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잠시 멈추었습니다

"하나님 이제 가시지요"

by 여운
2021년 10월 말 갑작스러운 심장통증으로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재 건강히 회복 중에 있으며
이 글은 그 당시 기록과 그림, 기억을 더듬어 새롭게 쓰는 글입니다.






2021년 11월 3일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얼마 만에 단잠에서 깨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병실의 아침은 분주합니다.

새벽부터 간호사들은 혈압을 재고

링거를 바꾸어 주고 초음파 측정을 하고

보호자들과 환자들은

얼굴을 씻고, 이를 닦고

식사를 준비합니다.

가끔 새벽 단잠에 빠지는 날이면

이런 분주함이 피곤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런 부산함이 즐겁습니다.

살아있는 자들이 내는 소리들


온라인으로 드리는 새벽예배에서

온 교회 공동체가 나의 수술을 위해 기도 했습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침대가 병실에서 수술실로 출발합니다.

6시간 혹은 그 이상을 예상하는

긴 수술

아내는 미소를 띠며 배웅합니다.


엘리베이터 천정에 적힌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

이사야 41장 말씀이 눈에 들어옵니다.


침대에 누워 엘리베이터 천장을 바라봅니다.



수술실 입구에서

아내는 내 손을 잡고 무사히 수술을 잘 견디고

새 생명 얻기를 기도해 줍니다.

수술실안 대기실로 들어갑니다.


담낭제거수술을 하던 날 수술실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으스스하고 어디에다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르고

온갖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

하지만, 오늘은 그런 두려움이 없습니다.

물밀듯 밀려오는 평안함

대기실에서 천천히 다른 환자들을 둘러봅니다.


"주여, 당신 손에 맡기옵니다."


"오늘 수술을 하는 모든 의사분들께도 하나님의 은혜가

이 수술실에서 수술받는 모든 환자들에게도

회복의 기쁨이 찾아오기를 기도합니다."


마취실로 향합니다.

잠시 대기를 하고

마취의가 마취를 준비합니다.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미소를 띤 내 앞에

성령하나님이 보입니다.


건너편 칠흑같이 검은 문의 입구에 서있습니다.

새하얀 이곳과 검은 저곳이

잇닿아 있습니다.

저 어두움의 뒤에도 평안이 있다는

확신이 옵니다.


먼저, 마취의들에게 인사했습니다.

"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어둠의 입구에서 미소 띠며 제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평안함으로 두려움 없이 걸어갑니다.



제가 먼저 이야기합니다.


" 하나님 이제 가시지요"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로이야기했습니다.


검은 문의 입구에 서 있던

성령하나님이 미소로 화답해 주십니다.

웃으며 손을 잡아 주십니다.

나도 웃음으로 답합니다.

"이제. 가시지요........"

천국으로 잠시 여행을 떠납니다.


아무 걱정도 두려움도 없는

참 평화가 밀려듭니다.


마취가 시작됩니다.

길고도 긴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평생을 뛰어 온 심장을

잠시 멈춰 세웠습니다.


나는 어둠을 지나 빛으로

천국에 머물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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