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페이지
'이 양반, 더 괜찮은 사람이었네'
모든 것을 알지 못하지만,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구는 게 나이 먹은 사람 특징 중 하나다. TV에서만 보고, 교육에 예능을 듬뿍 탄 프로그램들에 등장하는 사람이니 당연 학원 선생출신 또는 말 잘하는 역사 선생님 정도로 여겼다. 생각보다 TV에 나오는 사람치고 TV에 나올 만큼 말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애써 외면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이가 사놓은 책 중 익숙한 저자 사진, 왜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진은 꼭 이렇게 찍을까. 아마 잘 팔리기 때문이겠지만, 얼굴과 제목에 끌려 책을 집어 들었다. '그래. 역사가 어디에 쓸모 있는지 궁금하긴 했는데. 잘 되었네...'
책 읽고 나니 '저자는 우리 사회에 참 쓸모 많은 사람이구나'싶다. 연예인은 TV에서 만날 때 가장 좋고, 기자는 기사로 만날 때 가장 좋고, 저자는 책으로 만날 때 가장 좋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사람의 속성이다. 저자의 성격이나 인간관계는 모르겠지만 학교 선생님으로, 사회를 위해 10년간 무료 인터넷강의를 했다는 사실, 그리고 돈보다 학교를 선택했던 그의 궤적을 볼 때 사회에 적어도 나보다 쓸모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역사로 보는 삶의 이야기
정말 역사에 관심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들어본 적 있는 익숙한 소재들이 대부분. 그걸 가지고 풀어내는 여러 가지 삶의 관점들. 저자가 강연을 하는데 고개를 끄덕 거리 듯 듣는 것처럼 책을 읽어나가면서 대화하면 된다. 동의와 비동의, 적극적 찬성과 약간의 의심, 그의 경험과 내 경험 등 무리하지 않게 고집스럽지 않게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읽어나가면 책이 끝나 있다. 친하지 않지만, 편안한 저녁 식사를 한 기분이 드는 책이다. 배도 부르고 음식도 정갈하고, 간도 내게 맞는, 무엇보다 혼밥이 아닌 여럿이 함께 한 저녁밥. 내일 어떤 일을 하든 든든하게 채운 음식을 먹은 듯 한 책.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