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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일기(7)광야에서 조언하다

by 지윤정



인사발령 시즌인가보다


내년에 조직에서의 커리어를


어째야 할지 의논해오는


후배들의 전화를 오늘 3통 받았다




직원의 입장으로 발령을 기다렸던게


20년 전 경험이니


무슨 현장감이 있겠냐마는


사장 입장에서 , 인사발령 내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고민을 할지에 대해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몇마디 거들 수밖에..


또 먼저 산 선배 입장에서


무엇을 고려해야할지를


팔짱끼고 어깨너머로 훈수뒀다




꿀보직 찾아 헤매지 말고


학연 지연 연줄에 의지해 요행수 바라지 말라고 했다


과도한 당분 섭취는 콜라겐 생성을 방해하듯


조직에서의 과도한 행운은


내공을 키우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제안하라고 했다


제안할 때는 너무 구체적으로


부서와 연봉만을 고집하지 말고


연봉 외에도 내게 중요한 조건들


이를테면 성장,칼퇴근,자율,모험,전결권 등


다 펼쳐놓으라고 했다


OX문제보다는 사지선다형 문제를 만들어야한다




눈 앞의 기회에만 혹하지 말고


누구와 경쟁하지 말고


자신이 진정으로 살고자 하는 삶의 측면에서 고려하라고 했다


회사에서 보면 승진인데 내 삶의 영역으로 보면


포기와 희생과 양보를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길게 멀리 넓게 보라고 했다


일은 당장 잡티를 가릴 컨실러가 아니라


밤새 바르고 잘 수분크림 같은 거다.




남일이니까 이렇게 말하지


앞으로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지배하는


업무를 결정하고 상사를 선택하는 일인데


어떻게 연연해 하지 않고


초조해하지 않을 수 있으랴 ?




회사는 선택해도 상사는 선택하기 어려운 법,


초연하라고 조언하면서도


내 말이 무릉도원에 사는 어부의 독백같다




그래도 나 아니면 누가 또 이런 얘기를 해주랴..


조직 울타리를 벗어나와


광야에서 부는 바람에


매일 따귀를 맞으면서


유일하게 얻은 것일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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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이성기, 손석주, 외 9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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