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맣게 살 거야. 진민영, 책읽는고양이. 20180520
나는 항상 심각했고 비관적이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도 비관적인 결과를 먼저 생각했고, 인생은 아주 심각했다.
그렇게 결정하고 선택한 일들의 결과가 모두 비관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왜 그런지 지금도 어떤 선택 앞에 서게 되면 항상 나쁜결과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건 자라온 환경일수도, 내 개인적인 성향일 수도 있겠으나.
어찌됐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내 성향이야말로 부정적이다.
해서 근래에는 조금 가볍게 살려고 한다.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 실패하면 말지 뭐. 이게 아니면 다른곳에 문이 열리겠지 뭐
이런 어찌보면 허무주의 같은 심정이랄까.
본질을 선호하는 성향은 어디서나 유용하다.
여행을 다녀도 본질에만 집중하면, 공용 샤워장이나 딱딱한 매트리스도 대수롭지 않게 이용하게 된다.
누울 이부자리가 있고, 하수도 시설이 있으면 충분하다.
본질을 포착하는 안목은 단언컨대, 내가 얻은 최고의 선물이다. 군더더기와 본질을 판별해 낼 수 있다면, 삶의 복잡함이 순식간에 단순해진다. 본질을 추구하면서 나는 물건을 비롯해 관계, 학습,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모든 것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았다.
본질을 파악하는 안목은 효율만을 중시하는 단조로움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의 홍수 속에서 집중해야 할 단 하나의 중요한 가치를 보는 통찰력이다. 평범함 속 특별함을 발견하는 눈이 본질을 보는 능력이다.
p120-121
이 에세이를 통틀어 가장 공감되는 글이었다.
본질을 꿰뚫는 눈.
선택 앞에서 항상 부정적인 결과만을 보았던 것도 나는 그것의 본질을 몰랐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내가 이 선택을 왜 해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서 이것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본질적 고민없이 남들 눈에, 아니면 내가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상황을 위한 선택을 해서 부정적인 결과만을 보았던 것은 아닌가 싶더라.
아주 가볍고 작은 책인데.
큰 울림이 있다.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을 거창하게 표현하지도 않았고. 정말 조그맣게 저자의 인생과 생각을 집약해둔 에세이다. 마음이 시끄럽거나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그리고 삶이 나의 마음처럼 풀리지 않을 때 가볍게 읽고 크게 감동하기 좋은 에세이다.
간혹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되게 빈약한 삶이라고 비난 받을 수 있겠지만.
저자의 조그마한 삶을 엿보는 것 만으로도 내 인생의 중심을 어느 정도는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