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페이톤의 귀환
한때 고급 세단 시장에서 ‘야심 찬 도전’으로 불렸던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모델 ‘페이톤(Phaeton)’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단종 이후 수년간 자취를 감췄던 페이톤은 2026년, 첨단 전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 세단 시장에 재등장할 예정이다.
이번 복귀는 단순한 모델 부활이 아닌, 프리미엄 EV 시장에서 벤츠 S 클래스와 BMW 7시리즈 같은 전통 강자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폭스바겐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
차세대 페이톤은 두 가지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구성된다. 먼저, 포르쉐와 람보르기니와 공유하는 4.0리터 V8 엔진 기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라인업에 포함된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또 하나의 핵심은 폭스바겐의 차세대 전기 시스템 ‘퀀텀 드라이브’다. 해당 전기차 모델은 최고 출력 900마력의 고성능 사양과 함께, 고체 배터리를 적용해 단 한 번의 충전으로 최대 2,000km에 달하는 주행 가능 거리를 자랑한다.
이 수치는 기존 EV 시장에서 보기 드문 수준으로, 장거리 이동성과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형 페이톤은 전장 5,300mm의 대형 차체를 기반으로 하며, 새로운 공기역학 기술 ‘AAA(자동 적응형 에어로)’ 시스템을 탑재해 고속 주행 시 효율을 극대화한다. 플래그십 세단다운 존재감은 물론, 전동화 차량의 효율성까지 확보하는 설계다.
실내는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설계되었다. 생체 인식 기반 어댑티브 시트는 탑승자의 신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동으로 자세를 조절하며, 증강현실 기반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햅틱 피드백을 제공하는 홀로그래픽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적용된다.
심박수와 스트레스 수치를 감지해 자동으로 마사지 강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케어 기능은 페이톤을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 ‘개인 맞춤형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2002년 데뷔한 1세대 페이톤은 기술적으로는 뛰어났지만, 브랜드 한계로 인해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전동화 흐름과 기술력 중심의 소비자 트렌드가 확산된 현재는 폭스바겐에게 다시 한 번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
이번 2세대 페이톤은 과거와 달리 브랜드 가치보다 ‘기술력’과 ‘효율성’에 집중된 EV 시대의 흐름에 더욱 부합한다. 특히 벤츠, BMW가 구축해온 고급 세단의 전통적인 강세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