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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재테크 컬럼] 다시 살고 싶다

에세이

by 가이아G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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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17




다시 살고 싶다





나는 늘 그렇게 살았다


16살까지는 가난한 부모님의 생계에 도움이 되어야 했기에


초등학교부터 아동 노동으로 불리는 가족이 직원이 된 식당에서


깍두기 무를 썰고 바닥을 쓸고 닦고


그것이 못마땅한 나는


인문계 교등학교가 가고 싶어 집을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어디 감히 16살짜리가 감히 할 수 있는 행동일까?


그럴 만큼 나는 부모님이 강요했던 여상이 죽어도 가기 싫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삶의 방향이 바뀌어 버렸다


분명 공부하러 집 나왔는데 집을 나오니 돈이 없었다


웬걸 돈이 없다 보니 공부를 포기해야 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일까?


지금 46살에 내가 나에게 되물어 본다


그리고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한치의 미련 없이


동일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때 알았다 고등학교가 의무교육이 아니고


공부하려면 돈이 필요하단 걸


사실 태어나서 그때까지도 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어서


유치원도 안 다녀봐서 나는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16살 나는 내 미래와 힘든 실랑이를 벌였다


그리고 그때부터 돈만 벌었다








삶을 힘들게 만든다는 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우는데 쓰는 돈이 아까워하신 부모님을 보고 배운건


이것이 가난이 대물림이 될까 두려웠다








내 DNA 내 피가 미울 정도로


내 부모님께서는 배우는데 쓰는 돈을 아끼셨기에


그 덕에 나는 초인적으로 배우는데 쓰는 돈을 벌기 위해


나란 인간의 청춘을 포기했고


학창 시절 책과 펜보다


내손엔 하루의 일당이 더 많이 주어졌다








그래서 나는 안다


무식하면 무엇이 겁난다는 걸 비유하자면


가난의 대물림은 지식투자의 끊김이다


체험하지 못하고 그 일만 하는 버거움


경험하지 못하고 그 일만 되풀이하는 지겨움


우리는 다 성장한 이후에도 유년의 체험을 바탕으로 살고


그 체험대로 반복하며 늙어간다








그 시간이 우리를 가두고 자신을 가두어 힘들게 하는 일


삶은 그래서 때가 필요하다


책을 들 나이와 낫을 들 나이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가난하면 나이를 무시해 들어야 한다는 것


16살 나는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었다


단지 공부하고 싶었고


16살 나는 아무런 갖고 싶은 게 없었다








단지 책이 필요했을 뿐이다


16살에 나는 내 인생이


어디로 어느 길로 가든 몰랐고 상관없었다


꿈이 방치의 시간 속에 삭제되었다








학창 시절 내 꿈은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었고


그 시절 내 소원은 주말에 실컷 잠 한번 자는 것으로 소박했었다


꿈이 결핍되고 미래는 상처 입고 교육받지 못했던 비극이


강압적으로 내 자신의 생각마저 초강도 지진이었다








아마 정신수양과 더불어 일찍 철이 든다는 건


어른인척 흉내 내는 일이었다 척 척 어른인척


참아내는 일 스스로 판단하는 일 리스크를 감수하는 일


자신과 싸우는 일 무너지지 않는 일 혼자 오열해야 하는 일








난 학창 시절 꿈이 익는 게 아니라 내 일이 짙어졌다


그렇게 3년이 흘러 이십 대를 긴 열정으로


흘러가는 동안 나는 남의 인생을 산 것 같다








내 부모의 부모, 역할까지 해야 했고


스물세 살에 네 분의 부모님까지


용돈과 생계를 책임지다 보니


어찌 너무 이른 어른이 되었다








그때 난 미친년처럼 고아가 부러울 때가 있었다


친정부모님께서는 3,500만 원 전셋집 경매로 넘어가고


시부모님께서는 주식으로 18평 APT가 날아갔다


오죽하면 고아가 부러웠을까?








쉽게 남의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게 나였으니


그렇게 몇 년 뒤 딸이 태어나고


이젠 진짜 남의 인생을 사는 본보기가 되었다


내 자식이 둘이니 내 자식의 엄마로 버는 돈이


모두 자식에게 갔다








고작 내 월급이 몇 푼인데 맞벌이의 함정이었지만


단 십만 원이라도 남는 달은 그렇게 행복했다


그렇게 눈감을 만큼 반짝 시간이 흐르고 30대가 될 때


나는 다시 남편의 인생까지 살아줘야 했다








부도, 사업실패로 이어진 빛 경매로 넘어온 첫 집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쫄딱 망하는 것 그래서 내 월급으로 해결할 수 없는 빚


전 재산을 털어 빚을 갚고 직장을 그만두고


침착하게 자살을 생각했다








16살부터 딱 거의 이십 년, 죽음이 특권 같았고


내가 죽어도 명분이 설만큼 칼날이 서 있던 시절


인간적 온전함이 산산조각 나고 시력이 급격히 떨어져


영양실조까지 오도록 몰랐다








서울 아산병원 무균실에서 살아 돌아왔다


그런데 살았다


불행히 죽을 수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다시 십 년 잃어버린 것들을 비우고


다시 시작하면서 권선영은 존재치 않았다








다시 가족의 인생을 이유 없이 살아야 했다


아이들은 과보호보다 방치였고


남편과는 믿음이 깨지고


나의 상황은 극도에 치닫았다


그러나 난 눈에 띄게 살아서 무너지지 않았고


고통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식들이 나를 버티게 했다


신기했다 모성이 뭔지








사랑을 받은 적이 없어 몰랐지만


내 모성이 이런 것이었을까?


조건 없이 주고도 아깝지 않을 자식 덕에


이 지긋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꿈을 꾸듯 어느 날


그 긴 억 겹의 시간들이 과거가 되어 있었다


비현실적으로 들릴 테지만 나는 내가 해내었다


처음엔 잠 세 시간 자다 죽을 뻔 힘들었지만


자꾸 안 자니 잠도 오지 않은 게 신기했고








두 번째는 하루 한 끼 먹고


살아도 살아졌다는 것이었고,








세 번째는 내가 꿈꾸듯 간절히 기도의 힘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내년이면 내가 돈을 번지 딱 30년이다








그렇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스스로를 완전히 바쳐야 완전하게 자기 것이 된다


그 중요한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행복과 불행을 꺼낼 시간 없이 나는 지난 시간


모두 가족을 위해 살았다


내 인생을 모조리 가져다 받쳤다


사랑, 우정, 청춘과 맞바꾼 것들


내 삶은 강렬했고 냉정했고 뜨겁게 위험했다








상처받은 어른이 늙어가고 있는 지금


아름다운 비상도 없었지만


허약한 노인이 되지 않기 위해


다시 또 달려야 하는 100세 시대


70에 죽을 줄 알았는데 과도하게 연장된 나의 생명줄


과연 맨 정신으로 얼마나 살까?








다시 내 삶을 살아내기에 버겁기도 하지만


이런 이 세상에 단단히 뿌리내린 느낌


세상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을 내공과


내가 배운 내 일에 대한 경험


이런 것들이 내가 신께 받은 선물인 것 같다








시련 뒤에 받아서 더 감사한 것일지 모른다


암흑천지였던 10대 후반


지옥 같았던 20대


긴장 풀지 못한 무대 위의 30대


그리고 지금 46살 나는


이제 천천히 살려한다 더 이상 달리지 않을 수 있어


숨 가쁘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이제 내 삶을 살면 된다


인생을 음미하며 살아도 된다


그렇다 인생을 음미하고 살기엔 인생이 너무 짧고


청춘을 즐기며 살기엔 죽음이 닥쳐질 때 재앙이 따르고


지금을 누리기엔 돈 버는 타이밍은 영원하지 않고


그렇다고 일만 하고 살기엔 노예가 되고


부지런히 살다가 병 걸리면 최악이고








이렇다 저렇다 정해진 답이 없이


사는 게 제각각인 것 같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다음 카페 왕비재테크 당신은 기억해야 합니다




1. 자기 인생은 자기 발언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2. 자기 철학은 자기 스스로 틀을 만들어 지켜야 하고




3. 자기 마인드는 자기 통제에 맡겨 창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돈과 운을 벌고 싶다면 위 3가지를 지녀야 하고


평온하고 안녕된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설령 내 가족 인생을 살게 되더라도 억울해하면 안 되고


분노해도 안되고 노여워도 안됩니다








그 가족은 바로 자신의 가족이기에


존재의 사실을 인정할 때


부도 그 정성에 힘에 끌려


운도 그 치성에 감동해


신이 도와주는 게 아닐까?








2018년 9월 내가 태어난 지 45년


나는 다시 새로운 삶을 살 것이다


첫 번째 삶과는 아주 다른 삶을 만들어 갈 것이다


예전엔 내 인생보다 가족이 먼저였지만


시련은 결국 내 경험이 되었고 나를 키웠다








내 내공과 경험에 다시 사는 삶은 더 가벼워지고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45년 뒤 내 죽음 앞에


내 다시 시작한 인생이 아름다운 마무리로 음미할 수 있기 위해


나는 내 일에 집중하며 살 것이다








나는 부동산 자본가가 내 천직이 되고


나는 내 내면의 평화를 즐기며 살 것이다


이렇듯 나는 다시 살 것이다








그렇게 당신도 만약 지금 누군가의 몫을, 인생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면 견뎌낼 수 있길 바란다


매 순간 불행하지만 않고 언제나 기쁘지 않듯


지금 당신의 시련은 미래 당신이 얻게 될 자유의 크기만큼 비례한다








살아있음이 경이로운 시간들이다


사랑할 수 있는 그들이 있어 살아낼 수 있다면


육신은 남겨두고 갈지라도


우린 그 누구의 가슴에 계속 살아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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