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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Aug 23. 2016

2-2. 비상금을 만들자

남몰래 쓸 돈이 아닌 진짜 비상금

통장을 쪼개라는 이유는 앞에서 설명했어. 이제 통장을 한번 더 쪼갤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 시기야. 그 목적은 '비상금'. 유부남들에게 '비상금'은 부인 몰래 만드는 돈을 말해. 부인이 승인해 주지 않는 소비를 하기 위해 만드는 돈. 사회초년생 미혼 월급쟁이들에게 이런 돈은 필요하지 않아. 


비상금은 현금흐름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방어수단

계속해서 얘기해 왔던 것은 '현금흐름'을 안정화시키라는 거였어. 들고나는 돈을 잘 통제해서 안정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것이었지. 그래서 현금흐름도 파악해 봤고, 통장도 쪼갰어. 그런데 인생이란 게. 늘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 거잖아. 갑자기 일이 펑하고 터지네. 갑자기 돈이 들어가야 돼. 그럼 가뜩이나 통제하면서 줄여놨던 현금흐름이 순식간에 깨져버리고 원래 의도했던 방향과 달라지게 돼. 이걸 방지하기 위해서 만드는 항목이 비상금. 


비상금 어디에 쓸까?

이제 사회초년생이 되면 주위에서 갑자기 누군가 돌아가시는 일이 생길 거고, 연락 없던 옛 친구들이 갑자기 '청첩장'(이라 쓰고 '청구서'라 읽게 되는)을 보내오기도 해. 그래선 안되지만 갑자기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갈 수도 있고. 멀쩡하던 이빨이 말썽을 부리게 되는 경우도 있어. 이럴 땐 목돈이 들어가. 축의금이나 부조금은 3만 원만 넣어도 2곳이면 6만 원. 친한 친구면 5만 원 아니면 10만 원을 보내야 할 수도 있지. 치아와 관련된 치료비는 생각보다 비싸. 이럴 때 쓸 돈을 준비해야 하는 거야. 안 그러면 피 같은 적금을 깨야 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해. 대출이자는 비싸. 못 먹고 못 입어서 모으는 돈의 이자가 새끼손톱만 한데, 대출이자는 손바닥 만하거든. 저축/투자 항목은 안 건드리도록 해야 해. 


비상금은 정말 비상사태 때 쓰는 거니 또 분리!

비상금은 '저수지'통장에 넣어서 관리해도 돼. 하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잖아. 저수지 통장에 돈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고생한 나를 위한 선물을 주고 싶어 져'. 저수지 통장에도 한 달 넘게 돈이 쌓여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왜냐고? 고정지출비용은 모두 남들이 가져가는 것이니 챙기지 않아도 사라져 버릴 거고, 저금과 투자에 사용하는 돈도 모두 각각의 항목에 이체되고 있을 거야. (아니라고? 그럼 저축과 투자라는 항목으로 왜 분리해 놓은 거니?) 저수지에 돈이 있을 경우는 적금이나 예금 만기로 돈이 잠시 들어와 있는 경우 말고는 없어야 해. 


저수지 통장도 없는 셈 쳐야 하는 돈인데, 비상금은 그것보다 더 모르는 척하는 돈이어야 해. 


비상금 통장은 어떤 것으로?

CMA를 추천해. 증권사에 가면 CMA통장이라고 있어. 복잡한 것을 최대한 단순히 설명하면 보통 예금보다 이자가 더 붙어. 그리고 매일매일 붙는 구조야. 정기예금보다는 낮지만 보통 예금보다는 높아. 비상금은 언제 찾을지 모르는 돈이라서 '기간'에 묶여 있으면 안 되는 거야. 정기예금은 이자율이 조금 높지만 중도해지하면 한 푼도 못 받게 돼. 바로 찾을 수 있는 돈이어야 해. 이야기할까하다가안했는데, 덧 붙이면 CMA는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야. 이 말뜻은 당신의 돈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럼 여기 하지 말까? 아니. 그렇게 우리나라가 부실하지 않아. CMA 통장을 개설해 주는 금융기관이 그렇게 쉽게 망하지는 않으니 만들어도 돼.


정리하면, 보통예금보다는 금리가 밥톨만큼이라도 높은 CMA로

정기예금보다는 낮지만 언제나 해지(인출) 해도 이자 손해를 안 보는 CMA로 해 놓기를 바래(맞춤법은 '바라'가 맞는거라고 하지만 난 '바래'라고 할래. 짜장면을 짜장면으로 부르는 날이 온 것처럼 언제가는 되겠지)


비상금 규모는?

보통은 2~3개월어치의 생활비 정도를 하라고 해. 딱 맞는 규정은 없어. 나한테 가장 적합한 것을 찾으면 돼. 개인적으로는 100만 원은 넘겼으면 좋겠고 정 힘들면 50만 원은 넘겼으면 좋겠어. 적절한 금액이 모였다고 생각하면 나머지는 저축/투자로 돌리는 거야. 


비상금은 어떻게 모을까?

힘들지? 첫 달에 무조건 저금과 투자하지 않고 비상금 쌓겠다고 하지 마.  한 달에 10만 원이나 5만 원 정도 적은 금액으로 쌓기를 추천해. 그리고 비상금이 쌓이기까지는 돈 나갈 일이 없기를 기도도 하고.

현금흐름과 통장 쪼개기가 완성되고 나면 이렇게 될 거야


다 만들어졌어? 축하해! 다음은?

처음 이런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3개월 정도는 계속해서 조정을 해줘야 할 거야. 어떤 달은 용돈이 많이 남고, 어떤 달은 저수지에 있는 돈을 끌어다 써야 할 만큼 돈이 없을 수도 있을 거야. 모두 자기에게 적합한 구조로 안정화시키도록 관리해야 돼. 일반적인 내용이라면 이렇게 돼


1. 소비 통장에 잔액을 남기도록 노력한다 → 저축/투자 여력을 늘린다.

2. 고정지출을 줄여서 저수지 통장에 돈이 쌓이도록 노력한다 → 저축/투자 여력을 늘린다.

3. 1번과 2번으로 기존 저축/투자 외에 돈이 조금 남으면 우선 '비상금'통장으로 옮긴다. 

4. 목표된 '비상금'이 쌓이면 남는 돈으로 '저축/투자'상품에 집어넣는다. 

5. 목돈이라고 생각되는 돈이 될 때까지 1~4번을 반복한다.

6. 목돈이 모이면 '목돈 투자 대상'을 찾는다. 

7. 이 와중에도 1~5번을 반복한다

8. 돈이 더 필요 없을 때까지 1~6번을 반복한다. (결국 평생 해야 한다)


다음 글은 가장 기본 상품인 예금과 적금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해. 아니면, 대체 얼마를 줄이는 것이 좋은 것인지 이야기해볼까 해. 무엇을 하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오늘의 뒷 얘기) 일부 내용 수정(추가)했습니다. (2016. 10. 17)

(오늘의 수정) 문구 및 글꼴 크기 수정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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