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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률 19.5%" 베테랑 운전자도 떨어지는 시험

합격률 극악의 1종 특수 대형견인 면허

by topictree
Class-1-Special-Large-Towing-License-with-a-19.5-pass-rate-1.jpg 1종 특수 소형견인 면허 시험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수십 년 경력의 버스·트럭 운전자도 고개를 숙이고 돌아가는 시험이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합격률은 단 19.5%. 바로 1종 특수 대형견인 면허 이야기다.


고속도로 위 대형 트레일러 운전에 필수인 이 면허는 시험 과목은 단순하지만, 실격 요건이 촘촘하게 설계된 '전문 물류 자격'으로 통한다. 학과 시험 없이 기능 시험 한 과목이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탈락하는 ‘패스 or 페일’ 구조로 구성돼 있다.


캠핑용 트레일러 때문에 분리된 ‘소형견인 면허’

Class-1-Special-Large-Towing-License-with-a-19.5-pass-rate-3.jpg 1종 특수 대형견인 면허 시험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흥미로운 건, 과거에는 대형 트레일러와 캠핑용 카라반을 끌기 위한 면허가 동일했다는 점이다. 2015년 도로교통법 개정 전까지는 총중량 750kg 이상의 피견인차를 끌기 위해선 모두 1종 특수 견인면허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캠핑 트레일러 등록 대수가 급증하며 현실과 제도의 괴리가 지적됐고, 정부는 ‘대형’과 ‘소형’으로 면허를 이원화했다. 새롭게 신설된 1종 특수 소형견인 면허는 결합·분리 과정이 제외된 실용형 시험이며, 합격률은 67.1%에 달한다. 레저 수요와 전문 물류 수요가 명확히 구분된 셈이다.


반대로 꺾고, 칼꺾이면 실격-후진 조향의 함정

Class-1-Special-Large-Towing-License-with-a-19.5-pass-rate-2.jpg 1종 특수 소형견인 면허 시험 /사진=유튜브 '한국도로교통공단'


1종 특수 대형견인 시험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견인차와 피견인차의 결합, 방향전환(후진), 분리 순이며, 모두 정해진 시간 안에 완료해야 한다. 이 중 가장 큰 난관은 후진 방향전환 코스다. 일반 차량과 달리 트레일러는 후진 시 핸들을 돌리는 방향과 실제 피견인차가 움직이는 방향이 반대다.


여기에 조작 실수로 트레일러와 트랙터가 지나치게 꺾이는 ‘칼꺾임’이 발생하면 즉시 실격 처리된다. 이 같은 구조는 실제 사고 위험을 반영한 설계로, 시험장이 아닌 실제 고속도로 상황에서의 위험 회피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3단계 모두 ‘즉시 탈락’ 요소

Class-1-Special-Large-Towing-License-with-a-19.5-pass-rate-5.jpg 1종 특수 대형견인 면허 시험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시험 도중 피견인차가 검지선을 넘거나, 방향을 틀다 코스를 이탈하거나, 시간제한(각 과제 5분)을 초과할 경우 역시 실격이다. 결합 시후킹 높이가 맞지 않아 삽입이 실패하거나, 분리 과정에서 체결 순서가 꼬여도 탈락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요소가 '감점'이 아닌 '탈락' 기준으로 설정돼 있어, 하나의 실수가 시험 전체를 무효화하는 구조다. 일부는 “실기보다 이론이 낫겠다”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학과 시험 없이 기능 하나만으로 판단받는 만큼 기준은 오히려 더 엄격하다.


대형견인 면허는 ‘운전’이 아닌 ‘전문 기술’의 영역

Class-1-Special-Large-Towing-License-with-a-19.5-pass-rate-4.jpg 현대차 엑시언트 /사진=현대자동차


합격률 19.5%라는 수치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대형 트레일러는 단순 운전이 아닌 화물 물류, 도심 회전, 후진 정차, 사고 방지 등 복합적인 기술과 감각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고속도로 운행과 관련된 자격이기에, 면허 제도 자체가 전문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반면 캠핑·레저와 같은 생활 밀착형 수요는 소형견인 면허로 분리되며 진입 장벽을 낮췄다. 결국 1종 특수 대형견인 면허는 ‘트럭커의 마지막 관문’으로, 국가 물류 안전을 책임지는 상징적 자격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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