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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Dec 26. 2022

일상일기(29)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영하 21도 …


횡성이 너무 추워서 서울로 피신왔다.




뜨끈한 구들방에 앉아 군고구마 먹을때는


세상 행복했는데


오늘은 방바닥만 뜨끈하지


콧등이 시렵고 노트북 하는 손은 곱았다


여기 추운게 쨍하고 짜릿하다 싶었는데


오늘은 두렵고 걱정됬다




몸만 추우면 난로에 불을 더 때거나


구들방 이불에서 안 나오면 그만인데


마음이 춥고 위축되니 답이 없다




매년 겨울 이렇게 추운건가 불안하고


괜히 겁없이 덥썩 이사왔나 후회된다


보일러 아끼는 남편이  쪼잔해보이고


서울집 화장실 변기까지 그립다




몸에게 오는 고통보다


마음에게 오는 고통이 


더 힘이 세다




병도 그럴 것 같다


몸에 나타나는 증상,이를테면


따가움, 속쓰림, 지끈지끈함, 복통, 어깨쑤심,


이런거보다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이를테면


초라함, 무기력함, 실망감, 슬픔, 우울, 불안,


이런게 더 나를 장악하겠다




육체적 고통보다


그에 대한 해석과 의미, 그로인한 감정,


정신적 고통에 내성이 있어야한다




해열진통제만 비상약으로 구비하지 말고


마음치유제도 비상약으로 구비해야겠다




우선 급한대로 오늘은 피신...


반짜증 반협박으로 남편을 설득하여


일주일 짐을 임시로 싸서 서울로 왔다


와~~~드뎌 탈출!!!




그렇게 좋다고 했던 횡성집에겐 


좀 미안하지만…


사랑은 움직이는거야


당분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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