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두려워 말고, 변화를 제안하라

다섯 번째 이야기

by yangTV

01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는다


최근 ‘워라밸’이라는 용어가 사회적으로 크게 대두되고 있다. ‘워라밸’은 Work and Life Balance의 앞 자를 따서 만든 단어로, 일과 삶이 규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가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 전, 내가 근무하고 있던 기업에서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워라밸’을 추진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직장인들에게 야근은 필수였다. 남보다 더 늦게까지 일하고, 휴일에도 일하는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혹시 업무처리 능력이 떨어져서는 아닐까? 우리 기업을 예로 들어보면, 정말 일 때문에 야근하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했다. 거의 대부분, 상사의 강요에 못 이겨 잔업을 하거나, 수당을 더 받기 위해 일부러 늦장 처리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A 씨는 평소 잔업이 많았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이 너무 많다며 불평하고는 했었다. 그래서 잔업이 너무 많은 A 씨와 매번 일찍 퇴근하는 B 씨의 업무를 서로 바꿔봤다. 결과는 놀라웠다. B 씨는 일이 많다는 그 업무를 담당하면서도 정시에 퇴근했고, A 씨는 여전히 잔업이 많았다. 일하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해서 처리하는 업무의 양도 늘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인사에서는 늦게까지 일한다고 해서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고, 조직문화를 바꾸고자 했다. 그래서 전사적으로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추진하게 되었다. 근무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일하고 남은 시간에는 개인의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상사의 강요에 못 이겨 잔업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 사원의 만족도도 늘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이 개혁은, 구체적으로는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진행했다. 첫째 장시간 근로 개선, 둘째 일하는 방식의 변화, 셋째 일하는 문화의 변화가 그것이었다.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기 위해, 연장근로 사전승인제도, 가족의 날 운영, 퇴근 후 업무연락 금지, 시차출근제도 도입 등을 검토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한 개선으로는, 회의에 대한 참석자 및 필요성 재검토, 회의 운영의 원칙 제시, 보고 방법 개선, 각 부문의 업무에 대한 간소화 등을 검토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힘을 쏟은 부분인 일하는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관리자의 의식개혁을 위한 여러 시책 등을 검토하였다. 1년여의 노력으로, 전 사원의 월평균 연장근로시간이 35시간에서 10시간 미만으로 대폭 줄어들게 되었다. 연차휴가를 쓴다거나 정시에 퇴근하는 것은 당연해지고, 부득이 휴가 중인 사원에게 연락하는 것을 미안해하게 되었다. 회사의 생산성은 늘고 직원의 만족이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


처음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업무량을 줄여서는 현재의 업무를 치고 나갈 수 없다는 조직운영상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팀장도 있었고, 연장근로를 해서 어느 정도의 임금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 밖에도 회의 시간을 도저히 줄일 수 없다는 팀장, 부하 직원이 휴가 중이라 하더라도 회사의 긴급한 사항이 있으면 당연히 연락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 등, 제도를 추진하는 데 있어 불만이나 우려는 생각보다 많았다.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만이나 우려가 있어도 이제는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미 시대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전화, SNS, E-mail 등을 통해 항시적 업무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사원의 여가시간을 보장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업무시간 외에 업무와 관련된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인, “연결되지 않을 권리 (right to disconnect)”가 유럽을 중심으로 조금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며, 조직 내부에 있어서도 일하는 방식에 대한 세대 간의 인식 차이로 인해 많은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는 등 시대는 변하고 있었다. 조직 내에서는, 신입사원들과 세대 간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 30대 젊은 세대 조차도, “우리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요즘 신입사원들은 문제야”라든지, “이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다”는 등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신입사원은 그들 나름대로 이러한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


야근이 일상화된 업무방식이 이미 생산성이나 성과를 높이지 않으며, 행복한 삶과도 거리가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업무방식이 진리인양 생각하고 있는 조직의 문화는 문제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때문에,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불만이나 우려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그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 가면서 업무방식에 대한 개혁을 추진해 갔고 비로소 변화를 회사의 문화로서 정착시켜 나갈 수 있었다.


회사는 여러 조직들이 모여 이루어져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조직, 연구하는 조직, 판매하는 조직 등 다양하다. 이렇게 회사는 많은 조직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어느 조직도 자신들의 영역을 벗어나서 영향력을 미칠 수 없다. 자신들이 담당하고 있는 극히 제한된 영역에서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이다. 회사 전체에 영향을 미쳐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곳은 오직 인사뿐이다. 그런 역할을 부여받은 인사담당자가 변화를 두려워하여, 스스로 변화를 제안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그 조직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되어 버릴 것이다.


조직의 혁신은 그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인사담당자가 인사담당자로서 더욱 특별해지기 위해서는,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스스로 변화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설사 그 변화가 실패하거나 반대에 부딪친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것이 인사담당자로서의 의무이며, 특권이다.



02 지금은, 그때의 최선일뿐이다.


당시 우리 회사는 기존 인사제도를 수년간 유지해 왔었다. 시대는 변하는데 처음 그대로 운영하다 보니,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었다. 회사의 정년인 55세에 맞추어 각 직급의 체류 연수를 정하고 있었는데 정년이 60세로 법제화되면서 수정할 필요가 생겼고, 잔업수당의 산정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될 여지가 높아져 임금 구조에 대한 변화도 필요해졌다.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의 승진적체, 연구원들의 평가항목 부재, 평가의 공정성 문제, 임금체계의 변화 필요성, 성과주의를 강화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의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한 번에 해소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다시 설계하기로 했다. 먼저,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사제도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였다. 업체와 매주 미팅을 진행하면서 사원의 직급부터 평가, 임금에 이르기까지 인사제도의 전 분야에 걸쳐 개선 검토를 실시하였다. 그 기간은 약 8개월 정도 소요되었다. 최종적으로 대표이사의 승인을 얻은 후, 전 사원을 대상으로 제도개선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과반수 이상의 사원 동의를 얻기 위해 설명회를 열어, 제도개선의 필요성과 변화점 등을 설명하였다. 사원 설명회를 통해 발견된 미비한 점은 제도의 틀 속에서 일부 수정도 했다. 제도 전환 과정은 전반적으로 순조로웠다. 일부 연구부문의 재량근로시간제 도입에서 큰 반발이 있었지만, 현장 관리자들과 협업해 가면서 무사히 동의를 받아 낼 수 있었다.


제도를 직접 설계한 인사의 입장에서 이번에 구축한 신 제도는 만족스러웠다. 일부 타협이라는 과정을 거쳐 본래 의도했던 제도와 다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당초 그렸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기존에 문제로 남겨 두었던 부분이 거의 해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도 도입 초기의 사원 만족도도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족스러웠던 새로운 인사제도도 몇 년간 운영하면서 조금씩 문제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이 생산직 사원의 성과 평가였다. 당초 제도를 개선할 때, 우리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그때 현장에서는 생산직의 경우 공동 작업을 하기 때문에 단체로 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에서는 그 주장이 타당하다 생각했다. 성과에 대한 개개인의 기여도는 능력 평가라는 제도가 별도로 있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국 생산직 사원의 성과는 조직평가로 바꾸게 되었다.


그런데 이 조직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현장에서 제품을 제조하던 사원들이 사고를 일으키고, 그 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회사에서는 곧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원인이 밝혀졌는데, 그중 하나가 조직평가였다. 사건을 은폐한 사원들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 다른 부서원들이 성과를 낮게 받을까 두려워서 은폐를 했다고 진술했다. 물론, 변명일 것이다. 많은 회사에서 조직평가를 하는데 모든 회사에서 그런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개인으로서는 큰 부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결국 단체 평가였던 성과평가는 다시 개인평가방식으로 되돌려야 했다.


사람의 특성 중 하나는, 자신이 만든 것에는 그것이 무엇이든 각별한 애정을 가진다는 것이다. 하물며 많은 노력과 열정을 가지고 만든 것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것을 부정당하는 것은 쉽게 인정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라면 이러한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문제가 있더라도 자신에게는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항상, 내 생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 세상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방금 예로 든 것처럼, 완벽하다 생각했던 것도, 언제나 완벽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 완벽이라는 것도, 그것을 만든 그 당시의 상황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때에는 완벽했을 수 있지만, 그 완벽이 지금도 그런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항상 가져야 한다.


지금의 것은, 그때 당시의 최선일 뿐임을 인식하고 지금 시점에서 최선은 과연 무엇일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자체로 인사담당자인 당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03 움직이지 않으면 조직은 죽는다.


상어라는 동물이 있다. 깊은 바닷속에서 다른 물고기들을 사냥하는 포식자인 상어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어 죽기 때문이다. 회사도 이와 같다. 회사는 스스로 돈을 찍어 낼 수 없다. 활발하게 움직여 자금을 외부에서 가져와야 비로소 운영이 가능하다. 만약 주문량 감소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없게 되거나, 그 조직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일할 의욕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정체되는 순간 그 조직은 죽게 될 것이다.


당시 내가 몸담고 있었던 회사는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던 회사였다.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당시에는 이제 막 디스플레이 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였고, 따라서 앞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사업을 계속해서 영위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었다. 하지만, 변화 속도는 예상보다 매우 빨랐다. 브라운관 TV가 LCD TV로 넘어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LCD에서 LED로 넘어가는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결국 미처 다음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회사의 생산량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영업력을 높이고, 자동화해 나가는 등 할 수 있는 여러 대책들을 강구했으나,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회사는 경영악화에 견디다 못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알다시피,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당하는 사람이나, 퇴직을 유도하는 사람이나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당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회사에 대한 배신감, 경제적 어려움, 불투명한 미래 등 많은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고, 유도하는 입장에서도 같이 일했던 동료를 자신의 손으로 내친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준다. 더 큰 문제는 구조조정 후다. 구조조정을 하고 난 후, 남은 사람들은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살아남았지만, 다음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경영상황이 나아진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회사 내 분위기가 침체하게 되고, 사원들은 의욕을 잃게 된다. 절망감으로 인한 악순환이 계속되게 되면 회사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다행히도 사원들은 다시 의욕을 갖고 현 상황을 타개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여러 번 지면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사람들과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회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가고자 하는지를 숨기지 않고 같이 공유하는 등 변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만약, 의기소침한 사원들과 마찬가지로 앞날을 걱정하면서 인사담당자로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답은 명확하다. 회사가 변화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대로 추락하고 말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변화라는 것이 항상 두려운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변화는 다른 의미로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가능성’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사담당자는 회사 내부를 관할하는 내부 경영자이다. 그런 내부 경영자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지금 처한 상황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을 안겨주게 되고, 사원들은 더 이상 희망을 볼 수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인사담당자라면 항상 주변 상황을 살펴, 그 상황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화를 제안해야 한다. 그런 변화가 이렇게 사람들로 하여금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게 되고, 그제야 비로소 살아있는 조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사담당자인 당신에게, 회사는 항상 변화를 제안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04 변화는 활기의 다른 이름


지금까지 이 글을 쓰면서 변화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매우 귀찮아한다고 언급했었다. 맞는 말이다. 이미 익숙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다시 적응을 한다는 것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매우 힘든 일임에는 분명하다. 이렇게 힘든 만큼, 당연히 그 변화에 대한 사원들의 반발도 있을 수밖에 없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나 스스로도 인사업무를 하면서 귀찮다고 생각하거나, 정말 해야 할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인지 의문을 가진 적도 많았다. 이렇게 나 자신도 변화하는 것에 큰 부담을 가지기도 하고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변화를 갑자기 받아들여야 하는 사원들의 입장에서는 어떠하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변화라는 것이 귀찮고 부담스럽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그대로 있을 수는 없다. 특히 인사담당자라면 더욱 그러하다. 왜냐하면, 변화의 또 다른 이름은 활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활기가 있는 조직이란 어떤 조직일까?


기본적으로 활기가 있는 조직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 큰 재미를 느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일 것이다. 이 ‘적극적인 움직임’이 ‘활기’를 만들어 내는 원천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조직이 되려면, 우선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조직이 지속 성장하여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현재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일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경제적인 부분이든 정신적인 부분이든 회사의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

셋째,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넷째, 상사나 동료들과 서로를 존중하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다섯째,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조직에서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소소한 즐거움도 있어야 한다.


이렇게 조직의 성장 가능성, 조직의 적극적 지원, 상사의 인정, 좋은 인간관계, 조직 생활의 즐거움이라는 다섯 가지가 충족이 되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조직생활의 재미를 느끼게 되고, 이러한 선순환을 통해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존감 향상은 결국 적극적인 자기표현으로 이어져 스스로가 도전을 즐기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런 조직이 활기가 있는 조직이 아니겠는가?


그럼, 이런 조직환경을 만드는 것은 누구의 몫일까?


당연히 사람과 관계된 모든 일을 관할하고 조직의 체제를 만드는 인사담당자의 몫이다. 회사라는 조직에 인사담당자가 존재하는 의의가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느 회사든 언제까지나 성장만 할 수는 없다. 그 유명한 GE도 그렇고,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애플사도 그러하다. 위기는 언제나 있을 수 있다. 그런 위기를 이겨내고 방금 언급한 기업처럼 다시 일어서서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 덕분일 것이다. 변화에 대한 노력이, 지금의 어려움이 계속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주고, 우리가 해 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리 한 번, 다시 해보자!” “그래, 우리는 해 낼 수 있어!”라며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역할의 선봉에는 항상 인사담당자가 있었다.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빛나는 때가 바로, 이렇게 돌파구를 찾지 못하여 사람들이 활기를 잃어 갈 때이다. 현재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회사는 원래 성장과 후퇴를 반복해 가는 생명체와 같기 때문이다. 진정 걱정해야 할 것은, 조직 구성원이 활기를 갖고 있는지 여부이다. 만약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변화’라는 것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변화는 그것이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반드시 사람들의 움직임을 동반하게 된다. 그리고 이 움직임이야 말로 조금씩 조직 내에서 활기를 찾아가게 만드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인사담당자는 회사라는 조직에 있어서 기둥과 같아야 한다. 주위의 어려움에 같이 휩쓸리기보다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변화를 주도해 가는 역량이 필요하다.


조직에서 그런 역할이 가능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당신뿐이다.



05 실패는 당연한 것, 계속해서 부딪쳐라.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항상 성공만 해왔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 성공이 너무도 커서 부각되었을 뿐, 그 성공을 이루기 전에는 무수한 실패가 있었다. 인사담당자인 당신은 이 당연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실패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모든 일이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이 오히려 매우 드문 일이다. 때로는 제안한 내용이 너무 급진적이어서, 때로는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떤 때에는 설득에 실패해서, 어떤 때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어서 실패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바른 것이라 믿는다면, 그리고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실패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부딪쳐가야 한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후, 내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새로운 회사에 대한 현황을 분석을 하는 것이었다. 회사의 규정부터 사원의 복지까지 검토해가면서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복리후생제도였다. 나이를 불문하고 전 사원에게 제공되는 종합 건강검진부터 작게는 작업복 세탁지원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복지제도가 마련되어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복지제도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도 크게 제약조건을 달지 않아서 지원조건만 충족한다면 만족스러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원들은 회사의 복지가 매우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확인해보니, 편중된 복지혜택이 문제였다.

종합 건강검진 등 일부 제도를 제외하고 혜택을 받는 인원은 일부에 한정되어 있었다. 학자금 지원의 경우, 아직 젊은 조직이었기 때문에 팀장 등 일부 직원에 한정되어 있었고, 사택 제공과 같은 것은 실제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게다가 어떤 제도에 있어서는 역차별의 가능성조차도 갖고 있었다. 복지는 많이 쓴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편중 된 현 제도를 개선하여 많은 사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각종 복지혜택 중, 우리 기업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제도를 제외하고, 그 효과가 적거나,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제도를 통합하여 선택적 복지제도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게 되었다. 복지비용의 통제 측면이나, 공평성 측면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안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제안은 경영진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외국 본사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이런 대대적인 복지제도의 개혁안을 가지고 본사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비록 이번에 실패는 했지만, 적어도 경영진이 우려하고 있는 점이 뭔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 자료에서 부족한 점을 조금씩 보완해 나갔다. 경영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항상 변화한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 만큼,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다. 경영상황을 주의 깊게 주시하면서 적절한 타이밍을 살폈다. 그리고, 처음 선택적 복지제도를 제안하고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마침내 추진해 보라는 경영진의 승낙을 얻을 수 있었다.


실패는 당연하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그것이 꼭 필요한 것이라면, 또 그것이 옳은 것이라면 실패를 교훈 삼아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모든 것이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 경우는 오히려 운이 좋은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해서 부딪쳐 나갈 때, 비로소 성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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