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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은 새벽”

by 박경현

물비늘 위를 걷는 중이야, 내 발끝은 물고기의 기억으로 젖어 있고

낚싯줄은 어쩌면, 내 왼쪽 갈비뼈에서 뻗은 감정일지도 몰라.

안대 너머로 본 건 새벽의 반대편,

세상의 뒷면은 늘 이렇게 투명하고, 젖어 있고, 조금 슬퍼.

소리 없는 아침이 내 어깨 위에 앉아 있었어.

나는 웃었고, 웃는 법은 잊지 않았다고 생각했지.

잡은 건 물고기가 아니라—

가라앉지 못한 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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