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들 틀린들 즐거우면 되았다.
Caravaggio. 한 사람의 이름인데 한글로는 종류가 많기도 하다.
카라바조
카라바죠
까라바죠
카라바지오
까라바지오
카라바찌오
카라바치오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사용되는 동일한 사람의 이름이다. 처음 들어봤을 수도 있고, 익숙할 수도 있지만 별로이 중요치 않다. 관심 없는 사람에게야 미국 대통령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할 텐가. 이 사람은 미국 대통령도 아니고,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그 어떤 사람과 단 하루도 겹쳐서 살아본 적 없는 옛날 사람이다. 관심 없으면 몰라도 되는 사람. 그래도 충분하다.
그래도 어엿한 사람의 이름이라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뭐라고 발음하는지 궁금했다. 옛날 사람이니 현대 발음과 좀 다르겠지. 뭐 어때. 그래도 궁금해서 발음을 들어본다. 구글 번역기는 상당히 좋은 기능을 제공한다. 그나라 말로 단어 읽어주는 기능. 이태리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이태리어 발음과 영어식 발음을 들어봤다.
이태리어로는 '까라바찌오' 또는 '까라바쬬'로 들린다.
영어로는 '카라바지오'로 들린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데 보통 '카라바조'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래서, '카라바조'로 부르기로 했다. 왜 이렇게 표기하는지 국어연구원까지 뒤지면 더 알아내겠지만, 여기서 멈추는 게 적당하다.
네이버의 미술대사전(인명편)에 아래처럼 나온다. 요약이다.
이탈리아의 화가. 철저한 사실과 진지한 신앙에 의해 후기 마니에리슴에서 바로크로의 전기를 개척한 거장이다. 20세기경 풍속화와 정물화를 그렸고, 바로크 회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성 요한의 참수’는 그의 대작으로 손꼽힌다.
설명 참 어렵다. 여기서 알아들을 내용은 '이탈리아의 화가'. 아! 이태리는 노인네 표기인데.. 노인네 말투를 드러냈다. 숨기진 않았으니 죄지은 것은 아닌데 좀 민망하다. 이태리=이탈리아 라는건 다 알겠지. (#나라이름 읽기)
요약문에 오타가 있는거 같다. 20세기경 풍속화와 정물화를 그린게 아니라 20세경 이다. 본문에 그리 나온다. 최근사람 아니다.
두산백과에서는 아래처럼 나온다. 이것도 요약
이탈리아 초기 바로크의 대표적 화가.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잘 표현하였고 근대사실(近代寫實)의 길을 개척했다. 주요 작품으로 《의심하는 토마》가 유명하다.
그나마 이 설명이 좀 더 쉽다. 그리고, full name은 훨씬 더 길다.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다. 내 할아버지 이름도 빨리 생각해 내지 못하는 데 무슨 full name을 외우겠다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잊기로 했다. 귀찮지만 적어두기는 해야겠다.
Michelangelo Merisi (이게 본명)
Michelangelo da Caravaggio. (그럼 이건 예명인가? Caravaggio가 출생지란다. 굳이 해석하면 '카라바조 출신의 미켈란젤로'가 될 거 같다.
빛과 그림자의 대비. 카라바조의 그림을 보면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미술전공자도 아닌 사람이 그림을 즐기려면 한 가지만 머릿속에 담으면 된다. 나머지야 더 좋아하면 궁금해서 알게 되겠지. 어떤 사람에게 관심이 생기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알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르는 게 인생. 차차 알게 되겠지. 모른 들 그만. 내 감상이 미술사적으로,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잘못되었는지 전전긍긍하는 것보다 그림을 보고 즐기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 이 녀석!
얼굴 표정부터 거만한 자세, 몸을 얇은 이불로 휘감은 것 같은 패션과 누가 봐도 알아차릴 만큼 커다란 술잔을 들고 있는 손. 근육이 꽉 잡힌 팔뚝과 한쪽 젖가슴의 노출 정도까지 적당히 자극적이다. 그리고, 기억해 둘 한가지였던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뚜렷해 보인다. 마치, 구시대 유물이 된 사진관에서 어두컴컴한 커튼을 배경으로 한껏 자세를 잡은 동네 놈팡이가 찍은 사진처럼 보인다.
아래 부분은 생각나면 추가할 거고, 귀찮으면 넘어갈 내용들
#나라이름 읽기 : 한자식 표현(옛날)과 요즘표현
#da Caravaggio : 이탈리아어에서 da의 용법. from이 아닐까? 또는 of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