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 차트가 부활시킨 사람들의 운명
온라인 탑골이 음악시장을 흔들고 있다.
탑골 차트는 2020년 10대에게 뉴트로 감성과 맞물려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다.
심지어 슈가맨 등을 통해 그 시절 그 음악인 들을 현실로 소환해 내고 있다,
양준일의 소환은 음악만이 아니라 그의 휴먼스토리와 함께 사회적 현상이 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다양한 행보를 시작했고 광고물에서도 그의 얼굴을 자주 보게 되었다.
사실은 2018년 무한도전의 "토토가"가 있었다.
HOT와 젝스 키즈를 불러내었고, 조성모와 소찬휘, 김현정 등등
1990년대의 가수들을 무대에 세웠고 비록 일시적이기는 했지만
음악차트를 순식간에 점령하는 현상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10대들은 처음 들어본 가수들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퍼포먼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갖는 파급력은
순식간에 일시적으로 1990년대 방송으로 되돌아간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당시의 음악들이 대거 다시 소환되었다.
결국, HOT의 멤버들은 다양한 경로로
방송에 다시 복귀하고
젝스 키즈는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SBS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은
80.90 연예인들을 다시 불러냈다. 그러나. 당시의 박제된 감정을 되살려 낸 것이 아니라
과거의 연예인들이 후일담을 들려준다. 시청자의 연령층도 그 시절을 회상하는 동년배들이었다.
당시 연예인들이 이제는 세월이 흘러 우리와 비슷한 일상적인 사람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프로그램.
그러나. 결코 이 프로그램은 당시 음악을 복원해 내거나 부활시키지 않았다.
20년 혹은 30년
이 세월의 간극은 우리에게 무엇을 느끼게 해 줄까?
보통 30년을 한세대라 일컬어 왔다. 현대사회가 도래하기 이전의 사회는
삶의 방식이 한두 세대 혹은 수십 세대에 걸쳐 변화하지 않고 이어져 왔다.
아버지의 농사방법이 할아버지가 썼던 방법이고 어쩌고 그 윗대 그 위의 윗대에도
동일한 노동 도구와 방법으로 살아갔던 시절. 당연히 노래도 춤도 문화생활의 양태도
수세기에 걸쳐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의 우리에게 30년 정도의 세월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먼 거리의 세월이다
들었던 음악도 가전제품도, 타던 차도 마시던 음료도 너무나 달라졌다.
그런가 하면 대규모 공장 생산에 의한 물량의 공세로 폭풍처럼 밀려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문화의 세월을 살아왔다.
누가 그들을 불러 내었는가?
소위, 뉴트로, 레트로라 불리는 복고의 요구도 사실은 그 시절을 살아본 세대들이 추억하는 취향이 있는가 하면
그 시절을 낯섦의 문화적 취향으로 받아들이는 세대가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각기 다른 취향에도 불구하고 부활시키고자 하는 요구를 상업 자본은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에 다시 불러 내었다.
문화는 당대를 반영한다.
그러나. 이미 늙어버린 가수들을 그 당시로 복원해서 시장에 내어 놓는 순간,
그 낯섦의 문화적 취향은 오래가지 못한다.
재 빨리 소모되고 버려질 것을 시장은 과연 그것을 몰랐을까?
시장은, 불려 나온 노래가 가수가 사람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문화를 깨워 시장에 불러내 놓은 것이 아니라. 결국은 사람을 다시 불러 내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 세월의 흔적을 지우라는 요구와 함께.
양준일은 냉동인간이 아니다
그는 " 그 당시의 자신과 경쟁해야 하는 것이 두렵다"라는 말을 남겼다.
과거는 추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과거를 되살리는 순간 현재의 시간과 충돌한다.
과거가 현재가 되는 순간 이질적인 두 개의 현재가
서로 충돌한다.
탑골 차트가 추억하던 그 시절에 만족해야 했다,
탑골 차트를 깨워 다시 우리 앞에 불러온 순간
그들은 탑골 유령에 다름 없다.
타의에 의해 환생한 유령들은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속에
갈등과 혼란을 겪으며 언젠가는 괴리된 현실 속에 고통받으며
또 다른 시간 속으로 사라져야 한다.
그것도 상업적 이해관계에 의해
한순간 다시 폐기될 운명의 인간.
때로 잊혀지는 것이 아름다울 때도 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을 추억하는 것이 더욱 행복할 수 있다.
문명을 과거를 자꾸 건드린다.
흘러가는 것은 그대로 흘러가게 두자.
더 이상 우리 곁에 탑골 유령들의
환생을 보고 싶지 않다.
그냥. 그 시절 그 음악을 듣는 것으로
4:3 화면의 부족한 화소와 불편한 음질의 아쉬움이 오히려 좋다
전설은 전설로 남겨 두어야 한다.
뉴트로 혹은 레트로는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용도 폐기되고 자본주의의 상업주의에 버려진
생명들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뉴트로, 레트로는 취향이나 트렌드가 아니라
물질문명의 끝에서 다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탑골 차트가 복원한 가수들은
얼마 안 가 화장으로 감추인 세월이 드러나고
깊이 파인 주름이 보이는 순간
용도 폐기되고 또다시 버려질 것이다.
그리고, 가수은 그가 어느 시대에 활동한 사람인지 헷갈리는
시대가 혼재된 유령이 되어
영원히 떠돌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