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인기의 현대자동차 그랜저 HG
한때 ‘성공의 상징’으로 불렸던 준대형 세단을 1,000만 원 안팎의 예산으로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그 중심에는 중고차 시장의 대표 스테디셀러인 현대 그랜저 HG가 있다.
2011년 처음 출시된 이후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고급스러운 외관과 넉넉한 공간, 안정적인 승차감으로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단순히 ‘싸서 좋은 차’가 아니라, 지금도 준대형 세단의 기준점으로 평가받는 모델이다.
그랜저 HG는 ‘그랜드 글라이드’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유려한 외관과 품격 있는 실내 분위기가 가장 큰 강점이다.
전장 4,920mm, 전폭 1,860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845mm의 당당한 차체는 패밀리카는 물론 비즈니스 차량으로도 충분한 여유를 제공한다.
특히 2열 공간은 성인이 타고도 무릎이 남을 정도로 넉넉하며, 고급감 있는 마감재가 오래된 차량 특유의 ‘올드함’을 상쇄시켜준다.
중고차임에도 불구하고 ‘그랜저는 역시 그랜저’라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중고 그랜저 HG의 만족도는 어떤 엔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많은 소비자가 경계하는 2.4 GDi 모델은 세타2 엔진 고유의 오일 감소 및 노킹 문제로 이슈가 많다.
반면, 3.0 GDi와 3.3 GDi에 탑재된 람다 V6 엔진은 내구성과 성능 모두에서 훨씬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270마력 이상을 발휘하는 V6 엔진은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고속 안정성에서 고급 세단다운 매력을 보여준다.
따라서 구매 시에는 수리 이력과 관리 상태를 꼼꼼히 확인한 후 V6 모델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엔진 외에도 몇 가지 그랜저 HG 특유의 고질적 문제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MDPS(전자식 스티어링) 시스템에서 스티어링 조작 시 딸깍거리는 소음이 자주 보고된다.
또한, 파노라마 선루프 모델에서는 잡소리 발생과 트림 떨림이 나타날 수 있으며, 대시보드 상단 마감재의 열 변형 역시 체크 포인트다.
이러한 문제들은 성능보다는 감성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구매 전 시운전과 내장 상태 확인이 필수적이다.
준대형 세단의 가치와 품격을 가성비 있게 누리고 싶은 소비자에게 그랜저 HG는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이다.
몇 가지 주의사항만 숙지한다면, 1,000만 원대 예산으로 고급 세단의 디자인·공간·주행감을 모두 갖춘 차량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V6 3.0 GDi 또는 LPi 모델은 연식 대비 뛰어난 내구성과 운전 만족도를 제공하며, 중고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 중이다.
잘 관리된 매물을 찾는다면, 그랜저 HG는 10년을 넘어 또 다른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검증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