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 시즌인가보다
내년에 조직에서의 커리어를
어째야 할지 의논해오는
후배들의 전화를 오늘 3통 받았다
직원의 입장으로 발령을 기다렸던게
20년 전 경험이니
무슨 현장감이 있겠냐마는
사장 입장에서 , 인사발령 내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고민을 할지에 대해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몇마디 거들 수밖에..
또 먼저 산 선배 입장에서
무엇을 고려해야할지를
팔짱끼고 어깨너머로 훈수뒀다
꿀보직 찾아 헤매지 말고
학연 지연 연줄에 의지해 요행수 바라지 말라고 했다
과도한 당분 섭취는 콜라겐 생성을 방해하듯
조직에서의 과도한 행운은
내공을 키우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제안하라고 했다
제안할 때는 너무 구체적으로
부서와 연봉만을 고집하지 말고
연봉 외에도 내게 중요한 조건들
이를테면 성장,칼퇴근,자율,모험,전결권 등
다 펼쳐놓으라고 했다
OX문제보다는 사지선다형 문제를 만들어야한다
눈 앞의 기회에만 혹하지 말고
누구와 경쟁하지 말고
자신이 진정으로 살고자 하는 삶의 측면에서 고려하라고 했다
회사에서 보면 승진인데 내 삶의 영역으로 보면
포기와 희생과 양보를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길게 멀리 넓게 보라고 했다
일은 당장 잡티를 가릴 컨실러가 아니라
밤새 바르고 잘 수분크림 같은 거다.
남일이니까 이렇게 말하지
앞으로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지배하는
업무를 결정하고 상사를 선택하는 일인데
어떻게 연연해 하지 않고
초조해하지 않을 수 있으랴 ?
회사는 선택해도 상사는 선택하기 어려운 법,
초연하라고 조언하면서도
내 말이 무릉도원에 사는 어부의 독백같다
그래도 나 아니면 누가 또 이런 얘기를 해주랴..
조직 울타리를 벗어나와
광야에서 부는 바람에
매일 따귀를 맞으면서
유일하게 얻은 것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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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이성기, 손석주, 외 9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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