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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1. 2019
[왕비재테크 비밀] 엄마의 승리
신의 한 수
19.10.21
엄마의 승리
엄마 최고의 인생숙제,
자식 농사가 미래다.
엄마는 서울대 나온 여자보다
머리숱이 많은 여자가 부럽고
엄마는 하버드대 나온 자식보다
스스로 자립한 자식들이 부럽다
엄마는 공부 잘 한 아이들보다
재미있는 아이들을 원했다.
그래서 엄마는 영어학원 보내기보다
영어를 왜 하는지 깨닫게 해줬고
그래서 엄마는 대구에서 경대보내기 보다
3개 국어 하는 아이를 원했고
그래선지 엄마는 서울대 나온 아이보다
지혜로운 아이들을 꿈꿨다.
엄마 말 잘 듣는 아이들보다
멋지게 엄마 설득시키는 걸 더 좋아했고
엄마랑 보내는 시간보다
세상 밖에서 보내는 걸 권장했지.
수학은 세 개씩 틀려도 된다 했지만
중국어는 해야 한다고 했고
피아노는 머리에 이고 다닐 수 없어
제 3외국어를 더 많이 하라했지
지금도 공부시키느라 대출이자 내기 버겁지만
그래도 머리에 투자시키는 게 현명하리라 믿는 엄마는
눈부신 햇살 아래 눈이 부신 도시에서
눈부시게 인생 살기를 바라며
엄마는 위대한 인류 발명품을 만드는
역사적 책임을 가지고 이글을 써 보낸다.
승현아, 수현아.
본질을 절대 흐려서는 안 된다
사는 물이 중요하다
먹는 물만큼
인간은 배우면서 살아야 인간성을 배운다
그래야 마법 같은 기적이 일어난단다
그래야만 영향력이 발휘되거든.
엄마는 엄마가 어떻게 생존하고 커왔는지 안다
그래서 물리적으로 환경이 중요하단다
슬럼가에 살면 빈곤해진다
부자동네 살면 닮아가고
그래서 대단한 생각이란 이런 거라 믿는다.
모르는 사람을 설득시키기 힘들다
가난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가난을 모르는 게 문제인 것처럼
뭐든 다 경험해봐서
승현아, 수현아.
이제는 똑똑한 것만으로 살아내지 못한다.
교실 속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혁명과 혁신은 책에서 체험하지 못하는 듯
그래서 고립된 도시에서 사는 것
상경한 빈자
둘 다 위험하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했고 변한다.
그런데 풀어야 할 숙제는
가난한 도시 가난한 생각 가난한 마인드에는
희망이 없다
자꾸 몰락한다
그래서 부자도시 부자들의 생각
부자들의 마인드를 찾아 나서야 된다.
엄마는 그렇게 살았다
대구 서구 비산동에서 초등 6년 중3 고3
그리고 대구라는 도시 안에서 47년
경대 간 사람만 봐도 우아했지
그런데 너희를 독단적으로 왕따가 되어 키워보니
엄마가 승리했다.
소크라테스가 플라톤과 아테네에서 논쟁을 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보니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곳이
우리가 얼마나 잘 배우느냐를 결정하고
엄마라는 사람이 해야 할 가장 위대한 일은
위대한 발명품을 만드는 아이를 키워내는 일이더라.
우린 함께 살지 않았던 시간이 더 많지만
늘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자신 있게 사랑했다.
돌아보니 올해도 우린 서로의 생일
서로의 문자로 대신하며 살지만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는 자식농사
그래도 수확을 앞에 둔 농사꾼 마음처럼 벅차다.
진정한 엄마의 힘은 너희에게서부터 나왔고
평범하게 동네 엄마들과 정보교류 안한 것이 다행이고
흔히 하는 애들 친구 엄마 모임 안 나가서 몰랐던 것 같다.
평범하게 키우는 것을
그래서 DNA보다 환경이 무섭다고 하나보다.
승현아, 수현아.
오만하지 말고
성취한 위대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 속에서 섞여 살아라
너희가 알려줄 지식이 미천한 사람으로 살아라
그래서 항상 부족함이 느껴질 때 배울 수 있다.
오늘도 내 아들 열일곱 번째 생일과
엄마 생일이 함께인 달에
우린 또 만나지 못해
엄마가 승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