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위에 서라

삶에 진정한 성공이란

by 농신

은행에서 청원 경찰 일을 할 때 이야기입니다. 우연히 은행 부지점장님과 같이 거래처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부지점장님이 미팅을 하고 나오셨고, 그 후에 저에게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미팅 내용은 어떤 건물주 분이 70억짜리 건물을 팔고 거기에 대출을 받아 새로운 사업을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건물에서 나오는 수입은 월 2000만 원. 하지만 그 건물주 분은 돈이 부족하다며 사업을 새로 시작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딸 둘은 대학을 다니고, 앞으로 시집도 보내야 하고, 와이프 역시 품위 유지비가 필요하며, 본인 또한 월 500만 원 정도 쓰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하셨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월 2000만 원을 버는 데 돈이 부족하다니. 연봉으로 치면 1억이 넘는 돈입니다. 저는 월 150만 원으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월 2000만 원을 번다면 돈에 대한 아무런 걱정 없이 펑펑 쓰면서 여유롭게 살 것입니다. 물론 그분은 저보다 나이가 있으시고, 분명 다른 환경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듣고 한 가지 느낀 것이 있습니다.


돈은 상대적이며 평생 부족할 것.
월 150만 원 버나 2000만 원 버나 돈은 부족하기 때문에.


아마 저 건물주 분은 새로운 사업을 하시고 돈을 더 많이 벌어도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부족한 돈을 더 벌려고 돈을 좇으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부터 돈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뒤 은행에서 현금 수송을 갈 때 이야기입니다. 현금 수송이란 거래 업체에 들러 현금, 환전할 돈을 대신 은행으로 운송해서 입금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냥 입금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처에서 일일이 현금을 다 새어 금액을 확인한 후 은행으로 가지고 옵니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거래처에서 수송할 돈을 받았습니다. 여러 돈다발이 보였고, 그중에 100달러짜리 한 묶음을 보였습니다. 100달러짜리 한 장은 환전하면 10만 원이고, 한 묶음이면 1000만 원입니다. 어마어마한 돈이죠. 그런데 그 1000만 원짜리 돈뭉치를 보았는데 뭔가 허무했습니다. 제가 고작 한 묶음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아등바등 사나 싶었습니다. 제 인생이 고작 100달러짜리 한 묶음도 안 되는 인생인가 싶었습니다. 그날은 유난히 돈이 많았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모든 돈을 합치면 큰 돈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냥 단지 종이 쪼가리였고 아무런 가치도 없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사회에 나와 직장을 잡고 받은 월급은 80만 원이었습니다. 공연계는 월급이 짜고 힘들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공연에 꿈이 있었고,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돈은 적게 받았지만 배운다는 생각에 제가 이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하루 쉴까 말까 하며 일했습니다. 공연의 성수기 일 때는 한 달 내내 쉬지 못하고 국내외를 오가며 일했습니다. 물론 힘들기도 했지만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렇게 1년 반 동안 회사에서 일하다가, 더 큰 회사를 가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하지만 생활비는 벌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주차장 알바를 했습니다.

주차장 알바는 너무나 쉬웠습니다. 경광봉 하나 들고, 각자의 구역에 서서 오는 차에 진행 방향을 알려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가만히 서서 차가 오면 진행 방향만 알려주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2시간 일하고 1시간 쉬며 총 8시간만 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일은 너무나 쉬었고 돈도 공연 회사에서 다닐 때보다 더 벌었습니다.

뭔가 아이러니했습니다. 공연 회사에 다닐 때에는 쉬는 것도 제대로 못 쉬고 힘들게 돈을 벌었는데, 주차장 알바는 가만히 서서, 쉴 거 다 쉬고 돈을 더 많이 벌다니. 돈을 이렇게 쉽게 벌 수도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차장 알바를 3개월 정도 했을 때, 제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너무나 쉬운 일이었지만 일에 보람이 없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뭔가 밑바닥 인생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하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때 저는 공연 회사와 주차장 알바를 떠올리며 한 가지 깨달았습니다.


돈이 삶의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제 돈에 대한 생각은 이렇습니다. 첫째, 돈은 행복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저는 주차장 알바를 하면서 공연회사에서 다닐 때 보다 돈을 더 쉽게, 더 많이 벌었지만 하나도 즐겁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존감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힘들어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가’였습니다.


둘째, 돈의 노예가 되어선 안 됩니다. 돈은 아마 평생 한정적이며 부족할 것입니다. 돈에 얽매여선 안 됩니다. 정말 ‘돈이 많아 여유롭다’하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계속 돈을 좇는 다면 돈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돈은 돈일 뿐입니다. 돈이 자신의 삶의 판단 기준이 되어선 안 됩니다. 그럼 돈에 묶여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셋째, 돈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제가 현금 수송할 때 느낀 것처럼 단지 종이 쪼가리일 뿐입니다. 돈은 가치를 나타내는 것뿐입니다. 음료수 한 캔의 가치는 1000원이며, 차 한 대의 가치는 3000만 원의 가치를 지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 값을 내고 사는 것입니다. 돈에 가려져 있는 숨은 가치를 보아야 합니다. 돈은 가치를 따라갑니다. 그래서 우리가 쫓아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가치입니다. 그러나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중요하지만, 돈 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쫓으며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가치 있는 비전을 쫓아야 합니다. 현재 돈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세상을 놀래 킬 어마어마한 비전만 있으면 됩니다. 나중에 그 비전이 실현된다면 분명히 돈은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다가 아니야

기억나니 니 곁에 아무도 없을 때

못난 너 땜에 잠 못드시는 너의 어머니가 하신 말

세상에 돈이 다가 아냐


안철수

97년이었는데요. 그 당시에 회사가 생긴 지 2년밖에 안 되고, 사실상 적자 회사였었는데. 그 당시에 외국 기업에서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였었구요. 미국에 실리콘 밸리에 직접 갔었는데요. 보통 재벌 그룹 회장 정도 되면 직접 발표를 하는 경우가 없잖아요. 직접 발표를 하더라고요. 자기가 직접 다 일일이 하나하나 제 앞에서. 설명이 끝나고 나서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제 무릎 앞에 의자를 놓고 앉더니 그다음에 그러는 거예요. 1000만 불이면 팔겠냐고. 그래서 멈친 한 다음에 NO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쪽에서 굉장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계속 설득을 하더라고요. 심지어 자기들에게 회사를 팔았던 회사 사장을 동원해서 설득을 하더라고요. 근데 그게 IMF 직전이었어요. 인수제의 거부 후 여전히 한국에 와서 쪼달리면서 직원들 월급 걱정을 했어요. 인수 제의를 듣는 순간 생각해 보면 제가 받을 수 있는 건 돈 밖에 없고, 나머지는 직원들 정리해고하고 제품 없애고, 뻔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깐 별로 고민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냥 NO 했죠.

엘리자베스 홈즈

저는 항상 돈을 도구로 봐 왔어요.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로요. 그리고 저희는 저희가 벌어들인 수익 전부를 회사에 재투자합니다. 앞으로도 항상 그럴 거고요. 왜냐하면 이 비전을 달성하려면 계속해서 더 좋은 제품들을 만들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돈이 목적이었다면 저는 이 회사를 이렇게 만들어내지 못했을 거예요. 목적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돈은 가치를 창출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생기는 '부산물'입니다. 그 후 그것은 '도구'로써 재투자되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주지요. 그것이 돈에 대한 저희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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