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정오, 해는 마치 껍질 벗긴 눈알처럼 천천히 녹아내렸고, 그녀의 팔뚝 위로는 개미떼가 줄을 지어 걷고 있었다.
정맥(靜脈)은 푸른 유리조각처럼 살갗 밑에서 웃고 있었지.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목덜미를 타고 내려와, 마치 젖은 뱀이 여섯 마리나 어깨를 휘감는 듯 얽혀 있었고,
그녀는 웃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으며, 등 뒤에서는 또 다른 입술이 얕게 숨을 쉬고 있었어.
무릎 위의 살갗은 태양의 혓바닥에 물린 듯 벗겨졌고,
그 속에서 붉은 꽃잎 같은 지방이 더듬더듬 모습을 드러냈는데,
어떤 이는 그것을 피라고 불렀고, 어떤 이는 꽃이라고 불렀다네.
소매 아래로 뻗어나온 손가락은 셋뿐이었는데,
나머지 둘은 저번 주 월요일에 사라졌다고 그녀는 말했지?
하지만 나는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
왜냐하면… 오늘은 수요일이었거든.
그녀의 눈동자는 늘 정방향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움직였고,
날 바라볼 때마다, 그 시선은 내 뒤에 무언가를 꿰뚫는 듯했어.
그래서 그 여름엔, 절대 등을 보이면 안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