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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riteller 토리텔러 May 19. 2024

덜 먹고 우직하게 달려라

김고금평 지음, 좋은습관연구소

"오십, 내 몸의 청춘이 시작된다"

책 표지에 쓰여 있는 글이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거는지 중요하다. 책 표지에 쓰여 있는 제목 외에 추천사, 소주제, 슬로건 등이 책을 집어 들도록 유혹한다. 내게 이 책은 '오십'이란 단어로 말을 건다. 오십이 된 사람에게 좋을지 나쁠지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끌린 건 엉뚱하게도 책 사이즈와 표지였다.


"기자의 집요함으로 찾은 단 하나의 건강습관"

기자가 쓴 글이라. 대략 어떤 맛일지 떠 오른다. 기자들은 훈련을 받기 때문인지 기자만의 말투와 글투가 있다. 신문기자와 잡지 기자 사이에 좀 다르고, 정치부 문화부 기자 사이에 좀 다르긴 해도 크게 '기자어'로 분류할 수 있는 그런 투다. 사투리처럼 독특한 억양이 있지만 기자들이 쓴 글이라면 적어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헤맬일은 없다. 적어도 알려진 매체사에서 글밥으로 먹고 산 기자들은 잘못된 주장을 당당하게 할지는 몰라도 글 읽는데 숨이 턱턱 막히게 쓰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만큼 이 책은 잘 읽힌다.  


기자는 모르겠다지만 난 왜 알 거 같지...

글 쓴 기자는 자신의 체력 상태와 몸상태를 이야기해 준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이 부분 참 특이하다. 기자생활 하느라 힘들었겠다- 운동도 열심히 했고, 그런데 당뇨 위협이 있고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적절한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힘 있게 잘 요약해서 잘 전달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자의 색깔이 드러나는 툭툭 던지는 말투가 재밌고 책을 읽는 맛이 난다. 

증거도 없고 설득도 되지 않는 이 수치에 분노와 짜증이 치밀었다

건강검사 후 나온 수치표를 받아 들고 나서 쓴 문장인데. 난 기자가 어떤 표정을 지은채 어떤 기분으로 이 말을 하는지 알 것 같다. 

달리는 사람이 건강한 게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달린다.

기자들은 가끔 이렇게 멋진 문장을 만들어 낸다. 

남자들의 '슬기로운 부엌생활' 필살기
... 아침 식사를 완성하는 동선에서 손발이 이리 착착 맞는다는 느낌을 받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주방이 두렵다면 용품에 관심을 가져라...

그동안 주방생활을 왜 안 했을까? 기자들은 사회 평균보다 더 고루하기도 하다. 그리고 남들이 다 알고 뒤늦게 겪은 자신의 경험을 놀라워하면서 글을 남기기도 한다. 이렇게... 그래도 고생했고, 잘하셨다고 말하고 싶다. 


자기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낸

저자를 본 적 없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일을 할지는 알 것 같다. 그만큼 자기의 삶과 인생을 솔직하게 잘 드러냈다. 음악도 추천하고, 외우는 영어문장도 알려주고, 자신의 키와 몸무게는 물론 의사들과의 대화도 다 풀어낸다.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는 점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내가 끌린 다른 이유

이 책은 에세이가 아닌가 싶다. 정보가 들어 있는 에세이. Info-ssay라 분류하고 싶다. 이런 분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에세이처럼 남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있고, 그 재미있는 이야기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그 이야기 안에 일관된 주제(이 글에선 건강)의 정보가 들어 있는 형태.

 

책의 표지와 크기도 내용과 너무 잘 어울렸다. 작은 크기, 적당한 두께. 한 손에 딱 잡히는 크기. 화려하지 않은 표지. 모바일로 읽더라도 크게 이질감이 들지 않을 것 같은 편집. 온-오프 모두 일관된 경험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소박하고 화려하지 않은 책의 만듦새가 내용과 잘 어울린다.  

아니면, 출판사에 딱 어울리는 시리즈일지도 모르겠다. 좋은 습관 연구소에서 내놓은 '좋은 습관 보고서-건강 편'. 회사 그만두면 꼭 달리기를 시작해야지 다짐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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