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에서 가격이 움직이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으로 설명할 수 있다. 유가가 올랐다면 수요가 늘었거나 공급이 줄었을 때라고 볼 수 있다.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늘어날 것 같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더 많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수요가 줄어드는 것보다 수요가 줄어들 것 같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투자나 경제를 더 고민하는 측면에서는 ‘왜 수요가 늘어날 것 같은지’ 또는 ‘왜 수요가 줄어들 것 같은지’를 알아내고 대응해야 더 많은 수익을(때로는 손실을) 보게 된다.
1.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확산과 유가의 관계가 애매해 보이면 안 된다. 코로나의 대표적인 경제적 부작용은 경기 축소다. 사람들이 나가 다니지 못하고 이동이 제한되면 경기는 움츠려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가 역시 선제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늘고 코로나로 인한 피로감이 늘어나면서 슬슬 코로나 이전 단계로 생활이 돌아가려 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으로 생활이 돌아간다는 의미는 경기가 원래 대로 회복될 것이라는 해석이 된다. 거의 모든 것의 근본이 되는 원유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수요가 느니(늘어날 것 같으니) 가격이 오른다.
2 이란과 미국은 사이가 안 좋다. 콕 짚어 이야기하면 핵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은 핵협상을 하다가 틀어졌다. 모양새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깬 거다. 바이든이 새 대통령이 되었으니 ‘옛날 일 잊고 잘 지내보자’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이란에서도 정권이 교체가 되면서 강경 보수파가 권력을 잡았다. 이란과 미국의 새 지도부가 잘 협의를 하게 되면,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리게 되고, 원유의 수출도 가능하게 된다. 수요 공급 측면에서 볼 때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니 유가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둘이서 합의를 못해 강대강으로 부딪히게 되면 지정학적인 위험도 올라가면서 유가는 더 오를지 모른다.
3. 친환경 투자 때문이란 얘기도 나온다. 각국 정부들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돈을 많이 쏟아붓고 전통적인 석유 채굴에는 줄여왔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도 공급을 단시간 내에 늘리기 어려워서 더 많이 가격이 오른다는 얘기다. 이와 비슷한 얘기로는 미국의 셰일가스회사들이 파산했다는 요인도 있다. 셰일가스 회사들이 파산하면서 일정 정도 금액이 넘어가면 가격 경쟁력 있어 일정 가격 수준을 방어하던 요인이 사라졌다는 해석이다.
아무튼 그래서 유가가 오를 것으로 본다는 해석이 많다.
유가가 오르기만 할리 없다. 적어도 급격하게 오르지 않을 거란 얘기도 있다.
1.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를 기존의 백신이 잘 막아내지 못한다면 다시 코로나로 움츠려 든 상황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럼 당연히 유가의 수요가 줄고 가격은 떨어진다.
2. 미국과 이란이 매우 원만하게 합의를 하는 경우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의 원유가 시장에 나오게 된다. 이 상황은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을 내리는 요인 된다.
3. 각국 정부는 유가의 급격한 상승을 바라지 않는다. 급격한 유가상승으로 급격히 물가가 오르는 등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에서 관리에 들어갈 것이란 추측이다.
현재의 뉘앙스만 보면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에 있고,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연말에 100달러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맞을지 아닐지는 연말이 되어봐야 알 수 있다.
밋밋하고 경제원론에 맞춰 설명하면, 원유의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어들 사건이 터지면 가격이 오르게 되고, 원유의 수요가 줄거나 공급이 늘어날 사건이 생기면 가격은 내린다. 결국 기사를 볼 때 유가에 영향을 끼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해서 유가가 내릴지 오를지 방향을 맞추는 능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