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면 색깔 유도선에 숨겨진 비밀
고속도로 분기점이나 복잡한 출구에서 운전자는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위험한 차선 변경을 하곤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노면 색깔 유도선이다.
분홍색은 우회전·우측 진출을, 녹색은 직진·좌회전 방향을 안내하는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초행길 운전자에게 특히 효과적이다. 단순한 색깔 표시 같지만, 사고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안전 장치로 자리 잡았다.
국내 최초의 사례는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안산 분기점이다. 당시 이 구간은 복잡한 구조로 인해 사고가 빈번했다. 하지만 유도선을 시범 설치한 이후 6개월간 사고 건수가 25건에서 3건으로 줄며, 85% 이상 감소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는 2017년 설치 표준안을 마련했고, 2021년에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까지 확보하며 전국 확대에 나섰다.
노면 색깔 유도선의 원리는 단순하다. 분홍색은 오른쪽, 녹색은 왼쪽 또는 직진만 기억하면 된다.
분홍색 선은 주로 고속도로 출구나 우측 분기점에 표시되며, 녹색 선은 좌회전이나 직진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로에 표시된다. 내비게이션 안내와 함께 활용하면 복잡한 갈림길에서도 경로를 놓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유도선이 법적 강제성이 있는 차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자는 흰색·황색 차선을 따라야 하며, 색깔 유도선은 보조 기능일 뿐이다.
따라서 이를 참고하되 차선 변경 시에는 반드시 방향지시등을 켜고, 주변 상황을 확인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한다. 결국 유도선은 운전자의 혼란을 줄이고 원활한 교통 흐름을 돕는 장치로 활용해야 한다.
노면 색깔 유도선은 도로 위 작은 변화지만, 교통 안전에 큰 기여를 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일부 해외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색상을 표준화해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하고 정착시킨 사례는 한국이 대표적이다.
운전자가 이 선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도로는 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