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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Dec 26. 2022

성찰일지(16)갱년기 치료


갱년기에는 뭐 하나에 푹 빠져야 돼 


안 그러면 우울증 와


나는 야구에 빠졌고


얘는 임영웅에 빠져서 팬클럽 나가잖아


쟤는 강아지 키우는 재미에 빠졌대


너는 뭐에 빠질래?


글쓰기??


그런건 안돼,


가벼운 취미생활 정도로는 안돼


가능하다면 이기고 지는거


살아숨쉬는 거에 빠져.


앉으나 서나 그 생각하게.


다른 생각 못하게..


반미친듯이 좋아하는게 있어야


스리슬쩍 지나가


안 그러면 갱년기 증상때문에 반미친다


갱년기 터널을 건너간 선배의 충고다


실로 우리는 무언가에 빠지지 않고는 


살 수 없나보다


그 몰입 덕분에 삶의 지루함을 잊고


그날이 그날인 세월을 


순삭(순간삭제)하나 보다


그동안 자녀와 남편과 살림에 빠졌었는데 


그들이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그동안 타인에게 칭찬받기위해 살아왔는데


이제 더이상 아무도 나를 칭찬해주지 않을때


나를 옭아매고 몰아부치게 할


또 다른 대체재에 


나의 주의력을 내맡기는 것은


나의 노년조차 땡처리해버리겠다는 거다


갱년기에 진짜 몰입하고 귀기울여야 할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간 남 챙기느라 뒷전으로 미뤄뒀던


나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찾는데


반미쳐야 한다


나에 대해 아는 바 없고 


진정한 나를 표현할 길 잃었다


내가 누구인지 


내 행동과 선택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나는 왜 이렇게 생긴건지


나의 진정한 목소리는 뭐라 말하고 싶은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자신에게 빠져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갱년기치료제는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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