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당신을 행복한 부모로 만듭니다.

by 막시

어느 날 직장 후배들과 커피를 마시다 육아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평소대로 육아와 결혼에 대한 생각을 솔직히 말했습니다. 함께 있던 후배 셋이 이구동성으로 "선배들 중에 결혼과 육아가 행복이라고 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설마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니 제 주위에도 '육아와 결혼=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육아가 의미 있는 행위이고 부모의 의무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미혼자들은 육아를 두려워하고 기혼자들은 육아를 힘들어합니다.


아빠들은 어떨까요?

육아에 적극 동참하는 아빠들이 많아졌습니다.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도 많아졌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육아는 아내의 일이라 생각하고 애써 무관심한 아빠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빠들은 늘 주말에는 "봉사해야지.", "아이들과 놀아줘야지."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요. 이런 생각 해보셨나요? '그 아이가 다른 사람의 아이가 아니고 바로 당신의 아이'라는 생각을요.


저는 왜 후배들에게 결혼과 육아가 행복이라고 말했을까요?

저는 결혼하면서부터 두 개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길은 어제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길이었습니다. 어느 날 회사 선배가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물었습니다. 제가 대답을 하는 데는 찰나가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이 제일 좋아요, 늘 어제보다 오늘이 더 행복한 사람이니까요."

왜 이런 대답을 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누구에게나 리즈 시절이 있을 텐데 말이죠. 저도 화려한 리즈 시절이 있습니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리즈시절은 중학교 3학년 때입니다. 학급 반장, 학생회장, 육상부 주장으로 누구보다 화려한 시절을 보냈었지요. 그런데도 왜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을까요? 안타깝게도 저에게는 원초적 결핍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엄마 아빠의 사랑 결핍이었어요. 누구나 있는 부모의 사랑이 제게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리즈시절조차 행복은 늘 2%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어렸을 때는 평범한 가정을 이루면 그 부족한 2%가 해소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어요.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난 후에야 결혼과 아이가 온전한 행복의 출발이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늘 어제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마치 30여 년간 2% 부족했던 행복을 만회할 요량으로요.


또 하나는 어제보다 더 좋은 아빠가 되는 길이었어요. 아내가 임신을 한 후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자신감도 충만했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였지만 충만한 사랑을 주는 좋은 아빠가 되리라 다짐도 했습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는 건 제 의지대로 안 되지만 좋은 아빠가 되는 건 제 의지대로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첫째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좋은 아빠로 가는 출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어쩌나요?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가 현실이 됐을 때 뭔가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간절하게 꿈꾼 건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는 아이였지 사랑을 주는 아빠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현실 육아 앞에서 행복도도 떨어졌고 좋은 아빠가 되리란 자신감도 잃게 됐습니다. 그렇게 행복의 길과 좋은 아빠의 길 양쪽에서 헤매고 말았지요.

그런 저를 다시 세운 건 바로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아이를 바라보는데 그 아이에게서 저를 보았어요. 어린 시절 그토록 부모의 사랑을 바라던 아이가 제 앞에 있는 거였어요. 그러니 제가 어떻게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을 포기할 수 있었겠어요.


행복한 삶을 향한 길과 좋은 아빠를 향한 길을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두 갈래 길을 걷다 보니 굳이 두 개의 길을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한 길과 좋은 아빠가 되는 길을 합치면 행복한 삶도 얻고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 거지요. 그래서 제가 가는 행복한 길에 아이들을 데리고 왔어요. 그 사이에 있던 분리대를 없애버린 거지요. 그랬더니 행복의 길과 좋은 아빠의 길이 합쳐져 '행복 육아'라는 더 멋지고 좋은 길이 됐어요. 그렇다고 항상 아이들과 함께 발맞추어 걸어온 건 아니에요. 제가 조금 먼저 가기도 하고 아이들이 조금 먼저 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린 언제나 다시 만났지요. 같은 길을 가면 앞에서 부르기도 하고 뒤에서 부르기도 하잖아요. 밀기도 하고 당기기도 했고요. 중간에 앉아서 쉬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요. 그렇게 아이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동행하게 됐어요. 그렇게 저는 '행복 육아'라는 아주 멋진 길을 가는 아빠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이일 때 부모와 안 해본 게 너무 많은 사람입니다. 엄마 아빠와 셋이서 같이 식사를 한 기억조차 없으니까요. 그래서 누구보다 해보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 됐고 아이들과 이것저것 많은 것을 해보았습니다. 아직까지 해보지 못한 건 버킷리스트에 올려놓고 매년 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아이들이 더 자라기 전에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려고 합니다. '하고재비'는 경상도 사투리로 무슨 일이든 안 하고는 배기지 못하는 사람을 뜻해요. 제가 그 '하고재비 아빠'가 된 거지요.

신기하게도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행복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밥을 같이 먹고 같이 놀고 같이 잠을 자는 일상부터 보고 듣고 배우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행복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이 매거진이 바로 아이들과 함께 했던 그 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부모와 아이가 어떻게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거 하나는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제가 글을 쓴 의미가 생기는 거지요. 부디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매거진에는 행복한 감정인 설렘, 기쁨, 즐거움, 부모 성장, 고마움, 특별한 행복이 담길 것입니다. 매거진을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목차를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이 가능하니 무엇이든 지금 당장 느끼고 싶은 행복부터 읽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실제로 한번 해보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도 아이들과 함께 하면 분명 행복을 느낄 테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늘 행복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저도 여러분과 똑같은 평범한 부모일 뿐이니까요. 다만 아이일 때 해보지 못한 것을 어른이 되어 '하고재비' 본능으로 이것저것 많이 하며 사니까 다른 부모님들보다 조금 더 많은 행복을 알게 됐을 뿐입니다. 가끔은 행복이 발견이고 의미부여라는 생각도 하니까요.


육아에 드는 돈이나 힘든 순간을 생각하면 결혼도 육아도 엄두가 안 납니다. 그런데요, 아이가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아이를 돈에 비교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요. 우리 아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가끔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돈이 얼마’라는 기사를 보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겠지요?

누구나 '내가 부모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라는 불안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처음 해외여행을 가면 조금은 두렵고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갔을 때 어떤가요?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아무 문제없이 여행을 잘 마쳤잖아요. 오히려 행복을 느끼고 돌아왔잖아요.

아이를 키우는 것도, 좋은 아빠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여러분들이 가진 부성애와 모성애, 당신의 아이, 그리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당신을 행복하고 좋은 부모로 만들 겁니다. 아이를 믿고 당신을 믿으면 됩니다. 그리고 당신의 멋진 행복 육아의 길로 걸으세요.


여러분들이 행복 육아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는데 이 매거진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혹시나 매거진을 다 읽은 후에 건질 행복이 하나도 없었다면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커피 한 잔 드리면서 애프터서비스하겠습니다. 끝으로 세상의 모든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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