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것들은 내 몸을 잘 기억해.
검은 안대 아래, 나는 오른쪽 눈을 묻어 두었지.
거기엔 봄이 죽어 있어.
너는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웃었다.
그게 내 방식의 인사였어.
내가 앉은 이 눈 속의 나무토막은 사실 내 척추뼈야.
기억을 고이 눕힌 자리.
가끔 들리는 전신의 떨림은 지나간 나날들이 겨울을 칼끝으로 긁는 소리.
그래서 눈이 내릴 때마다 나는 조금 더 투명해지고, 조금 더 사라져.
그게 나야, 유카.
또는, 유카였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