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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Mar 11. 2024

단대신문 여러분 고맙습니다


간혹 내게 대학생들의 요청이 오면 가능한 맞추려 한다. 나이 든 사람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젊은이를 돕고 지원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짜로 하진 않는다. 재능기부라는 말로 포장된 공짜경제는 서로 착취하는 관계가 되기 쉽다. 가끔 강의를 나갈 때 강의를 듣는 경제초보들에게 경제를 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두 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 또 하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원칙. 


조금의 설명을 더해야겠다. 난 돈을 밝히지만 돈만 밝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진 않다. 분명, 돈을 지불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아이들 같이 수익활동이 없는데 대신 돈을 지불해 줄 어른도 없는 경우라면 돈 받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대가는 꼭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상대방이 해준 것에 대한 값은 치러야 한다. 그게 건강한 시장경제다. 그 값은 진정한 고마움이 담긴 인사일 수도 있고, 고마움이 담긴 손 편지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값을 치르는 수단이 돈 대신 다른 것으로 바뀌는 것이지 공짜는 아니라는 점이다.  재능기부를 요구하는 어른들 중에 정말 돈이 없어서 요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너무 닳고 닳은 것일 수도 있다. 인정한다. 


원고료는 요즘 받는 금액 대비 1/5 수준이지만 학보사의 예산을 생각하면 그들은 충분한 값을 지불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당히 재능기부하라는 요청보다 100만 배 고맙고 충분한 금액이다. 그래서 작년에도 고민 없이 응했고, 올해 역시 급하게 요청이 왔지만 흔쾌히 응했다. 그리고 집으로 배달 오는 학보. 내가 졸업한 곳은 아니지만 챙겨주니 고맙다. 가장 좋을 땐. 잊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이 부르르 울리면서 '입금알람'이 뜰 때다. 내 심장도 부르르 떨린다. 그동안 눈여겨보았던 수많은 쇼핑 리스트 속 물건들이 '이제 내가 나설 땐가?'라며 머릿속에서 손을 든다. 거듭 말하지만 난 돈을 싫어하지 않는다. 아마, 이런 태도 때문에 브런치 구독자수 대비 댓글과 좋아요 수가 현저히 낮은 듯싶다. 


밀린 일들이 있는데. 정작 그건 하기 싫고. 그렇다고 멍청하게 유튜브만 보고 있기는 불안하니 시시콜콜 글을 길게 쓰곤 꼼꼼히 다시 읽어보며 퇴고도 한다. 시험 기간만 되면 책상을 정리하고 방을 청소하는 딱 그 행태다.  


아무튼! 단대신문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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