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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Oct 07. 2019

[왕비재테크 비밀] 엄마는 왕따

엄마수업


19.10.07



엄마는 왕따




무엇이 그리 서럽고 억울한지 

하루종일 가슴이 서걱거렸다.

마음이 아파 그 좋아하는 커피도 쓰기까지 했다

그리고 너희에게 고맙고 감사하고 너무 황송해서 

이렇게 글로 남긴다.




승현아수현아.

어제는 처음 아니 엄마가 태어나 처음으로 

수현이 네가 다니는 학교의 

한국학생 엄마들 자모 모임에 갔다

왜인지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

어쩜 이제 수현이가 학교를 졸업하면 

가고 싶어도 갈 수 있는 기회조차 없으니 

두 아이 키우면서 단 한 번도 못 가봤는데 

꼭 한번은 가봐야지 하고 갔다.




그 이유가 첫 번째 이고

두 번째는 수현이가 남자아이다보니 

남자 학생들을 잘 키워낸 선배가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로 

내심 그런 정보교환을 기대하면서 참석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어색했다

엄마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여유와 

능력을 과시하는 장신구에 

모두 일하는 엄마는 없었고 

엄마들끼리는 꽤 친해보였다




솔직히 대낮에 레스토랑 룸을 빌려 

비싼 코스요리를 시켜먹는 것에 놀랐고 

코스를 먹는다고 허비된 시간이 아까워 애달았고 

마지막에는 회비에 놀랐다.

이야기들의 주제와 내용이 엄마의 예상 밖이었고 

언짢은 기분으로 식사가 마치자마자 일어서 나와 버렸다

그리고 길을 걸었다.




엄마는 못난 부모 만나 

죽을 똥을 싸며 너희를 키웠고 공부시켰는데 

왠지 드러나지 않는 무게의 분위기는 그

렇게 온종일 아파서 울었다

흙수저 엄마가 끼기엔 너무 자격지심 큰 내가 싫었다

외골수독불장군악바리로 살아냈고 너희를 키웠구나




모든 건 사실을 증명하듯 

불만을 토로하고 그 모임을 나온 엄마는 

그래도 행복했다.

그래도 내 딸 승현내 아들 수현이가 가장 훌륭해서




모두 능력 있는 집에

자상하고 고상하고 교양 있는 엄마 사랑 안에 

기숙사가 좁니 넓니 하는 

관심을 가져주는 엄마들 속에 자란 것 같은데 

엄마는 늘 무식하게 화내고 짜증내고 심지어 고함지르고 

사랑의 매란 이름으로 회초리도 들었으니 

통곡할 노릇이더라

기숙사는커녕 밥 먹었냐고도 묻지 않는 엄마는 

죽어라 학교만 보내는 것에 인생 걸었는데 

그래서 아파서 울고 

미안해서 훌쩍거리고 

지금 하루가 지나도 아리다.




승현아수현아.

엄마 정말 별난 사람인가 봐

그런 모임에서 3시간을 못 버티고 화가 났으니 

그리고 보니 너희는 이런 나를 지금껏 함께 해줬구나

그래서 가슴 미어지도록 고맙다

별난 성격을 떠받쳐 

나보다 나은 모습으로 커줘서.




그래

하늘은 큰 임무를 내릴 때 먼저 마음을 다치게 한다지?

너희는 어릴 때 한 많은 엄마를 만나 컸으니 

얼마나 참을성을 배웠겠니.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성공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1. 강해지고 강해져라.

   그 누구고 그 누가 넘어트리려 해도 쓰러지지 않도록

2. 버티어라그리고 버텨야 한다.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

3. 위험을 두려워 마라

    널 힘들게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절충하며 해결해라.

그리고

4. 뼛속 깊이 큰 뜻을 품어라.

   엄마나 우리 집안 같은 초라한 집안이 

   부끄럽지 않도록 진짜 영웅이 되어라.

5. 정신병자가 될 듯 힘들게 버틴 엄마를 보았다면 

   너희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학교를 가서 학교부터 빛내라

   지금 할 일이다.




6. 어설픈 친구들과 어울리지 마라.

   삶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잘난 친구가 돼라.

7. 누가 뭐라고 하든 

   주눅 들지 말고 자신감 잃지 말고 

   맹목적인 목표를 일차로 달성해라.

8. 친구들과 경쟁하지 마라.

   어리석은 사람이 비교한다

   너 자신에게 향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너를 성장시켜라.

9. 열정은 아무 짝에도 쓸 데 없다.

   그 열정을 불꽃으로 승화시켜야 기회가 된다.

   그리고 승현아수현아.

10. 계속 공부하고 배워라.

   세상이 너무 혹독하고 잔혹하다.

   네가 살아남는 길은 배워서 알아야 한다.




세상은 총칼 없는 전쟁터 같다.

그 전쟁터에서 포기하지 않는다는 건

피고름을 짜내는 일같이 아프다.

없으면 개무시 받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너희는 인품 있는 사람이 되거라.




엄마는 늘 실망하고 

시련이 때때로 찾아오고 

누군가 돌아가며 배신을 하고 

어설픈 공인이 되어 

나를 해코지 하려는 사람들 속에서 

부동산이란 특수한 분야에 발버둥 치며 

담대하게 살아가기가 

슬프지만 세상은 온통 적이다.




넋 잃고 있다간 거지되기 십상인 세상에 

이 엄마 너희를 키우는 것이 

내 생애 최고의 기쁨이자 내 눈물이다.

오늘도 버티며 살아가는 건 

내가 엄마고 

어떤 유혹과 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건 

내가 두 아이의 어미다.




사람은 쉬이 친해선 안 되는 게 사람이더라

특히 한국에선.

그래서 막강한 사람이 되면 그래도 살아남아 살 수 있는 건 

지혜의 덕이다.

너희는 너무 어리고 젊다.

엄마는 왕따를 스스로 당하고 

혼자 의기소침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엄마는 참 억울하다

왜 내 부모님께선 엄마에게 정성을 다하지 않으셨을까

별난 외골수로 살아가는 오늘도 외롭지만 이 악물어 산다.




10년 다시 금세겠지.

그땐 진짜 세상의 왕따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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