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글로벌 EV 오너들의 기피 브랜드 1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상징과도 같았던 테슬라가 오히려 소비자들의 기피 브랜드 1위로 떠오른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글로벌 EV 얼라이언스(Global EV Alliance)가 30개국, 전기차 보유자 2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1%가 테슬라를 구매하고 싶지 않은 브랜드로 지목했다.
이는 2위인 중국 브랜드(1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로, 단순한 브랜드 선호도를 넘어선 정치적 피로감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결과의 핵심 배경으로는 단연 '일론 머스크 리스크'가 꼽힌다. CEO인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온라인 논쟁,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일부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의 언행이 테슬라에 최대 100만 대에 달하는 판매 손실을 유발했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경영진 개인의 성향이 브랜드 가치와 매출에 직결되는 현상은, 브랜드 정치 노출(BPE: Brand Political Exposure)이 본격화된 시대를 반영한다.
이러한 기피 현상은 특히 미국, 독일, 영국, 호주, 노르웨이 등 주요 EV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해당 지역에서는 테슬라 기피 응답률이 45% 이상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브랜드에 대한 기술적 평가보다 소비자들이 ‘CEO의 정치적 이미지’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인도(2%), 헝가리(6%) 등 신흥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대한 기피율이 낮았다. 이 지역들은 정치적 요인보다는 여전히 브랜드 혁신성과 기술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정치 피로감은 테슬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기피 현상도 지역별로 극명하게 갈린다. 리투아니아에서는 43%가 중국산 EV를 꺼린 반면, 이탈리아와 폴란드는 단 2%만이 기피 의사를 밝혔다.
이는 가격 경쟁력과 시장의 실용성 우선 순위가 브랜드 국적보다 앞서는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EV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술과 가격만으로 차량을 선택하지 않으며, 제조국 이미지와 사회적 가치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테슬라의 이번 조사 결과는 전기차 시장이 ‘성능 중심의 초기 단계’를 넘어서 ‘정체성과 가치 중심의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연간 23% 이상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 리스크, 정치적 피로, 사회적 논란 등 기술 외부 요소가 구매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테슬라가 가장 기피되는 브랜드가 되었다는 역설은, EV 시장의 성숙과 복잡성을 상징하는 대표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