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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콘텐츠 신뢰 전략

by 허대겸


이 글은 지난 포스트 〈글로벌 AI 저작권 환경〉의 후속입니다.
이번에는 ① 초창기 3 년(2025~2028)에 생성형 AI 콘텐츠 시장에서 실제로 터져 나올 수요, 그리고 ② 여러 AI 플랫폼 산출물이 뒤섞인 ‘하이브리드 콘텐츠’의 진위 판별‧사후 인증이라는 두 갈래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1. “첫 3 년”이 중요한 이유


1‑1 시장은 얼마나 커질까?

컨설팅 업계가 내놓은 공통된 전망은 간단합니다. 2024년 150억 달러 수준이던 생성 AI 콘텐츠 시장이 2030년 800억 달러 내외까지 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곡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장 가파른 구간이 2025~2027년에 몰려 있습니다.

광고·마케팅: 글로벌 광고그룹 WPP는 “2026년까지 캠페인 소재 60 %를 AI 기반으로 제작”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게임: 유니티·언리얼 양쪽 모두 AI 기반 콘셉트 아트·NPC 대사 자동화 플러그인을 공식 마켓에 등록했고, 중견 스튜디오들이 속속 채택 중입니다.

OTT & 방송: 할리우드 파업 이후 “AI를 쓰되, 사용 내역을 명확히 남길 것”이라는 합의가 이뤄지면서 VFX·예고편·다국어 더빙 영역에서 실험이 본격화됐습니다.


1‑2 리스크 인식의 양극화

대기업과 공공기관은 IP 면책(indemnification)이 명시된 ‘안전한 AI’가 아니면 아예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습니다. 반면 프리랜서·소규모 스튜디오는 사용료가 거의 없는 Stable Diffusion·Runway 무료‑티어를 즐겨 씁니다. 이 양극화는 곧 ‘클린 데이터 → 생성 이력 인증 → 사후 탐지’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인프라 비즈니스에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 네 가지 비즈니스 트랙

2‑1 Clean‑Source Hub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훈련 데이터의 청정(淸淨) 성”을 보장해 주는 허브입니다. 스톡 이미지, 박물관 소장품, 공공 도메인 자료처럼 저작권이 투명한 자산만 엄선해 묶고, API 호출량에 따라 과금을 나누며 로열티를 자동 정산합니다.

2‑2 Proof‑of‑Provenance SaaS

두 번째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즉시 ‘출처 메타데이터’를 심어 주는 서비스입니다. 국제표준 C2PA와 비가시 워터마크를 함께 넣어 두면, 파일이 어디로 복사되든 생성 이력이 따라다닙니다. 기업 고객 쪽 대시보드에서는 사용 경로·유사도 클레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위험 점수에 따라 소액 책임보험까지 연동할 수 있습니다.

2‑3 Human‑Credit Workbench

세 번째는 “인간 창작성”을 입증해 주는 워크벤치입니다. 프롬프트, 편집 내역, 버전 히스토리를 자동 캡처해 PDF 보고서를 만들고, 미국·한국 저작권청 등록 양식으로 원클릭 변환해 줍니다. 1인 크리에이터에게는 월 정액형, 스튜디오에는 연 구독형 라이선스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2‑4 Licensed‑Model Marketplace

마지막은 ‘안전 훈련’ 전용 생성 AI 모델을 임대하는 장터입니다. Getty Images‑NVIDIA가 선보인 모델처럼 “출력물 1장당 1만 달러까지 배상 보장”을 내걸면, 광고·영화사 같은 대형 고객이 안심하고 씁니다. 대신 훈련에 참여한 크리에이터는 사용량에 맞춰 로열티를 자동 분배받습니다.

https://contentauthenticity.org


3. ‘하이브리드’ AI 콘텐츠는 왜 골칫거리일까?

3‑1 믹스드‑소스 효과

Midjourney에서 뽑은 배경에 Runway로 인물을 합성하고, Pika Labs로 카메라 무빙을 주고, 마지막엔 프리미어로 색 보정을 얹었다고 가정해 보죠. 이렇게 세 플랫폼을 거친 10초짜리 영상은 픽셀 시그니처가 뒤섞여 기존 GAN 지문 분석이나 에러‑레벨 분석으로는 AI 생성 여부를 정확히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3‑2 선‑제어 전략: C2PA Content Credentials

여기에 산업계가 내놓은 답이 C2PA입니다. Firefly, DALL·E 3, 구글 Imagen 2 같은 최신 모델은 출력물에 “어떤 도구로 언제 생성·편집했는지”를 암호화 서명으로 새깁니다. 2025년형 갤럭시 S25와 라이카 M11‑P는 촬영 순간부터 이 메타데이터를 붙여 “카메라 원본 vs AI 합성”을 구별합니다.


3‑3 플랫폼‑주도 라벨링

TikTok은 업계 최초로 외부 C2PA 신호를 읽어 자동으로 “AI 생성됨” 라벨을 붙였습니다. 출시 6개월 만에 3,700만 창작자가 자발적 표시 도구를 사용했습니다.

Meta는 올해 하반기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 “Imagined with AI” 레이블을 깔 예정입니다. 특히 정치·선거 콘텐츠는 사용자가 AI 합성을 신고하지 않으면 노출을 제한합니다.


3‑4 사후 탐지 기술

SynthID(구글 DeepMind): 픽셀 단위 비가시 워터마크를 삽입·검출. 평범한 보정이나 크롭을 해도 90 % 이상 검출됩니다.

Stable Signature(메타): 오픈소스 모델 내부에 ‘지울 수 없는’ 서명을 심어 배포 단계부터 흔적을 남깁니다.

Hive Moderation API: 이미지·텍스트·오디오 파일을 받아 AI 합성 확률 스코어를 반환하며, 기업이 자체 모더레이션 파이프라인에 쉽게 붙일 수 있습니다.

https://hivemoderation.com/?gad_source=1&gad_campaignid=22128105497&gclid=Cj0KCQjwpf7CBhCfARIsANIETVqQcij9mh-9QcNktU3llEInHgRSRREUM4oZyk3TJySj7koM7dkOkhkaAlzqEALw_wcB


4. ‘미인증’ 오픈모델을 쓰는 창작자, 어떻게 관리할까?

Shutterstock: 자사 도구(즉, OpenAI DALL·E와의 제휴)로 생성한 이미지만 판매. 외부 AI 이미지는 접수 단계에서 거절.

Adobe Stock: 제출자가 반드시 “Generative AI” 워터마크를 남기도록 강제하고, 정치·뉴스 오해 소지가 있는 키워드는 금지.


1) 전담 모더레이션 + 탐지 API
Adobe Stock 내부 팀은 하루 30만 점에 달하는 신규 이미지를 자동 스캔 → 수동 검수 2단계로 걸러냅니다. 플랫폼 밖에서도 Hive Moderation 같은 API로 부적절 AI 콘텐츠를 탐지해 삭제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2) 모델‑레벨 서명 연구
메타의 Stable Signature는 Stable Diffusion 같은 오픈모델에 워터마크를 내재화해 사용자가 후처리로 지울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을 실험 중입니다.



맺으며

생성형 AI 콘텐츠가 주류가 된 지금, “누가·어떻게 만들었는가”를 증명하지 못하면 작품도, 비즈니스도 멈추게 됩니다. 클린 데이터 확보로 출발해 생성 이력(C2PA·워터마크) 인증을 거치며 사후 탐지·책임 보험으로 마무리하는 ‘신뢰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이 앞으로 3 년, 시장을 선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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