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떠나고 아들이 태어나다.
한 생명이 가고 한 생명이 오다.
지난 2019년은 정말 내 인생을 통틀어 다사다난이라고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암 말기 판정, 분명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야속하게도 암덩어리들이 급속도로 자라나 다른 장기까지 이미 퍼진 뒤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니..제대로 손써보지도 못한채 하릴없이 스러져간 아버지는 요양병원에 시한부선고를 받은지 꼭 한달 만에 세상을 등지셨다.
몇년전의 일이지만 그날의 기억이 아주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날의 나는 제대로 효도해보지도 못한채 아버지를 떠나보냈다는 죄책감이 목까지 차올라 짐슴처럼 울부짖었던것 같다. 전국에서 손님이 쏟아졌고 손님 받느라 슬픔을 의식하지 못했지만 염을 하는 순간에 마주한 아버지를 보니 슬픔으로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기에...
만삭인 와이프에게는 제대로 얘기 할 수 없었지만 그 당시의 나는 슬펐고 아팠다. 아버지를 떠나 보낸 후에는 곧 태어날 아기 생각보다 여러 상념들로 마음이 복잡했다. 장례식 이후 정확히 두달 후, 나는 눈이 참 맑은 한 아기를 마주했다. 그런 나를 위로 하듯 내 삶이 툭 나타난게 바로 아기였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렇게나는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