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5급인데" 가격은 1천만 원대라는 전기 SUV
체리, 풀윈 X3 전기 SUV 시리즈 출시
체리 풀윈 X3 플러스 실내 / 사진=체리중국 자동차 제조사 체리(Chery)가 신형 전기 SUV 풀윈(Fulwin) X3와 X3 플러스를 공개하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 파격적인 가격 공세를 시작했다.
시작가는 8만 9,900위안(약 1,740만 원)으로 책정됐으며, 주행거리는 최대 520km에 달한다. 이는 기아 EV5와 EV3를 직접 겨냥한 정면 승부 선언으로 해석된다.
정통 오프로더 감성을 담은 디자인
체리 풀윈 X3 플러스 / 사진=체리풀윈 X3의 첫 번째 경쟁력은 디자인이다. 각진 박스형 실루엣, L자형 헤드램프, 루프랙 등은 전통적인 오프로더 감성과 최신 SUV 트렌드를 동시에 반영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327mm, 전폭 1,910mm, 전고 1,715mm, 휠베이스 2,715mm이며, 상위 모델 X3 플러스는 전장을 4,380mm로 소폭 늘렸다.
이는 기아 EV5(전장 4,615mm, 휠베이스 2,750mm)보다는 작지만, 소형 SUV급을 넘어서는 당당한 체격으로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
가격 대비 성능, EV5를 직접 겨냥
체리 풀윈 X3 / 사진=체리가격은 X3의 가장 큰 무기다. 후륜구동 기반 X3는 최대 185kW 모터 출력과 68.36kWh LFP 배터리를 조합해 CLTC 기준 520km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X3 플러스는 전륜 모터를 추가한 사륜구동 옵션을 탑재해 합산 255kW(342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며, 625mm 도섭 능력을 갖춘 본격적인 오프로더 성격을 강화했다.
여기에 고속도로 주행 보조(NOA) 기능, 퀄컴 8155 칩셋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기아 EV5의 시작 가격이 14만 위안대임을 고려하면, 풀윈 X3 플러스 최상위 트림의 13만 9,900위안은 EV5보다 저렴하면서도 더 풍부한 사양을 제공하는 셈이다.
EV3와의 소형 SUV 시장 충돌 불가피
체리 풀윈 X3 플러스 / 사진=체리기아는 EV5를 앞세워 2024년 중국 시장 연간 판매량 24만 대를 돌파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풀윈 X3는 바로 이 지점을 정밀 타격한다.
EV5와 가격이 겹치는 데 이어, 향후 중국 시장에 투입될 기아 EV3와는 차체 크기와 콘셉트가 유사해 정면 승부가 불가피하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중국 전기차 전략에 변수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파격적 가격의 비밀: 리배징·LFP 배터리
체리 풀윈 X3 실내 / 사진=체리체리가 이처럼 공격적인 가격을 실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배징(Rebadging) 전략과 LFP 배터리 채택이 있다.
풀윈 X3는 완전히 새로운 차가 아니라, 기존 iCar 03 모델을 기반으로 디자인과 사양을 개선한 모델이다. 신차 개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였으며, iCar 03은 이미 월 7,500대 이상 판매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또한 LFP 배터리는 한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NCM 배터리보다 원가가 20~30%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도심형 SUV에 필요한 성능을 확보하기에는 충분하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국면
체리 풀윈 X3·X3 플러스 / 사진=체리풀윈 X3의 출시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디자인·성능·첨단 기술을 모두 갖춘 가성비 모델 경쟁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브랜드들에게도 새로운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체리의 대담한 도전이 단순히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그리고 풀윈 X3가 EV5·EV3와의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가 향후 최대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