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내고 없으면 만들어 낸다

by 간질간질

슈잉은 후배 새들이 모아 온 인터뷰들의 요약본을 읽어봤다. 늑대들이 양마을을 지키러 들어온 지 1년 그리고 늑대들의 보호를 받는 양들의 의견.


"늑대들이 수호자로 결정되었을 때 춤을 췄어요. 개들이 계속 수호자 일을 하면 양마을이 망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춤췄던 제 발을 잘라 버리고 싶어요. 어차피 양 마을은 망할 거였으니까요"


"어차피 늑대를 불러들일 때 몰랐을까요? 몰랐다면 멍청한 거고, 알았다면 교활한 거죠. 우린 망했어요"


"개나 늑대나 다 똑같지. 다 도둑놈들이야. 우린 다 털렸다고"


"북쪽 이리에게 퍼준 것들만 밝혀내도 우리 양 마을은 되살아 날 거예요. 얼마나 퍼줬는지는 모르죠. 그건 새들이 알고 있지 않나요?"


"(괴로웠던) 1년은 잘 참았어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공정한 경쟁을 해야겠죠. 저 늙고 능력 없는 나이 먹은 양들을 몰아내고 저처럼 젊고 능력 있는 양들이 일자리를 갖게 될 거예요. 안 그러면 우리 마을은 망해요"


"1년으로 끝날 거 같아? 늑대를 불러들이는데 찬성했던 어리석은 것들은 고생하겠지. 괜찮아. 난 나 먹을 풀은 챙겨놓았거든. 한번 망해봐야 알겠지"


"마을을 살리라고 했는데, 늑대들은 개를 잡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어요. 이런 걸 제대로 알리지 않는 새들도 문제죠. 전 뭐하냐고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늑대들이 마을을 살리겠다고 하는데 개들은 협조를 하지 않고 발목만 잡고 있는 중이죠. 개들이 사라져야 마을이 온전해질 거예요. 모든 개를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마을을 통째로 팔아넘기려는 개들 있잖아요. 누구냐고요? 몰라서 물어요?"


"아 관심 없어요. 어차피 이기는 쪽이 내 편이죠"


"그냥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요"


슈잉은 읽기를 멈췄다. 양은 나서지 않는다. 옆의 양이 죽어도 내가 아니면 된다. 옆의 개가 죽어도 이유가 있으려니 한다. 늑대가 죽으면 박수를 치고, 늑대가 으르렁 거리면 고개를 처박고 숨을 뿐이다. 만만한 새들에게 욕지거리를 하고 흙을 집어던지기는 해도 개나 늑대 앞에선 오물거리며 풀만 씹는다.


양은 욕할 대상을 찾아내고 없으면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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