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간질간질

넷플릭스에서 몰아보기로 드라마 하나를 끝냈다.

"참 극(劇)적이네. 재밌네"

수제비는 돌멩이가 쓴 '극적'이란 단어가 거슬렸다. '극적'이란 표현은 글에서나 자주 쓰지 말로 편히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던진 돌멩이의 얄팍한 술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얼른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삼국지에서 관우가 쓰는 창 이름이 방천화극(戟)이거든..."

방금 넷플릭스에서 본 것은 최신 미드인데, 갑자기 삼국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수준을 넘어서 봉창을 떼어낼 만큼이나 황당한 일이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며 귀싸대기를 여러 번 날리고 싶었지만 게임의 룰만 바뀌는 것일 뿐 돌멩이의 게임에 끌려 들어가는 것은 같다. 이미 게임을 시작한 돌멩이를 벗어나는 것이 낫다. 게임에서 나가는 방법은 GG를 치고 공식적으로 떠나거나 선을 끊어버리는 방법밖에 없다. 수제비는 방에 들어서며 방문을 쾅 닫았다. 선을 끊어버렸다는 신호다.


"넌 너무 극(極)단적이야!"

돌멩이의 외침이 메아리처럼 들린다. 수제비는 어쭙잖은 돌멩이의 마수를 극(克)복하고 도망에 성공했다.


방에 들어온 수제비는 노트북을 펼치며 속삭였다

'방천화극은 관우가 아니라 여포가 사용하던 무기라고! 관우는 청룡언월도를 사용했고!'


따지기 좋아하고 진실을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은 여포의 방천화극이든, 관우의 청룡언월도든, 장비의 장팔사모든 삼국시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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