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기회를 얻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당신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각양각색으로 달라진다.
어떤 모습이 될지는 오직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02 당신은,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운영자
대기업에 근무하는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듯하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기업의 특성상 방대한 조직을 갖고 있고 그만큼 관리해야 할 인원도 많아 한 사람이 여러 분야를 담당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 개성과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그만큼 다양한 일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어떤 때에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감탄할 정도로 기발한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 예외적인 사항까지 체계적으로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하나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조직도 작고 활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도 한정적이다. 때문에, 적은 인원으로 조직을 운영할 필요가 있어서, 대기업과 같이 업무를 세분화하여 담당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작은 기업의 경우, 인사를 담당하는 직원이 총무나 경리업무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단순한 근태관리부터 고도의 지식이 필요한 인사기획업무까지 담당하기도 한다. 당연히 어떤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기보다는, 다양한 업무를 폭넓게 알고 있어야 한다.
결국,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의 차이는, 고도의 지식과 전문성을 가지고 깊게 일하느냐,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면서 넓게 일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와 중소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이렇게 그 업무의 범위나 깊이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디에서 근무하든 변함없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둘 모두 회사 내에 설계되어 있는 각종 인사제도들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인사담당자의 이런 역할은 생각만큼 만만하지 않다.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국가에서는 여러 가지 정책들을 매번 만들어 낸다. 그런데 그 정책들이 매번 바뀌거나, 상황이나 대상에 따라 매번 다르게 적용된다면, 그 정책들이 실효성이 있을까? 또, 국가의 법이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매번 다르게 적용된다면, 사람들이 그 법을 따르려 할까?
인사담당자가 만든 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제도가 제도로서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비틀리지 않고 그대로 운영될 것이라는 믿음, 즉 신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신뢰는 노력 없이 그냥 형성되지 않는다. 각 조직 간의 적절한 조율과 공정한 적용, 그리고 끊임없는 관리 없이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 그래서, 제도를 단순히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개선하는 노력의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오랜 기간 계속해서 반복되어야 비로소 신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체제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오히려 쉽다. 진정 어려운 것은, 만든 제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발전시켜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인사담당자 외에는 없다.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진정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로 얻은 신뢰를 통해, 조직의 문화는 비로소 형성된다는 것이다.
문화라는 것은 뭔가 대단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일이 반복되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되면, 서로 간의 신뢰가 쌓이게 되고, 그것이 모여 문화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담당자가 스스로 만든 제도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적용하고 운영하는 과정은, 곧 문화를 형성시켜가는 과정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사담당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각각의 기준을 운영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회사의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에 대해 생각해 보자. 점심시간은 휴식을 위한 시간이므로, 사원들이 자유롭게 외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인사담당자가 있을 수 있다. 또 이와는 반대로 휴게시간이라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회사의 책임이므로 회사가 관리감독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따라서 반드시 상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인사담당자도 있을 것이다. 전자의 생각을 가진 인사담당자가 있다면 그 사업장은 아무래도 좀 더 자유로운 조직문화가 형성될 것이고, 후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전자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직된 조직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어떤 조직문화가 더 좋고 나쁨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어쩌면 소소하다 싶은 사안을 두고도 인사담당자가 어떤 생각과 판단을 가지고 제도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그 조직문화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결국, 기업의 문화는 모두 제도를 운영하는 당신의 손에 결정된다.
03 당신은, 방향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결정자
조직은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의 특성상, 다른 어떤 곳보다 더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변화는 필연이다. 그 변화가 내부적인 요인이든 외부적인 요인이든, 변화된 환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추어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다. 경영자는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때그때 경영의 전략을 수정하면서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이 확보하고 있던 시장을 경쟁사에게 빼앗겨 매출이 급감했다고 가정해 보자. 경영진은 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각종 전략을 고민할 것이다. 지금의 경영위기가 장기적인 것인지 아닌지, 우리의 자원은 충분한지 아닌지, 회사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지 등 다각도로 현 상황을 분석하고, 위기 대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인 있는지 검토할 것이다. 그리고 이 분석을 바탕으로 경영자는 전략을 최종 결정할 것이다. 빼앗긴 시장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보다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하자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또는, 고정비 절감을 통해 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해 점유율을 회복하자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영진이 현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든 인사담당자는 그 결정 과정이나 실행 과정에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전략을 실현하는 주체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모든 전략이 결국은 사람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사담당자는 필연적으로 전략 수립단계부터 경영자와 함께 전략과 그 실현방안을 고민하게 된다. 경영진이 세운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금전보상을 강화하여 동기부여를 한다거나, 필요하다면 제도를 바꿔 성과주의를 더 강하게 실현해 나아갈 수도 있다.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고, 구조조정까지는 아니더라도 고통분담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직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 그 어떤 것이든, 인사담당자는 경영자로부터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매번 요구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인사담당자가 된다는 것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단 이러한 경영판단이나 전략과 같은 고민이나 결정뿐 아니라, 인사담당자는 일상적인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매번 고민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인사업무를 하다 보면, 평소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회사는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다양한 사고와 행동방식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했든 아니든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예상하지 못한 경우의 수도 늘 있다. 당연히 정해져 있는 기존 제도와 기준으로는 모두 대응할 수 없다. 결국, 인사담당자는 그런 예상외의 변수가 일어날 때마다 매번 판단의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예를 들어, 환갑에 달한 부모에게는 경조휴가와 함께 경조금을 지급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자. 규정에 따라 경조휴가와 경조금을 지급하면 끝나는 일이지 않느냐고 간단히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을 적용하는 것도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예전에는 출생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실제 출생연도와 주민등록상 출생연도가 다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실제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휴가와 경조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주민등록상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일까? 이전부터 계속 재직하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만약 그 대상 인원이 이제 막 입사한 직원이라면? 그래서 실제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야 하지만, 주민등록상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에는 지급 대상이 된다면? 혹은 반대로 퇴사하는 사원의 경우라면? 또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부모가 이혼한 후 재혼을 해서, 실제 나를 나아준 어머니가 있고, 가족관계 증명서상 어머니가 또 한 분 있는 경우라면? 두 분 모두 지급해야 할까? 아니면 두 사람 중 누군가를 선택해서 지급해야 하는 것일까?
사실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잘못이 아니다. 여러 가지 사례를 분석해서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 판단을 인사담당자가 하면 된다. 어느 쪽이 잘못이라기보다는 단지 운영에 있어서의 차이가 있는 것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사담당자의 이러한 판단이 하나씩 쌓이면서 그 회사의 분위기나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인사담당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인사담당자는 경영진이나 사원으로부터 항상 최선의 판단과 결정을 요구받는다. 물론 괴로울 때도 있고 피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인사담당자라는 자각을 하고 있다면, 항상 최선의 결정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그 선택의 결과가 회사의 이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모든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04 당신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실행자
인사담당자는 끊임없이 결정하는 자다. 하지만 결정하는 것으로 그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 인사담당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그 결정을 실현시키는 데 있다.
회사가 어떤 결정을 했다고 해서, 그 결정이 아무런 노력 없이 실현되지는 않는다. 그 결정을 실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다양한 생각들을 갖고 있어서, 이들을 움직여서 회사가 의도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먼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실행할 것인지, 그리고 세부 일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추진하는 데 있어 걸림돌은 무엇인지 등 세세하게 검토하여 계획이 수립되어야 비로소 실행할 수가 있다. 즉, 도달하고자 하는 곳까지 갈 수 있는 명확한 길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이 사람들의 마음이다.
회사가 결정한 방향은 개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 결정에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행동하는 것에 불과하게 된다. 이 경우, 그 실행의 실효성은 담보하기 어렵다.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렇게 행동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이러한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스스로의 행동이 바뀌고 마음가짐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사원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변화시켜 스스로가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조직 내에서 오직 인사담당자인 당신뿐이다.
회사의 결정이 항상 좋은 쪽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든지, 새로운 휴가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든지 하는 결정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실행할 수 있다. 문제는 이와 반대로, 피해가 오거나 사원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 있을 경우다.
2008년경,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신청을 하면서 그 영향이 세계적인 악재로 작용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세계 경제는 크게 타격을 받았고, 국내에서도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그 당시 내가 근무하고 있었던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고객사의 주문량이 급격히 감소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비절감 등 대책을 강구했지만, 워낙 생산량이 줄어 역부족이었다. 제조 현장의 직원들은 막상 출근해도, 생산할 물량이 없어서 할 일 없이 서성이기만 했다. 당연히 불안감은 높아졌고, 모이기만 하면 불안한 현 사태에 대해 이야기하기 여념이 없었다.
경영진은 이번 사태가 한국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이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대책으로는 인원감축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인원감축을 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으로서 해서는 안 된다고 인식을 같이 했다. 그래서 결국 인원감축 대신 뽑아 든 카드는, 무급휴직과 상여금 반납이었다. 해고보다는 다 같이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경영진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무급휴직이나 상여금 반납이라는 것은 직원들에게 있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주는 조치이다. 당연히 이 조치는 사원의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는 시책이었다. 인사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원들에게 직접적으로 큰 타격을 주는 조치인 만큼, 무엇보다도 사원들의 공감대가 먼저 형성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현실을 오해 없이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은 당장은 어렵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잘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진행방법이나 추진일정 등 계획을 세우고 각종 설명자료 등을 준비하고서 제일 먼저 했던 것은, 소규모 토론회였다. 집단이 커질수록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였다. 인사에서는 소규모 설명회에서 사원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면서 서로 생각을 교환했다. 때로는 사석에서 추가로 설명하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설득하기도 했다. 당연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 덕분에 모든 사원이 현실을 어느 정도는 인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동의 절차에서 전 사원이 별다른 반발 없이 동의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분명히 동의는 할지언정 의욕이 크게 떨어졌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원들이, 너무도 활발하게 자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일어난 것이다. 사람들은 모여서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는 대신에, 어떤 점을 개선했으면 좋겠다든지, 좀 더 절감할 수 있는 방향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저절로 만들어졌다. 평소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회사를 마음으로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결국, 회사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진심은 통한다.
그 진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똑같은 전략도 그것을 실행하는 인사담당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실패하기도 성공하기도 한다. 만약, 그 상황에서 단순히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기만 했다면 과연 성공했을까? 어쩌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성공의 이면에는 납득하지 못한 사원들의 불만이 여전히 내재되어 있었을 것이다.
인사담당자인 당신이 특별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결정을 실행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의 단단한 마음을 움직여서 스스로 변화하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조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05 당신은, 사람을 경영하는 내부 경영자
인사담당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단순히 그 역할만을 이야기한다면 말 그대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설명을 끝내기에는 조금 애매한 감이 있다. 우선, 인사담당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면접 등 회사가 정한 채용절차를 거쳐 고용된 직원 중 한 명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아 생활하며, 회사의 명령을 받는다. 근로자이기에 당연히 근로기준법 등 각종 노동법률의 보호를 받는다. 즉, 인사담당자도 다른 사람들과 하등 다를 바 없는 한 사람의 직장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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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인사담당자는 다르다고 한다.
아니, 달라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인사담당자는, 단지 인사담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해야 한다, 혹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또 인사담당자라서 그런지 생각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도 있다. 인사담당자도 단지 담당 업무가 다를 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 명의 근로자일 뿐인데, 사람들은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사람들이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이 말은 사실이다.
인사담당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아니, 달라야 한다. 비록 인사담당자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한 명의 직장인에 불과할지라도, 인사를 담당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미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점을 갖기 때문이다. 그 특별한 점이란 바로, 인사담당자가 경영자를 위해 일한다는 점이다.
인사담당자는 비록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이라 하더라도, 입사한 그 순간부터 이미 경영자처럼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인사담당자는 경영자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입사한 그 순간부터,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체계를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만든 체계를 운영해야 한다. 매 순간 경영 판단을 하고, 회사의 방침을 결정하며, 복지나 처우 등 사원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항들을 결정하고 적용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이나 결정이 제대로 실행되도록 사원의 마음을 다독여서 변화시켜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런 모든 역할은 경영자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하는 역할로서, 말 그대로 경영자를 대신해서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담당자가 하는 모든 일들은 경영자의 시선과 같은 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인사담당자 자신이 경영자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럼, 이런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고 특별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기대를 받고 있는 인사담당자를 뭐라고 정의를 내려야 할까? 아마도 가장 적절한 표현은 내부 경영자라고 정의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인사담당자는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을 관할하는 사람이다. 인사담당자는 채용, 승진, 평가, 임금, 직무, 근태 등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모든 사항을 결정한다. 때문에, 적어도 회사 내부에 있어서는 경영자와 마찬가지로 매우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인사담당자의 생각이 조직 구성원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제도를 구축하거나 운영할 때, 인사담당자는 내부 경영자로서 그것이 사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의견을 언제든지 개진할 수 있고 사원들의 자그마한 아이디어라도 밀어주고 끌어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한다면 그 조직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절차를 강조하고 개인의 생각을 억압하는 쪽으로 설계되고 운영된다면, 그 조직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조직이 되어 버릴 것이다. 둘 중에 어떤 조직이 될지는 그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인사담당자의 생각에 달려 있다. 그만큼 내부 경영자라고 할 수 있는 인사담당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내부 경영자로서, 조직 구성원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잘 경영을 했다면, 어떤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서로가 합심하여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라면 오히려 작은 위기에도 무너질 수도 있다.
내부 경영자인 당신의 손에,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