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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Oct 06. 2019

[T's Diary] 월급의 얼마를 저금해야 할까?

1st 저자 토크 질문과 답

Q. 월급의 얼마를 저금해야 할까요?

A. '버거울 정도'를 하세요. 비율이 있지만 비율만큼 못하면 죄책감 드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나마 그날 대답 중에 가장 잘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내용이다. 그래도 조금 더 덧붙여야겠다. 사실 다들 궁금해하고 있고, 인터넷을 뒤지면 온갖 이야기들이 나온다.


비율을 정해서 하면 좋은 점

기준이 명확해서 가장 좋다.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달성률을 따지면서 본인을 괴롭히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에 좋다. 요즘 트렌드에도 맞는다. 숫자로 표현하는 순간 다른 이유가 끼어들 틈이 별로 없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늘 목표를 숫자로 정한다. 그래서, 내가 회사를 좋아하지 않는다(응? -_-)


예를 들어, 사회초년생이라면 혹은 20대라면 수입의 70%를 하세요라든지, '투자 비율은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만큼 하라'든지 하는 식이다. 당신이 20대라면 80%를 저금 말고 투자하라는 뜻이다. 그럴듯하다. 60대가 되면 위험한 투자 비율은 줄여야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율을 정해서 하면 나쁜 점

죄책감이 들거나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게 된다. 예를 들어 부모님의 집에서 출퇴근을 하고, 부모님이 넉넉하신 분들이라 옷이나 가끔 선물을 사주시는 경우에 50%는 '면죄부'다. '나는 충분히 저금하고 있다'라고 말하더라도 동의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라면 70% 이상 저금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직장을 위해 올라와 혼자 거주비를 대는 것뿐만 아니라 학자금 대출도 갚고, 부모님에게 생활비까지 드려야 하는 계약직 사회초년생에게 50%는 넘기 힘든 목표다. 죄책감이 들고 본인을 부족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저금은 '버거울 정도'가 적당하다.

대신, '죽을 만큼'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이유는 두 가지 때문이다.

첫째. 재테크라고 말하는 돈에 대한 관심은 '평생' 가져가야 한다. 젊어서 '질리면'안된다. 몸을 만들어 가듯 계속해서 조금씩 강도를 높이고 늘려가는 운동처럼 생각해야 한다. 뱃살을 빼려고 갑자기 굶으면 단기간에 살은 빠질지 몰라도 주름이 늘고 '포동포동'으로 되돌아 가기 쉽다.  

둘째. 부모님 세대와 달라졌다. 이거 중요하다. 전쟁을 겪고 보릿고개를 넘으며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어르신들의 삶은 인정하고 존경한다. 하지만, 그때와 달라졌다. 배고픔을 참으며, 불합리와 장기간의 노동으로 성장하던 경제는 끝났다. 여전히 제조업과 노동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결이 다르다. 달라야 한다. 그렇다고 '낭비'하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낭비'와 '투자'는 전혀 다르다.


버거움의 측정

숫자로 말하면 좋겠지만, 제각각 다른 것을 최대한 그럴듯하게 표현해 봐야겠다. 내가 책을 쓴 이유도 '경제를 그럴듯하게 스스로 표현해 봐라!'라고 했던 것인데 얼마나 잘할지 나도 궁금하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럴듯하다'라고 스스로에게 OK를 해준 것이다.


아래 표가 내가 생각하는 '버거울 만큼'의 기준이다.

1) 죽을 만큼

주로 우리 부모님들이 썼던 방식이다. 부모님 세대들에게 2)의 영역은 '사치'였다. 1) 영역을 줄여서라도 저금해야 했다. 그때 '저금'은 처절한 '생존'을 위한 행동이었다. 겨울잠을 준비하는 곰이나 다람쥐처럼 열심히 모아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만약 2) 영역이 존재했다면 그건 자식들을 위한 교육비용이었을 것이다.

지금 사회초년생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유는 2)의 영역에서 설명하겠다. 하지만, 기억해야 한다. '낭비'는 아니겠지만 '풍성하게'도 권할 생각은 없다. '버겁게(못해도 타이트하게)'라는 말이 이 영역에도 적용된다. 아무튼, 적절한 생존을 위한 비용이다.

빼먹었다. 대출을 갚는 돈은 이곳이다. 그리고 대출이 있다면 갚는 게 우선이다. 사업하는 경우나 투자를 위한 단계라면 몰라도 사회초년생이라면 알단 갚는 게 낫다.


2) 버거울 만큼

생존 비용을 제외한 모든 영역이 '버거울 만큼'에 해당한다. 부모님 세대와 달리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하면 밥이 해결되는 시대'가 아니다. 충성을 한다고 '정년이 보장'되지 않으며, 수명 연장으로 퇴직 후 일거리도 찾아야 한다. 게다가 자식들에게 기댈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꾸준히 '뭔가' 준비해야 하는 비용이다. 나는 '뭔가'를 알까? 수익은 몰라도 방법은 하나 찾았다. 이렇게 끄적이기. 돈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고 걱정이다.

한 가지로 좁힌 것은 모든 것을 다 해보겠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포기하기 싫고, 정말 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하자. 더 늙은 나를 위해서


3) 저금할 돈

1)과 2)를 제외한 비용을 '탈탈'털어 저금하면 된다. 전체적으로 1)과 2)의 비용은 스스로에게 각박해져야 한다. 그래야 3)의 영역이 늘어난다. 그리고, 습관이 잡히면(적어도 '만기'라는 것을 1회 이상 경험한 후에) 저금할 돈을 나눠서 '투자'라는 것을 시작하면 된다.


모아봤자 티끌 같은

처음 돈을 모은 후 뒤돌아 보면 보통은 '허무'하다. 뿌듯한 경우도 있지만 금액을 보면 좀 우습다.

한 달에 50만 원을 모은다고 해보자. 1년 뒤는 6백만 원. 한 달에 80만 원을 모아도 960만 원. 1천만 원이라는 숫자를 넘기려면 85만 원은 저금해야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내가 해줄 말은 '해야 한다'라는 말이다. 나중에 월급이 2백만 원이 아니라 2천만 원이 되어도 저금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늘 부족하다. 그래서, 해야 한다. 부모님께 받을 재산이 있어도 해야 한다. 관리 역시 습관이고, 돈을 소중히 생각할 줄 알아야 까먹지 않게 된다. 초보 단계를 떼고 그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 그게 합리다.


저자 북 토크에 오셨던 분의 글입니다. 좋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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