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샘과 함께 떠나는 여행시리즈 3탄
문무대왕릉에 도착하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감은사지
골굴사
불국사
석굴암
황남동 고분군
황리단길
경주대릉원
첨성대
동궁과 월지
웰빙센타찜질방
교촌마을
월정교
최씨부자집
분황사
황림사지
경주엑스포공원
양동마을
문무대왕릉에 도착하다
보통 차박 여행은 일이 끝난 다음에 출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 학생들 공부의 마지막 마무리는 남편에게 부탁하고 아주 시원하게 출발한다. 뒷감당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떠난다. 그게 여행의 묘미다.
낮부터 2박3일 여행에 맞게 파워뱅크 충전하고, 10월이라 쌀쌀함을 대비하여 핫팩과 전기장판 등 난방에도 신경을 썼다. 오랜만에 다가온 3일간의 연휴이다. 여름휴가가 끝나고 더 이상 이런 휴가는 없을 줄 알았는데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바뀌어서 여행을 계획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쨍하고 화창했던 날씨가 주말 내내 흐린 날씨로 나오는 것이다. 여행 다니기에 흐린 날씨가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사진으로 화창한 가을 날씨를 담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웠다.
경기 오산에서 경주까지의 거리는 무려 300km가 훌쩍 넘는 꽤 먼 거리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찍 출발한 탓일까? 톨게이트 부근에서 살짝 막히는 것 빼고는 눈썹이 휘날릴 만큼의 빠른 속도로 경주를 향해 갔다. 차박 여행을 시작하면서 생긴 나의 또 다른 취미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주 들르는 것이다.
졸음도 쫓고 화장실도 가고 이것저것 그 지역의 향토 문화도 즐기고 말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너무 밤늦은 시간이면 어김없이 마지막 휴게소가 나의 첫 차박지가 된다.
이번 경주 여행에서는 첫 차박지를 문무대왕릉으로 정하였다. 신라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해안가가 있고, 화장실도 있으며, 차박하는 많은 사람이 머물다 가는 곳이기에 그곳으로 정하였다.
나는 음식을 해 먹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여행지에 도착하면 그 지역의 음식을 간단하게 한 그릇 음식으로 해결한다. 그래서 조용히 차에 머물며 잠을 자고 새벽에 일찍 움직이는 편이다.
경주 문무대왕릉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 앞 해중(대왕암)
1967년 7월 24일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대왕암이라고도 한다.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왕은 통일 후 불안정한 국가의 안위를 위해 죽어서도 국가를 지킬 뜻을 가졌다. 그리하여 지의법사에게 유언으로 자신의 시신을 불식에 따라 고문 밖에서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되어 국가를 평안하게 지키도록 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따라 유해를 육지에서 화장하여 동해의 대왕암 일대에 뿌리고 대석에 장례를 치렀다. 사람들은 왕의 유언을 믿어 그 대석을 대왕암이라고 불렀다. -중략- 감은사의 동쪽에 약간 높은 언덕이 있다. 이곳은 대왕암을 정면에서 바라다볼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 이견대를 짓고 신문왕은 이곳에 수시로 와서 대왕암을 망배하였다고 한다.
-두산백과-
밤 10시 이후에 도착한 해안가는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와 같은 차박러들이 주차장을 채우고 있어서 불안하지 않았다. 새벽에 해안가를 산책하기로 마음먹고 저녁에 인터넷과 노트북으로 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 급하게 카페를 찾아보았다.
때마침 도로 건너편에 어마어마하게 넓고 큰 무인 카페가 있다. 정말 다행이다. 눈치 없이 작업을 해도 좋을 만큼 시설이 훌륭하다. 이런 지방에도 무인카페가 있다니 놀랍다. 녹차라떼로 추위를 녹이고 두 시간가량 작업을 한 이후에 차로 돌아와 단잠에 빠졌다. 역시 5시간 이상 운전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다음 날부터 어디로 다닐지 동선을 간단하게 짠 후에 메모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정말 차에서 자면 수면제를 뿌려놓은 것처럼 잠이 솔솔 온다. 나만의 공간이어서 그런 건가? 아님 익숙해서 그런 건가? 아무튼 놀랍다. 몇 번의 뒤척인 이후로 기억이 없다.
평상시처럼 새벽에 눈이 떠졌다. 맑은 하늘을 기대했지만, 어김없이 하늘이 회색빛이다. 너무 아쉬웠지만 여행을 다니는 일정에는 흐린 날도 나쁘지 않다. 덥거나 추운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새벽에 해안가를 산책하면서 멀리 문무대왕릉을 바라보았다.
영험한 기운이 있는 곳이라 해서 신(神)기가 있으신 분들이 자주 찾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역시나 문무대왕릉을 바라보며 손바닥을 비비며 기도하는 분들이 몇 분 계신다. ‘아! 이곳은 정말 특별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왕암에 얽힌 사연을 몰랐다면 그저 바다에 떠 있는 바위로만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경주에 와서 바다도 구경하고 문무대왕릉에서 좋은 기운도 받아 가고 이번 경주 여행이 정말 기대되는 첫날의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