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이 가까워 오는가 봅니다
2021년 10월 말 갑작스러운 심장통증으로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았습니다.
현재 건강히 회복 중에 있으며
이 글은 그 당시 기록과 그림, 기억을 더듬어 새롭게 쓰는 글입니다.
폭풍 같은 오전이 지나가고
고요한 오전이 찾아왔습니다.
환자가 정상적인 순서 절차에 따라
컴플레인을 제기하고 그 답변을 기다렸습니다.
안일하게 대처하고 세심하게 살펴보지 못한 점에 대해
병동 수간호사를 통해 사과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병실 전체를 힘들게 한 환자에 대해
최대한 관리를 해줄 것을 약속받았습니다.
병실 역시 다른 병실로 이동했습니다.
아내가 원래 병실에서 짐들을 챙겨 나올 때
남은 환자들의 애처로운 눈빛이 기억난다고 합니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자
모처럼 대낮에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병동 간호사들은 급하지 않은
치료와 기타 일정들을 다 미루어 주어
입원 중의 휴가 같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인실은 외롭게 병마와 싸우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서로가 동병상련을 겪는 진실한 친구들을 제공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병마와 싸우는 힘을
서로 북돋우어 줄 수 있습니다.
공동체가 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이해가 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인실의 옆 환자가 불편해지는 순간
입원 생활은 몇 배 힘들어집니다.
다인실 병동에서의 생활은
서로의 대한 예의와 배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지 않고 타인에게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게 한다면
병동은 즉시 개입해서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좋은 의사, 좋은 간호사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환자의 편이 되어주고 그들의 신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입니다.
현실의 병동간호사, 의사들에게 이런 마음을 바라기는
힘든 현실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
눈 한번 찌푸리지 않고 환자의
기저귀를 받아내고
온갖 언어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환자들 곁을 떠나지 않는 간호사들과
의료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합니다.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제 침상에 시선을 놓치지 않았던
간호사들과 의료진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습니다.
매일매일
운동의 강도를 높여 갑니다.
혹시라도 폐에 물이 찰까 열심히 복도를 걷고
호흡연습기를 열심히 붑니다.
가슴을 부여잡고 기침을 합니다.
갈비뼈가 아물 때까지 기침도 크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입원할 때 엠뷸런스에 누워 바라보던
가을 단풍들은 이제 없습니다.
새벽녘 서리 낀 창밖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깊은 겨울의 냄새가 납니다.
모두 잠든 복도를 이리저리 걸으며
감사한 얼굴들을 떠올리고
감사한 제목들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틈새를 비집고
현생의 걱정이 서서히
물려오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퇴원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겨울도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