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크레이터(CRATER)' 콘셉트 티저 공개
현대자동차가 드디어 정통 오프로더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첫발을 내딛는다. 2025년 LA 오토쇼에서 베일을 벗는 ‘크레이터(CRATER) 콘셉트’는 단순한 콘셉트카를 넘어, 브랜드의 오프로드 전략을 전환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존 ‘XRT’ 라인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현대차의 도전은, 이번 모델을 통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현대차는 지난 수년간 오프로드 시장에 발을 들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미국 시장을 겨냥한 픽업트럭 ‘산타크루즈’는 라이프스타일 트럭이라는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포드 레인저나 브롱코에 밀리며 기대 이하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정통 오프로더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강인함과 실질적 성능 요소가 부족했던 탓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아이오닉 5 XRT와 팰리세이드 XRT 등 기존 ‘XRT’ 트림은 오프로더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기계적인 성능은 기본 모델과 동일했다. 주로 다크톤의 휠, 범퍼 가니시, 루프랙 등의 시각적 요소에만 집중하며 ‘무늬만 오프로더’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접근법은 토요타 TRD 프로, 포드 랩터처럼 서스펜션과 구동계를 실제로 강화한 모델들과 비교해 신뢰를 얻기 어려웠다.
이번에 공개된 ‘크레이터 콘셉트’는 외형부터 본질을 향하고 있다. 짧은 오버행과 높은 지상고, 각진 휠 아치와 펜더, 급격한 접근각을 고려한 전면 디자인은 험로 주행을 전제로 설계되었음을 보여준다.
'크레이터(CRATER)'라는 명칭 또한 충돌 흔적이나 깊은 분화구에서 영감을 받아, 극한 상황에서도 강인한 생존력을 강조한다. 단순한 디자인 변화가 아닌, 성능 기반의 구조적 재정의가 엿보인다.
파워트레인에 대한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티저에 등장한 밀폐형 전면 그릴은 전동화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는 내연기관 중심의 브롱코, 랭글러와 확실히 다른 전략으로, 전기차 기반의 오프로더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향후 양산형 모델에는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 파워트레인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친환경 정통 SUV’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할 수 있다.
크레이터 콘셉트는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XRT 브랜드의 재설계’라는 전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향후 팰리세이드 XRT PRO 또는 아이오닉 기반의 XRT EV 라인업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현대차는 이번 오토쇼를 통해 XRT를 ‘고성능 오프로드 디비전’으로 확장하려는 첫 포석을 마련한 셈이다. ‘무늬만 SUV’에서 벗어나, 진정한 ‘험로 정복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