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IG, 중고차 시장서 위상 지속
SUV가 신차 시장을 휩쓰는 요즘에도, 중고차 시장에서만큼은 세단의 위상이 건재하다. 그 중심에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준대형 세단 그랜저 IG가 있다.
신형 모델이 등장한 지 오래지만, 2019년 말 부분변경을 거친 이 모델은 여전히 상품성과 합리적 시세를 무기로 탄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랜저는 오랫동안 4050세대의 ‘성공의 상징’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2030세대의 중고차 구매 리스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세대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엔카닷컴 자료에 따르면 올해 2030세대가 가장 많이 구매한 중고차 TOP 5에 그랜저 IG가 아반떼와 함께 포함되었다.
신형 아반떼 상위 트림 가격이 2,700만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예산으로 한때 4천만 원대였던 준대형 세단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젊은 세대에게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그랜저 IG는 전장 4,990mm, 전폭 1,875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885mm라는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덕분에 2열 공간은 가족 단위 이용에 부족함이 없고, 정숙성과 승차감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이 더해져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를 덜어주는 패밀리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2022년식 모델은 2,430만~3,240만 원대에 거래된다. 이는 연식과 주행거리를 고려했을 때도 가격 방어력이 상당히 우수하다는 의미다.
주력 엔진인 2.5 가솔린(최고출력 198마력, 복합연비 최대 11.9km/L)은 성능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초기에 제기된 엔진오일 감소 이슈도 시간이 지나며 안정성이 검증되었고, 정비 부담 역시 크지 않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랜저 IG의 수요는 실제 거래 데이터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자동차 경매 플랫폼 오토인사이드옥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 모델은 제네시스 G80과 함께 가장 높은 입찰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대당 평균 14.2명의 입찰자가 몰렸다는 사실은 시장에서의 탄탄한 인기를 보여준다.
그랜저 IG의 지속적인 성공은 단순히 과거의 명성 때문이 아니다. 4050세대에게는 검증된 품질과 편안함, 2030세대에게는 최고의 가성비와 디자인 경쟁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세대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다.
SUV 전성시대에도 불구하고, 그랜저 IG가 중고차 시장에서 여전히 국민 세단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