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들을 처음 본 건, 내가 아주 어렸을 때였다.
식료품 가게를 향해 걸어가다 재잘대는 소리에 멈춰 섰을 때 보았던 풍경, 단풍나무 그림자 아래에 쪼르르 모여 앉아 노래를 부르던 파란 꼬마들.
지켜보는 나도 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무 아래 솟아난 작은 버섯들 사이를 건너던 웃음소리,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나비와 잠자리들, 그리고 그 아이들이 함께 부르던 되풀이되는 노래.
꿈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하지만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몇 주가 흐르고 몇 달이 지나도 그 꿈은 반복되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내가 작은 수풀 속에서 파란 꼬마들을 봤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내 이마에 손을 얹었고 아버지는 마을의 촌장에게 나를 데려갔다.
나를 두고 어른들은 한참을 의논했다.
그리고 그 애들은 내 생각 속에서만 존재한다며 내게 말했다.
"존재하지 않는 꿈을 계속 꾸는 건 병이야."
그래서 나는 병원이란 곳에 들어갔다.
하얀 가운을 입은 사람들 사이에서 푸른색 약을 삼키며 잠만 잤다.
그런데 그 약을 먹을수록, 그 꿈은 더 생생해졌고, 꿈속의 아이들의 표정은 점점 더 또렷해졌다.
그때부터 내 안에서 어떤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이건 꿈이 아니다.
그 아이들이 어딘가에 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때가 내가 잃어버린 무언가를 되찾는 순간일 거야.
내가 나도 모르는 이름을 갖게 된 건 그 무렵이었다.
원래의 내 이름은, 오래전에 잊었다.
그 이름은 병원 기록 어딘가의 잉크 얼룩 아래 사라졌을 것이다.
'가가멜'
그건 내가 선택한 이름이 아니었다.
"얘, 그거 들어 봤어? 파란 애들 찾아다니는 그 미친 과학자."
"가가멜 말이야?"
사람들은 웃었고, 그 이름은 그렇게 불렸다.
그 안에는 조롱과 두려움, 경계심이 있었다.
나는 그 이름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혼자서, 버려진 산장의 지하실을 개조한 작은 실험실에서, 숲을 헤매며.
그때부터 사람들은 말했다.
“그는 미쳤어.”
“그냥 아이들을 싫어해.”
“그는 작은 아이들을 쫓아다니는데, 그것들을 잡아먹으려는 거야.”
하지만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다.
왜 내가 그토록 그 아이들을 찾아 헤매는지, 왜 그 웃음소리에 사로잡힌 채 숲을 계속 뒤지는지.
나는 그 아이들이 내가 잃어버린 것이라고 믿었다.
나의 어린 시절,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었던 시간들, 그리고 내가 될 수도 있었던 수많은 '나'의 꿈의 조각들.
그 아이들이 사라진 뒤로, 나는 매일 꿈속에서만 그들을 본다.
그리고 깰 때마다 내 옆구리에 생긴 작은 구멍이 조금씩 더 커진다.
그 구멍을 채우려고 나는 끝없이 그 아이들을 쫓아다녔다.
언제나 그 아이들을 따라다녔지만 단 한 번도 내 손에 잡아 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 보니, 나는 괴물 취급을 받게 되었다.
어느 날, 안개가 낀 숲 속에서 나는 마침내 이상한 문 하나를 발견했다.
그 문은 지금까지 내가 꾼 꿈의 경계 같았고, 문 틈 사이로 희미하지만 반복되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갔다.
스머프 마을이었다.
아이들의 버섯집들이 있었고, 재잘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마을의 입구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을 때, 그 아이들 중 하나가 말했다.
“우린… 네가 만든 꿈이야.”
나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듯 주저앉았다.
"너희가… 뭐라고?
내가... 만든 거라고?"
“그래.
너는 외로워서,
슬퍼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래서 우리를 만들어낸 거야.”
그 말이 끝나자 마을은 사라졌고, 아침이었다.
나는 부서진 실험실 안에서 눈을 떴다.
굴러다니는 플라스크와 비커들, 타버린 책장들 사이에 나 혼자 있었다.
나는 가가멜이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악당이 된 남자.
스스로를 찾으려다, 괴물이 되어 버린 사람.
하지만, 너희가 만든 게 나인지, 내가 만든 게 너희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내 꿈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