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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재테크 비밀] 엄마니까

by 가이아G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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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2




엄마니까





여자가 행복한 날은

언제일 것 같니?




바로

아이를 낳은 그 날이다




요행이 엄마는

내 인생 두 번의 기적을 만났구나




99년 4월 8일 첫 딸을 낳고

2003년 10월 둘째 아들을 낳고

내 평생 가장 행복하고

경이로운 날이었다




그리고 내가

내 두 아이를 키우는

특권을 누렸다

내 생애 가장 멋진 특혜구나




그래서 였을까?

엄마는 강해졌구나




어떤 일이 닥쳐도

너희를 지켜낼 만큼

튼튼해졌다

너희 둘의

요새인 엄마는

평화롭지 못했지만

내가 엄마라

너희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대로 인정했다




잘 키우기 위해서

살아내야 했던 지난 10년

이제 겨우 살만해진지

불과 얼마지 않아서

이 글을 쓰는 지금이

축복이구나




단 엄마한테

꼭 달라붙어 자리지 못해

엄마체온을 느끼지 못해

그 환경이 좀 슬프지만

우리 사이의 두터운 믿음은

우리 존재만큼

두텁다 믿는다




혹여

망한 후였을 거야

내 두려움이

내 걱정이

내 불안이

너희에게 들키는 건 아닐까

연극을 하듯 산 것 같다




그래도

엄마란 사람은

에너자이저인 듯

자식을 사랑하는 일에

인생을 걸 수 있는 것에

참 신기로움이다




그렇게

무거운 세월을 보내고

너희가 자라고

세상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서로 떨어져 살아갈 수 있는

여기까지 우린 참

눈부신 믿음으로 살았구나




서로의 자리에서

영광스런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건

사랑과 믿음이라 믿는다




불행할 수 있었지만

편견 없이 세상을 받아들였고

자식이란

언제나 행복일 수밖에 없다는 건

내가 엄마라서 인가보다




지금도 엄마고

내 죽기 전까지는

어머니란 단어보다

엄마는 엄마가 참 좋다




그래서

엄마는 언제나 외로웠다




영어도 못 하는 엄마가

너희 둘에게

영어를 왜 해야 하는지

느끼게 해주기 위해

참 많은 두려움을 안고

영어를 알게 해줬고

친구를 만나

수다 떠는 시간이 미안해

시간만 나면 엄마는

늘 일기를 쓰고 편지를 썼다




너무 외로워서 였을거야

누구나 하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를 시간에

무식한 엄마의 지식이 들통 날까




남모르게 책을 펴고

공부를 할 때도 외로웠다




그래서 늘 틈이 없었다


그래서 틈이 나면 늘 외로웠다


내 생일날까지

늦은 저녁 같이 밥 먹는 시간

타지를 오가면서

내 생일이라 외로웠고

난처할까 생일이 별거냐며

말해놓고도 사실은

참 많이 외로웠다




가난하던 시절

내 몫은 배부르다며 안 시키고

너희와 밥 먹을 때

정말 내 배고픔만큼

잘 먹어 대는 너희를 보며

행복에 겨웠지만

외로웠고

그렇게 너희를 키우며

엄마는

또 외롭고 외로웠던 것 같다




그리고

엄마는 늘 척하며 살았다




바퀴벌레를 보고

엄마가 때려잡을 수

있을 때도 그랬고

무거운 걸

혼자 다 들면서도

무겁지 않다며 그랬었고

아주 많이 아프던 날이었지만

늘 안 아팠던 일이 그랬다




그리고

엄마는 늘 눈시울이 뜨거웠다




왜 그런 걸까?

엄마 눈은 늘 눈가에

촉촉이 물기가 마르지 않는 건 뭘까?




위선이라 할 만큼

엄마란 존재에게

가장 큰 불행은

자식을 못 보고

사는 죄가 아닐까?




형벌과 같은 일

그 죄를 내가 받으면서도

내가 행복한 일

그리고는

늘 눈물을 흘리며 사는 일

엄마는

늘 눈시울이 뜨겁다

아주 아주 많이 보고 싶어서

그래서 엄마는 한이 많다




먼 훗날

엄마가 죽으면

참 한이 많을 것 같다




한 맺힐 만큼

한 만큼 그리우니까 말이다




그래도

엄마는 살아내고 버텨낸다




어쩜 밤마다

엄마 품을 더 그리워 할

너희가 가슴에 너무 아려서

그렇다




엄마는

너희를 낳았고

너희를 낳은 인연으로

엄마는 엄마가 되었다




나의 생명으로 태어나

나를 엄마라 부르는데

왜 이토록 뜨거울까

내 혈연이라서 일까?

내가 늙어갈수록

자식은 더 귀한 목마름이 된다




자꾸 유별나지고

극성스러운 어미가 된다




열 달을 품어

죽을 산고 끝에

너희를 얻어서 인지

내 살 같고

내 몸 같고

내 아픔 같고

내 기쁨 같다

내 믿음 같다

마흔 중반이 되고 보니

철부지가 어른이 되고 보니

내 이름이 엄마구나




인생이란 게

추억 속에 같이

먹고 사는 거라더니

어릴 적 사진을 보면

더 귀하고 더 소중해진다

그래서 엄마가 된 이후부터는

늘 용서받으며 살고 싶다




누구에게나 조심하고,

언제나 져주고,

나를 해코지해도 참고

내 뒤통수를 쳐도 넘어가고,

나를 배신해도 관용을 베풀며

누군가와 싸우려 하지 않고

누구를 보복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져주며

살려하는 일이 그렇다




왜냐하면 엄마니까

내 자식이 있으니까

행여 내 자식들에게 좋지 않을까

늘 져주고 바보처럼 살려 애쓴다 엄마니까

엄마니까

엄마라서 막 살지 못한다




내 자식들 앞에

창피하고 부끄러운

어미가 될 수는 없으니까

내가 엄마니까

오늘도

지금도

용서하며 살려 애쓴다

너희가 이 세상에 태어나

제일 먼저 배운 말이 엄마였고

너희가 한글을 배워

이름 다음으로 쓴 글이 엄마였다




너희가 늘

다급하면 찾는 이름이 엄마니까

나는 엄마니까



산다는 건

쉽지 않지만

엄마라서 살아내고 있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자

운명을 거슬러 모험도 하고

내 새끼들이

더 좋은 환경에

태어난 사람들 보면 기죽을까




내 인생 받쳐

건실하게 부를 이루려 애썼고

초라한 내 모습이

자식으로 인해

자랑스러울 만큼

당당도 해졌고

서투른 엄마란 삶 앞에

이젠 스피드도 낼 수 있고

외로움에 익숙해져

그것을 이 글로

승화 할 수 있는 엄마는

세상풍파

온 몸으로 엄마가 다 맞아 내는

병풍이고 싶다




내가 원한 인생이고

내 자식의 권리 또한

당연히 지켜주며 살다가려 한다




그래서

주저 없이

망설임 없이

평범하게 살기를 거부한다




내 인생이

너희 인생의 반팔자다




그러니

기죽어 살지 말고 당당해라




그래서

부족하지도 마라




능력을 쌓아라


뭐든 시도하면서

두려워 마라 급하지 않다




네가 되고 싶은 꿈에

네가 하고 싶은 일에

네가 살고 싶은 사람과

너희의 인생을 원하는 대로 살아라




엄마는 엄마니까

그리 살지 못했다




내가 바라는 대로 살면

내가 원하는 대로 살면

밥 빌어먹고 살 것 같아서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들을 버렸다




인생은 원하던 대로

되는 게 아니라

결과가 원하던 것이면 된다




그러니 너희는

스스로를 속이지 말고

너답게 살아라




엄마는 이제

어떤 어머니가 되기 위해

어떻게 사느냐?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느냐를

생각하며 살려 애쓰련다




승현아, 수현아


부디 행복하게 살 되

행복에 집착하지 말고

느끼는 대로 살려 무나,

나의 영광스런 존재기에

너희는 자신만 바라보고 살거라




내 자리는 언제나 여기

엄마는 늘 이 자리에 있을게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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