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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재테크 비밀]그런 어머니가 될게, 엄마의 이상형

나의어린왕자

by 가이아G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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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7



그런 어머니가 될게, 엄마의 이상형






넌 얼마나 까다로운지 몰라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얼마나 별난지 아니

어쩜 그렇게 이 엄마랑 닮을 수 있니.




먹던 반찬 안 먹고 입도 짧고

늘 감기약을 달고 크더니

TV에 나오는 유행전염병은

기사 나오기 전에 미리 다 하고

자기 몸에 누가 뽀뽀하는 건 얼마나 정색하는지

특히 엄마 침을 얼마나 경기하는지

생각해 보면 너랑 나랑 궁합은

진짜 아주 아닌 것 같아.




누나와 달라 수현이 너는

얼마나 땡깡을 잘 부리는지 국대급이고

잘 토라지고 잘 삐치고

정말 남자 아이가 맞는지

사뭇 키우면서도 궁금했다.

휴 진짜 힘들게 키웠다, 넌.




애기 봐주는 사람 못 구하는 타이밍도 그랬고

널 업고 잠 못 이룬 그 수많은 밤

오죽하면 ‘왜 내가 애를 둘이나 낳았을까’

얼마나 생각했는지 모른다.

언제나 지저분한 건 못 보면서

젖은 옷을 여행가방 안에 구겨 넣는 널 키우면서

오래 배운 것 같다.




잠시를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집중하는 건 왜 그토록 짧은지?

물은 나 닮아 왜 그토록 싫어해서

씻기는 데 인생을 거는 용기가 필요했고

1학년이 되어도 한글을 못 읽으면서도

책 보는 건 아주 경악하더니

유치원은 늘 반만 갔지?

늘 아프다고 거짓말 전화를 해달라고 해서

우리 참 미치도록 싸웠다.

나이 차이 서른이 나는데 말이야.




늘 마음에 안 들면 떼나 쓰고

항상 자기 기분이 먼저였던

내 아들아.

어떨 땐 진짜 아무 생각 안 하는 너.

꼭두새벽에도 나를 깨우는 일에

미안함을 모르는 당당한 아들

오죽하면 엄마가 욕이란 걸

아들에게 하는 일이 생겼을까

참 웃픈 기억들이다.




그래도 엄마랑 떨어진 시간이 더 많아도

참 잘 자라 준 아들아, 고맙다.

너의 그런 자유분방함이

엄마를 철들게 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아직도 아들은 적응 안 되는 엄마지만

그래도 엄마 배고픈 거 생각해

자기 먹을 거 덜어주는

가슴 찡하게 만드는

인간극장 같은 내 아들.




그래도 엄마라고

방학마다 만나면

제일 많이 곁에 붙어 있는 너.

늘 ‘엄마 배고파’ 외엔 말도 없지만

그 말이 왜 그리 정겨운지 모른다.

‘엄마 뭐 못 봤어? 빨리 찾아줘’

언제나 자기 물건 못 찾아서

나를 정신없이 혼 빼게 하는 녀석.




그런 네가 이 엄마는

왜 그리 행복하게 이쁘니.

늘 사람 황당하게 날짜 기일을 맞춘 부탁을 해도

이쁘기만 한 아들아.

네가 남자여서일까?




엄마는 아직도 적응이 안 돼.

엄마 없이, 누나 없이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걱정하게 만드는 녀석아.




내가 아파 죽는 날

눈 감지 못할 걱정이 드는 넌

누나와 달리 아들이라서 또 다른

세상의 경이로움이란 걸 알게 해 준 녀석.




그래서 엄마보다 어머니가 되고 싶다.

널 잘 키워 사회와 인류 그리고 국가를 위해

잘 이끌고 싶은 나는

너의 어머니이고 싶다.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강한 어머니이고 싶다.

네가 기대하는 모습보다

더 힘 있는 어머니이고 싶고

네가 가는 길에 그 이끌림이

이 엄마의 왓칭이고 싶다.

이 우주를 통틀어 이 온 세상을 통틀어

가장 멋진 이름 어머니.

그 어머니들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어머니 말이다.




수현아!

이 세상 내 최고의 선물

정말 고맙다.

한때 네가 세상 전부처럼 느꼈던 그 품이

내 품이었던 것처럼

먼 훗날 내가 느끼는 너의 품이

이 세상 전부처럼 말이다.

살아있는 게 감사한 시간까지

오래 살 수 있는 걸 소원하기보다

살아있는 날까지

온전한 정신의 어머니를 살다 가고 싶다.




이 험난한 세상 우리가 만나

사는 날들이 너무 빠르게 흐르지만

산다는 건 그런 날들이 모여

운명이 되고 그 운명 안에

내 반 팔자 너의 인생이 시작되겠지.




수현아!

네가 아들이라

이젠 네가 나를 지켜줄 날도 얼마지 않고

간간이 네가 나를 걱정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어떨 땐 치열하게 살다 정신차려보면

이 엄마는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만

우리 운명 앞에

어머니와 아들과의 인연 안에 살아가는 동안

좁디좁은 세계에 빠져

어리석게는 살지말자.

그래서 남들과 똑같아지지 말자꾸나.

이 엄마도 너도 인생이 재미있는 건

모두 똑같지 않아서 일거야.

열정에 혼을 놓아가며 미친 듯 살아보자.

진심으로 다가서는 인생의 눈을 가지고 말이야.




수현아!

항상 누군가의 인생을 닮아가려 하지 말고

수현이는 겉모습에 치장된 인생을 살지 않길 바래.

엄마가 저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아도

언제나 널 비출 거니까.




인생을 논하기에 깊이는 아직 없는 부족한 어미지만

종족번식을 위해 널 낳지는 않았다.

널 사랑하고 널 지켜내기 위해

꿈꾸듯 미쳐 산 내 젊은 날

내 인생의 절망 앞에서도

난 널 지키려 불꽃처럼 살았기에

인생 살만 한 거다 말하기엔

지옥불 같은 날도 많았지만

내 아들을 키우는 나날들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




그래서 가치 있는 인생을 산

내 죽음 앞에 놓이는 날도

너에게 어머니로 남아 든든한 존재로

네 영혼 안에 살 거다.

앞으로도 평범했던 내가

어머니로 살아서

남김없이 내 비전을 끌어내며

그 어떤 순간도 부끄럽지 않게 살다 갈게.

진짜 지독하게 행복했다고.

그래서 운명의 부름도 두렵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마지막 내 이상형의 남자가

내 아들, 너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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