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C의 로위, 신형 PHEV ‘M7 DMH’ 공개
중국 자동차 산업이 더 이상 ‘저가’로만 불리지 않는다.
상하이자동차(SAIC)의 프리미엄 브랜드 로위(ROEWE)가 공개한 신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단 ‘M7 DMH’가 그 증거다.
1회 충전 주행거리 2,050km, 복합연비 34.3km/L, 그리고 1,700만 원대 가격. 이 차는 그야말로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정조준한 ‘가치 파괴 세단’으로 불리고 있다.
전장 4,940mm, 전폭 1,890mm, 전고 1,510mm, 휠베이스 2,820mm. 로위 M7 DMH의 크기는 쏘나타와 그랜저의 중간급이지만, 성능은 오히려 그랜저를 압도한다.
핵심은 SAIC의 자체 개발 하이브리드 시스템 ‘DMH 6.0 슈퍼 하이브리드’다. 1.5리터 가솔린 엔진, 전기모터, 그리고 19.7kWh 대용량 배터리가 결합된 이 시스템은, 중국 CLTC 기준 순수 전기 주행거리 160km, 총 주행거리 2,050km를 기록한다.
복합연비는 34.3km/L로, 그랜저 하이브리드(16~17km/L)의 두 배 수준이다. 물론 CLTC 기준 수치는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지만, 기술적으로는 이미 국산 PHEV 모델들을 앞선 수준이다.
로위 M7 DMH의 진짜 경쟁력은 단순한 연비가 아니다. 이 차의 ‘두뇌’는 중국 IT 공룡 3사의 기술로 채워져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8155 칩 :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부드럽게 구동
화웨이 운영체제(OS) : 차량의 인포테인먼트와 제어 기능을 통합 관리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AI ‘두바오’ : 음성 명령 기반 인공지능 비서
“아이를 재워줘”라고 말하면, 차는 스스로 조명 밝기·에어컨 풍량·음악 볼륨을 조정한다. 이 기능 하나만 봐도, M7 DMH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기기’에 가깝다.
로위 M7 DMH의 중국 내 시작 가격은 85,800위안(한화 약 1,700만 원). 이는 그랜저 하이브리드(4,354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가격에 19.7kWh 배터리, 160km EV 주행거리, 첨단 AI 기능이 포함됐다는 점은 ‘가성비’를 넘어선 ‘초격차 기술력’의 결과다.
물론 실제 국내 주행 환경에서는 CLTC 기준 수치보다 주행거리와 연비가 다소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산 PHEV들이 평균 13~15kWh 배터리를 탑재하는 점을 감안하면, 로위의 기술적 우위는 부인할 수 없다.
로위 M7 DMH의 등장은 중국차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저렴한 대체품’이 아니라, ‘기술과 가격을 동시에 앞세운 실질적 위협’으로 진화한 것이다.
전기차 시대의 핵심 경쟁력인 배터리 효율과 전자제어 기술, 그리고 IT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구현한 AI 기반 인터페이스. 이 세 가지 무기를 통해 로위는 국산 브랜드의 주력 시장, 바로 ‘패밀리 세단’ 영역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