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속으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이것도 거짓말입니다만 책을 또 낸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 능력보다 넘치는 행운입니다. 책을 사주시는 분들, 돈과 맞먹는 시간이란 자원을 투입해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좀 더 열심히, 좀 더 치열하게 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기억나 부끄럽습니다. 나이 들어 고등학생 때 왜 더 공부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처럼 책을 내고 나면 왜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늘 후회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나이 먹으나 어리나 똑같이 한구석 모자란가 봅니다.
경제지식이 돈이다.
제목이 너무 거창해서 부담됩니다. 저만의 원칙 때문에 부담을 기꺼이 안기로 했습니다. 제 원칙은 책을 내고, 알리고 파는 일은 나보다 전문가인 출판사분들이 낫다는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그래서, 책을 낼 때마다 제게 의견을 묻지만 표지, 디자인, 제목, 가격 등은 항상 출판사의 의견을 따릅니다. 책을 만들어 주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이자 예의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부담은 부담입니다. 자꾸 누가 "그래서 너 재산이 얼만데?"라고 물어볼 것 같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분이 일하는 곳이라 특별히 그 서점 링크를 겁니다. 가끔 제가 이야기하는 책 좋아하고 책 파는 회사에 다니는 분입니다. 밥 잘 사고 술도 잘 사지만 제 책을 사거나 제 책을 홍보하거나 제 책에 대한 평을 해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그분과 책 이야기를 할 때 기대조차 없던 엘레강스한 문장을 듣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생긴 것과 달리 깜짝 놀랄 정도로 간혹, 간헐적으로, 잊을만하면, 가끔 지적이고 전문적이며 고품격의 어휘 및 문장을 구사하는 불가사의한 사람이죠.
특별히 고마운 분들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이 두 분입니다. 한 분은 제가 일하는 바닥에서 만난 선배입니다. 저보다 나이도 많고 저보다 먼저 미디어의 발전과 변화와 저널리즘을 위해 피 터지게 노력하시는 분입니다. 이것저것 참 많이 알고 계시고, 말보다 글을 더 잘 쓰는 천생 기자입니다. 게다가 본인보다 훨씬 예쁘고 똑똑한 따님을 모시고 계신 분이죠. 저의 부탁에 싫은 내색 하나 없이 흔쾌히 몇 줄짜리 추천사를 써 주셨습니다. 한 번도 저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인성까지 갖추신 분에게 저는 간사하게도 '선배'라 부르며 계속 이런저런 일로 괴롭힙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최진순 선배."
두 번째는 골드래빗이자 지금은 래빗스쿨 대표이신 박지수님입니다. 처음에는 호기심, 두 번째는 존경, 요즘은 경외감까지 들 정도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시는지. 이렇게 바쁜 분이 추천사를 써주시고 요청도 안 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본인 돈으로 책 나눔 이벤트까지 하고 계십니다. 감사함이 커져 당황이 돼 인사도 못 드렸는데 이렇게라도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드립니다. "대표님. 사실, 저 회사 은퇴하면 래빗 스쿨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싶었는데요. 지금은 좀 두렵습니다. 전 대표님처럼 열심히 못할 거 같아요." 경제를 제대로 한번 배우고 싶다 생각하시면 지금 바로 @골드래빗님 브런치에 가서 훈련 프로그램 등록하세요. 확실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벤트 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 중입니다.
제 책도 아닌 분들이 자기 돈과 시간을 써 가면서 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데 저는 떠먹여 주는 밥 숟가락만 보고 있는 꼴입니다. 그렇다고 '댓글'을 달아주세요. 하려니.. 제 브런치를 읽는 분들은 댓글은 거의 안 달고. '좋아요'를 꾸준히 눌러주시는 분들에게 직접 '책 드릴 테니 받아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우습고, 연락할 방법도 없고. 고민 중입니다. 어떻게든 고민해서 뭔가 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영상도 있는데. 이건 다음 글에서 보여드릴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