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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Oct 17. 2019

[왕비재테크 미션] 205>마흔일곱, 거대한 모순

성찰하기

19.10.17



마흔일곱, 거대한 모순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면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게 만들고 

그 살을 빠지게 하고

그가 하는 일중에 되는 일이 별로 없이 

자꾸 꼬이게 만든다.

그런데 그것은 그의 마음을 다듬고 

천성을 끈질기게 하여

나중에 자기의 성질을 참아내고 

그 전에 해내지 못했던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다. <맹자>




마흔 일곱의 어느 가을 날

생일을 앞에 두고 익숙한 책상에 앉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남긴다.

돌아보니 왕비 아카데미 교육센터를 

내 나이 35살 되던

2007년 2월 3일에 오픈을 하고 

나는 이 책상에 앉아 지난 12년간 

왕비재태크 카페에 올리는 컬럼과 미션

내 두 아이에게 보내는 부자의 비밀을 

매달 각 2

총 6개의 글을 864편 12년을 적고 썼다.




이 책상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치는 동안 

리포트를 써내고

논문을 쓰고 

한권의 출간된 책과 

2009년에 완성해 놓고 출간하지 않은 또 한권의 책

그 책을 나는 이 책상에 앉아 썼다.




12년 전 내가 삼십대 중반일 때만 해도 몰랐다

십년이 이렇게 길고도 짧은 줄

어쩜 나는 시간이 언제나 내편인 줄로만 알았다

쉬지 않고 강의를 하고 

매일 매일 부동산 현장을 나가고

내 책상 위에 먼지가 앉을 시간 없이 

글을 쓰고 공부하고

땅이 황토빛이란 걸 모를 만큼 

어두운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갔던 나는 

한낱 미물로 속세의 뜻을 알지 못했다.




지혜가 작아서 큰 것을 보지 못하고 

하루 한 달 버티며

자식 키우고 사는 일에 목매달아야 할 때도 

이렇게 지혜란 게

그렇게 중한지 몰랐다.




내 체력의 수명이 다하는 줄도 몰랐고 

하루가 24시간인 것이 안타까워 미친 듯 살아내고도 

여름의 매미소리 겨울에 눈 오는 풍경 한번 느끼지 못하고 

12년 내 나이 47살이 되어보니 

인생이 참 가련하다.

스트레스가 넘쳐 종양이 생기는 것이 

감기만큼 별 것 아니라 치부하며

500년 살 것처럼 살았다.




그 이름이 왕비재테크 왕비였고 

그 개인적 명분은 두 아이의 엄마였다

정작 자신이 바보이면서도

남이 바보라고 걱정하며 

허공을 내리덮는 구름이 무서운지 모르고 

같이 비상하고자 했다.

지식을 쌓는 일에 몰두하며 

재능만이 귀한 줄 알았다.

아무도 나에게 참다운 자유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 속박된 생각 안에 

고립된 자아속된 고집으로 가득 찬 젊은 시절을 보냈다.




나는 경쟁상대가 이 자본주의인 줄 모르고 

내 곁에 함께 달리는 라이벌을 따라잡거나 

내 분야 안에서 탑이 되고자 했다.

물려줄 것이 인간에겐 유산만 있는 게 아닌데

어설프게 아는 걸 떠벌리면서 

눈 뜬 장님으로 보낸 나.

내 영혼이 어디로 팔려 가는지도 모른 채

내 생각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는 걸 이제야 안 나는 

세상 멍하니 자꾸 억울하다.




내 자신이 얼마나 포괄적인 인물이였고 

이미 나와 있는 탐구였던 나 

꿈속에서 마저 꿈꾸며 

늘 거칠게 싸움닭으로 

그 많은 세입자들과 사업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떠안고 

자신에게 오는 절망을 몸으로 부딪치며

맞서 싸운 12,

나는 이 책상에서 적자생존 기록을 남겼었다.




나를 지배하였던 건 무엇일까?

생각이었을까 

꿈이었을까 

지식이었을까 

재능이였을까

어쩜 서로 번갈이 지배도 하고 종도 되었겠지만

12년 아득바득 몸과 마음을 괴롭혀 살아보니

지혜가 없었다.




거대한 모순이다그래서 불가사의 하다.

어리석은 내가 어설픈 앎으로 

신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라도 살아낸다는 것이

내 새끼들이 그래도 

공부의 경지에 올라 공부를 한다는 것이 

그 존재로 감사하다.




그래서 내 365일 피고름 짜며 

이루어내고자 살았던 12년의 경험을 

왕비재테크 카페에서 

그래도 내 글을 애독해주는 브런치 독자님들께 

얕은 주제 넘는 것을

남길 수 있다면 몇 가지만 남기고 싶다.




첫째 앎자신의 지식 한계를 깨달아야 한다.

둘째 분별선택과 집중은 분별에서 시작된다.

셋째 조삼모사아무런 차이가 없다멀리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이 세 가지 깨닫기 위해선

한결같아야 한다.




허둥지둥 대충 척만 해서는 

지극한 사람을 초월하지 못한다.

그래도 내가 살아남은 한 가지는 

시비나 이해 앞에 늘 한결같았다.

47년을 살았는데도 

몸이란 영원히 쓰는 기계가 아니구나를 깨닫는다.

아프면 그것만으로 한결같기 어렵다.

그래서 육체가 한 살이라도 더 건강할 때 

정확한 냉정을 찾아 살아야 한다.




하늘이 정해준 건 숙명이고

우리가 바꾸는 건 운명이다

남이 만들어 주는 건 사주

자신이 택하건 팔자다.




어지러운 세상 앞에 정신까지 어지럽지 않기는

자신을 망치는 최고의 지름길은 

스승이 없는 자며

자식을 망가트리는 최고의 방법은 

자기처럼 살게 하는 부모다.

물론 이런 글도 고집불통에게는 소용이 없겠지만

내 말을 잘 씹어보면 

본성과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나를 따르라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두 새끼만이라도

나를 따라 일체의 흔들림 없이 살 수 있다면 

그리고 그래도 나를 따르고 싶다면
장차 내 나이가 되었을 때 

위독하게 살지는 않겠지 믿으며 

이 책상에서의 마지막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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