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포토

by 간질간질

gmail이용자인 수제비에게 며칠 전 메일이 하나 도착했다.

Google 포토 저장용량 관련 중요 변경사항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수제비는 무슨 의민지 알 수 없었다. 금요일 퇴근하는 돌멩이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구글 포토'라는 것 자체를 모른다. 구글은 검색과 gmail과 유튜브까지 알고 있는데 구글 포토는 뭔지 모르면서 물어본다는 것이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돌멩이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 다시 홀가분해졌다.

삶은 어렵게 생각하고 앞뒤를 맞추려고 할수록 피곤해진다. 가끔은 따지지 않고 있는 날것을 드러내는 것이 더 쉽고 빠르고 오해도 없다.


퇴근한 돌멩이

"아 구글 포토? 넌 안드로이드폰을 쓰잖아? 안드로이드폰을 쓰면서 구글 포토에 동기화를 시켜 놓으면 니가 찍은 모든 사진이 구글 포토로 업로드가 되는 거야. 구글 포토가 좋았던 점은 첫째가 '무제한 용량'이고, 둘째는 검색이 매우 매우 잘 돼. 게다가 가끔씩 추천도 해줘서 옛날 추억을 즐기기에 매우 좋은 서비스야"


수제비는 마치 중간중간 매직으로 문장을 지운 책을 읽은 기분이 들었다.

"뭐라고? 동기라고? 내 사진을 구글이 다 가져간다고? 지들 맘대로? 내 폰이 무제한 용량이 된다고?"


돌멩이는 즐거운 주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헛소리를 한다며 자기를 무시하던 수제비에게 잘난 척할 수 있는 시간이다. 즐겨야 한다. 돌멩이는 차근차근 설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먼저, 동기화부터 설명해줄게. 영어로 싱크(sync)라고 하는 건데. 같게 만들어 준다는 뜻이야. 노트북에서 작업을 했는데 노트북을 안 가져왔다고 해봐. 옛날 같으면 그 노트북을 찾으러 가야겠지만, 작업하던 파일을 클라우드에 업로드시켜놓으면 굳이 노트북을 찾으러 갈 필요가 없게 돼. 왜냐면 클라우드에서 불러오면 되거든"

"클라우드는 뭔데?"

돌멩이는 아차 싶었다.


"내가 비유를 잘못한 거 같다. 클라우드하고 싱크는 좀 다른 건데. 일단, 클라우드는 잊도록 해. 싱크는 말이야 니가 노트북에서 작업을 했어. 그다음 내가 쓰는 데스크톱 PC에서 작업을 하려면 파일을 복사해서 옮겨야 하잖아? 옮기는 작업을 자동으로 해주는 거야. 그런 걸 싱크를 맞춰 준다고 해"

"노트북을 그냥 들고 가면 되잖아 그걸 왜 옮겨?"


돌멩이는 또차 싶었다

"개념이 그렇다는 거지. 자 다음으로 가자. 아무튼 동기화는 싱크고. 니가 찍은 휴대폰 사진과 동영상이 모두 구글 포토에 자동으로 업로드가 된다는 뜻이야"

"그러니까. 구글이 뭔데 내 폰에 있는 사진을 다 가져가냐고!"


돌멩이는 삼차 싶었다.

"니가 허락하지 않으면 구글이 왜 가져가겠어. 니가 허락을 했겠지"

"내가 언제 했는데!"


돌멩이는 지쳐갔다. 하지만, 한번 더 참았다.

"아무튼 니가 허락했다고 치자. 그리고 무제한 용량이란 건 니가 찍은 사진을 전부 그 용량이 얼마가 되었든 다 저장해 준다는 뜻이야. 동영상은 고화질로 저장하지 않고 약간 화질을 낮춰서 저장시켜주긴 해. 폰을 바꿔도 옛날 사진은 그대로 둘 수 있는 거고. 폰에 저장용량이 부족해지면 지워도 돼. 그럼 넌 계속 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멋지지 않아?"

"동기화라며? 폰 하고 같이 만들어 주는 거라며? 내가 지웠는데 왜 구글이 내 사진을 계속 보관해? 지들이 뭔데?"


돌멩이는 포기했다.

"그냥 쓰지 마"

"안 쓸 거야!"


삶은 호의를 가지고 대한다고 해서 원하는 결론을 내놓지 않을 때도 많다. 가끔은 설득하거나 오해를 풀려고 애쓰느니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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