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홀드, 브레이크 수명에 영향 줄까?
운전자들의 발목을 해방시킨 오토홀드(Auto Hold) 기능은 신호 대기와 정체 구간에서 큰 편리함을 제공한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브레이크가 빨리 닳는다”는 소문이 여전히 존재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근거 없는 오해다.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는 차량이 달리는 중 마찰에서 발생하며, 오토홀드는 멈춘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패드가 닳을 이유가 없다.
브레이크는 주행 중 발생한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패드와 디스크가 마찰하며 마모된다. 두 손바닥을 빠르게 비빌 때 열이 나고 피부가 닳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반면, 오토홀드는 차량이 이미 정지한 상태에서 유압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이는 두 손바닥을 가만히 누르고 있는 것과 같아, 마찰이 없으니 열 발생도, 마모도 없다. 즉, 브레이크 수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토홀드의 핵심은 ABS/ESC(차체자세제어장치) 유압 모듈이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하면, 시스템이 그때의 유압을 저장해 발을 떼도 그대로 유지한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즉시 풀려 부드럽게 출발할 수 있다. 또한 정차 시간이 길어지거나 운전석 문이 열리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가 자동으로 작동해 안전성을 강화한다.
이는 언덕길 밀림 방지 장치(HAC)가 진화한 형태라 볼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파른 경사로에서 수 분 이상 브레이크만으로 차량을 지탱하면 패드와 디스크에 열이 축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오토홀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브레이크로 차량을 버틸 때 발생하는 공통적 현상이다. 게다가 최신 차량들은 이런 상황을 감지해 EPB로 전환하므로 실제 위험은 크지 않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오토홀드를 상시 사용 가능한 기능으로 설계했다.
수십만 회 이상의 내구성 테스트를 거쳐 차량에 적용되었으며, 일상적으로 사용해도 브레이크에 무리를 주지 않음이 검증됐다.
따라서 루머를 이유로 사용을 피하는 것은 기술이 제공하는 편의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오토홀드는 브레이크 수명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오히려 정체 구간과 신호 대기에서 운전자의 피로를 줄여주는 실질적인 안전·편의 기능이다.
막히는 도로 위에서 발목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 기능을 안심하고 활용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